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제 729호 (2009년 11월 23일)

내년 하반기에나 매각 재개될 듯

기사입력 2009.11.17 오후 01:11

내년 하반기에나 매각 재개될 듯
하이닉스의 매각이 내년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하이닉스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던 효성이 11월 12일 인수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효성은 이날 공시를 통해 “반도체 사업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검토해 왔지만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아 인수 의향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작업은 지난 9월 22일 효성이 단독으로 채권단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지 50여일 만에 불발로 끝났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 주주협의회 주관 기관인 외환은행은 16일 하이닉스 인수·합병(M&A) 관련 진행 방향 협의를 위한 주식관리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효성이 포기한 만큼 적당한 시기에 공고를 내 공개 경쟁 입찰 방식으로 재매각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입찰 방식은 미정이지만 한때 효성이 원했던 분할 인수나 공동 인수 방식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게 외환은행의 방침이다.

물거품된 효성의 ‘꿈’

다만 이미 44개 잠재적 인수 회사들로부터 외면당한 전례가 있어 해외 매각 불가 방침을 바꾸지 않는 한 경쟁 구도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매각 작업 재개는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내년에도 하이닉스 매각이 공식적으로 재개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이닉스 매각 문제와 관련해 인수를 포기한 효성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효성은 지난 11월 11일 저녁에 열린 경영진 회의를 통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철회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 측은 “하이닉스 인수를 위해 구체적인 자금 확충 방안과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와의 컨소시엄 구성 등을 준비해 왔으나 공정한 인수 협상이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재계 순위 20위권 도약을 노렸던 효성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효성은 정치권의 끊임없는 특혜 시비 제기와 해외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 등 잇따라 터져 나온 돌발 악재 등으로 대우종합기계 대우정밀에 이어 또다시 대형 M&A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효성에 남겨진 상처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기업 이미지 훼손에 따라 향후 M&A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효성은 지난 9월 22일 단독으로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직후부터 곤욕을 치렀다. 검찰은 지난 10월 1일 2년여간 진행해 온 효성의 70억 원대 비자금 수사를 종결한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국감 시즌과 맞물리면서 정치권은 ‘대통령 사돈 기업 봐주기’라며 검찰과 효성을 동시에 몰아붙였다.

효성이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 하이닉스 지분을 15~20% 부분 인수한다는 언론 보도가 전해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전형적인 특혜 논란이 재연됐다.

효성 관계자는 “왜곡된 사실을 토대로 ‘무조건 효성은 안 돼’라는 식의 인식이 정치권과 시장에 퍼지면서 엄청난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각종 시비에 기름을 부은 것은 지난 10월 초 불거진 조석래 회장 일가의 해외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이었다. 검찰이 강한 수사 의지를 밝히면서 정치권의 공격은 걷잡을 수 없이 거세졌고 효성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설령 하이닉스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게 효성 경영진의 판단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이닉스 인수전에 참여해 효성이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주목을 받아 향후 사업 활동 전개에 부담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특혜 의혹 기업’이란 꼬리표가 달린 것도 향후 대형 M&A 추진 시 효성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하이닉스 인수전을 진두지휘한 조석래 회장의 거취에 변화가 있을지도 관심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조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계속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하이닉스 매각까지 실패함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나 채권단이 무턱대고 매물들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잠재적 인수 후보 기업들의 경영전략에 부합하는 ‘맞춤형 매각 전략’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입력일시 : 2009-11-17 1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