컴퍼니 제 729호 (2009년 11월 23일)

철도·풍력발전 찍고 헬스케어로 ‘Go’

기사입력 2009.11.17 오후 01:11

철도·풍력발전 찍고 헬스케어로 ‘Go’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최근 ‘베팅’한 분야는 ‘철도’와 ‘풍력발전’. 둘 다 고유가를 염두에 둔 에너지 관련 투자란 공통점이 있다. 버핏은 지난 11월 3일 미국 2위의 대형 철도 회사 벌링턴 노던 산타페(BNSF)의 지분 77.4%를 260억 달러(약 30조1600억 원)에 매입했다. 100억 달러에 달하는 BNSF 부채와 인수 작업에 드는 비용까지 다 합치면 총 440억 달러의 거액이 투입된다. 벅셔해서웨이는 기존에 BNSF의 지분 22.6%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번 협상을 통해 나머지를 사들인 것이다. 인수 대금 중 160억 달러는 보유 현금으로 충당하며 나머지는 펀드 모집과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재보험사 제너럴리를 비롯한 76개의 자회사를 인수해 온 벅셔해서웨이의 투자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텍사스 포트워스에 본사를 둔 BNSF는 아시아에서 수출된 화물이 미국에 도착해 내륙 곳곳으로 운반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으며 농산물과 석탄물 수송 시장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80억 달러 매출에 33억7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버핏은 성명을 통해 “이번 투자는 미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올인’”이라고 밝혔다.

버핏은 그러나 벅셔해서웨이가 철도 회사에 대한 중복 투자를 줄이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다른 철도 회사 노포크서던과 유니언퍼시픽(UNP)의 지분은 매각했다. 지난 6월 30일 공시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는 UNP 지분 960만 주와 노포트서던 지분 190만 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버핏의 BNSF 인수에 이어 11월 5일엔 벅셔해서웨이의 자회사인 미드아메리칸에너지 홀딩스의 이사회가 20억 달러의 풍력발전 투자안을 승인했다.

미드아메리칸은 아이오와 주에 풍력발전 설비를 짓고 최첨단 기술의 배터리에 투자하는 회사다. 이 회사의 데이비드 스콜 회장은 버핏의 후계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아이오와 주 데스모인에 본사를 둔 미드아메리칸은 지난 2004년부터 40억 달러를 투자, 풍력발전을 통해 5만 가구 이상이 쓸 수 있는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철도 회사에 3년 전부터 관심

이 덕분에 아이오와 주는 미국 내에서 텍사스 주 다음으로 많은 양의 전력을 풍력발전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번의 20억 달러 투자는 400~600개의 터빈을 추가해 전력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는 게 목적이다.

버핏은 한 인터뷰에서 “10년 전만 하더라도 아이오와엔 바람뿐이고 이를 동력화할 시설이 전혀 없었지만 미드아메리칸이 이를 바꿔왔고 앞으로도 더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드아메리칸은 2억3200만 달러를 들여 인수한 중국 전기자동차 업체 BYD의 지분 9.9%도 갖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핏의 철도와 풍력발전 투자를 ‘그린(친환경)’ 분야에 대한 베팅으로 분석했다.

철도 회사인 BNSF에 대한 투자의 경우 에너지 가격이 올랐을 땐 철도가 트럭보다 효율적인 운송 수단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풍력발전은 각광받고 있는 대체에너지 분야다. 물론 대체에너지 투자는 리스크가 크다. 사업 초기 투자비용이 큰 데다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는 문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과감한 대체에너지 투자 계획을 발표해 온 텍사스 석유 재벌 티 분 피켄스와 영국 에너지 회사 BP는 최근 들어 그 규모를 줄였다.

그렇다면 철도와 풍력발전에 이은 버핏의 다음 투자처는 어디일까. 미국의 헤지 펀드 전문가이자 ‘워런 버핏 실전 투자(Trade Like Warren Buffett)’의 저자인 ‘포뮬러 캐피탈’의 제임스 알투처 이사는 버핏의 다음 투자처로 헬스케어(의료) 분야를 꼽았다.알투처 이사는 “버핏이 벌링턴 노던 산타페의 주식을 처음 사 모으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으로 이미 3년 전부터 미국 철도 회사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는 얘기”라며 이러한 버핏의 장기 투자 방식을 고려할 때 버핏이 최근 사 모은 주식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버핏이 최근 주식을 사들인 회사는 의료 시스템 및 의료 기기 전문 업체인 벡톤 디킨슨과 제약 및 의료 기기 업체인 존슨앤드존슨이다.

알투처 이사는 “버핏은 단순한 가치 투자자가 아니라 광범위한 인구 변화를 고려하는 투자자”라며 “다음번 버핏의 대형 투자처는 ‘헬스케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완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psw@hankyung.com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입력일시 : 2009-11-17 1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