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729호 (2009년 11월 23일)



회복세 ‘탄력’…‘상저하고(上低下高)’

기사입력 2009.11.17 오후 01:23


내년 세계경제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하는 ‘더블 딥(경기 상승 후 재하락)’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대전망 2010’에 참여한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세계경제가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 탄력을 받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예측했다. 물론 회복 속도와 강도에는 온도차가 존재한다. 각 나라별로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는 핵심 변수들도 차이가 난다.

미국은 2010년에도 정부 주도의 경기 회복 패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소비와 투자 등 민간 부문의 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느리지만 재정지출이 이를 보완해 전체적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경기 부양에 투입되는 정부 재정은 1960억 달러로 올해 1749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김화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플러스로 전환되지만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는 1.4%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경제 10%대 성장률 회복

미국 가계 부문의 부채 조정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 악화로 인한 소득 감소로 미국 가계의 가처분소득(실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2009년 1분기 127.5%로 2000년 97.5%에 견줘 상당히 높은 편이다.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인 실업률은 10%대까지 치솟은 뒤 2010년에도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계속되는 재고 조정에도 불구하고 재고 대비 판매 비율은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 투자의 빠른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위기 극복의 바로미터인 주택 시장에서는 바닥을 통과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고 있다. 주택 거래량과 신규 주택 착공 건수가 늘어나고 주택 가격도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매 처분 주택이 늘어나고 주택 공실률과 재고 대비 판매 비율도 높은 수준이어서 주택 가격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약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중국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회복하며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나라가 경기 침체의 수렁에 빠져 있던 올 상반기에 중국은 7.1%라는 놀라운 성장률로 글로벌 경제의 유일한 ‘희망’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이 올해 이처럼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요인으로 △공격적인 재정·통화정책 △금융 부문의 낮은 대외 개방도 △제조업 생산 및 재고 조정 완료 등을 꼽았다.

회복세 ‘탄력’…‘상저하고(上低下高)’
중국은 내년에도 경기 확장적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업 부문은 지난 2분기부터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와 함께 소비 수요와 해외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2010년에는 비교적 견실할 경제성장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9.0%로 전망했고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전망치를 8.0%에서 8.9%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은행의 경우 좀 더 낙관적이다. JP모건은 9.4%, HSBC는 한발 더 나아가 10%대를 예상하고 있다.

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를 맞아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유럽연합(EU)도 2010년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가장 큰 변수는 유로화 강세다. 수출 경쟁력을 훼손하고 물가 상승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과 영국중앙은행은 2008년 9월 4.75%, 5.0%이던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해 2009년 1월 현재 각각 1%, 0.5% 수준에 마무르고 있다. 이현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은 “2010년에는 1%대에서 금리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당분간은 금리 인상이나 인하 조치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이러한 금리 조정과 함께 6~12개월 고정금리 은행 대출 등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내년 EU 경제 회복의 걸림돌로는 우선 환율을 들 수 있다. 지난 2월 유로당 1.25달러이던 환율은 10월에는 1.50달러까지 뛰었다. 유로화 도입 후 기록한 최고치인 1.60달러에 근접한 것이다. 물론 환율 안정을 예상하는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유로 환율을 1.40~1.45달러로 전망하기도 한다.

실업률도 유로화 강세 못지않은 골칫거리다. 유럽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EU 27개국의 실업률은 9.1%, 유로존은 9.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 상승은 임금 하락과 수요 감소로 이어져 경기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일본의 경우 새로 출범한 민주당 정부의 정책 방향이 관심거리다. 민주당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 부양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소비 진작을 위해 가계에 1조 엔 규모의 긴급 급부금을 지급했던 것과 같은 공격적인 행보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 13개 민간 연구 기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009년 마이너스 2.8%, 2010년 1.0%다. 2009년 전망치는 당초보다 1%포인트 상향됐지만 2010년 치는 오히려 하향 조정된 것이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팀장은 “미국 경기 회복이 부실채권 등 금융 불안으로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 데다 일본의 경기 대책이 2010년 이후에는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제 통상 환경과 관련해서는 ‘보호주의’가 최대 이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요 20개국(G20) 등 국제사회의 보호무역주의 차단 합의에도 불구하고 보호주의의 확산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우려한다. 과거와 같은 관세 인상, 수입 허가 등 직접적인 수입 억제 조치보다 지구온난화 방지, 녹색 산업 육성 등과 관련된 조치가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에 규정돼 있지 않아 국제 규범을 위반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세계 교역의 위축을 가져온다.

국제 유가, 실질 수요 회복이 변수

금과 구리를 비롯한 금속류와 농산물 등 원자재 시장의 열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의 원자재 값 상승은 기본적으로 약(弱)달러로 인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버블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선다는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 금에서부터 천연자원과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각종 상품시장의 랠리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강세 조짐을 보이고 있는 국제 유가의 향방은 실질 수요가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배럴당 33달러 선까지 떨어졌던 국제 유가는 올 들어 지속적인 반등을 거쳐 80달러 선까지 치솟아 있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기 침체가 끝나가면서 원유 수요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2010년 국제 유가는 배럴당 70~8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

회복세 ‘탄력’…‘상저하고(上低下高)’


장승규 기자 skjang@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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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9-11-17 1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