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제 730호 (2009년 11월 30일)

날뛰는 ‘가짜’…의사 진단·처방 ‘필수’

기사입력 2009.11.24 오후 04:00

날뛰는 ‘가짜’…의사 진단·처방 ‘필수’
대한민국 남성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난무하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가 원인이다. ‘정품 발기부전 치료제 100% 보장’과 같은 선전 문구와 함께 e메일, 전단지, 문자 메시지, 인터넷 사이트에서 팔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각종 유흥업소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발기부전 치료제 역시 불법 밀수된 가짜 의약품이다.

일반적으로 원조 뒤에는 수많은 아류가 존재한다. 누구나 이름을 알 수 있는 명품이 있는가 하면, 겉모습을 똑같이 베껴낸 가짜 상품이 있다.

이런 가짜 상품은 일반적으로 밀수 조직 및 불법 유통망의 확장, 상표 도용, 국가 신용도 하락의 문제를 야기한다. 유명 상품을 모조한 짝퉁 가방, 액세서리, 의류와 달리 의약품은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다.

최근 대한남성과학회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협조로 시중에 불법 유통되고 있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조사한 결과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중금속 ‘납’과 ‘수은’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을 전혀 함유하고 있지 않거나 과다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많은 것은 최대 허용치의 2.4배를 포함하고 있었다. 특히 과량 복용은 협심증,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환자 건강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사망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 저널인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에 발표된 사례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고 장기간의 저혈당 증세를 보이다가 7명은 혼수상태에 빠졌고 4명은 사망하기에 이르렀다. 저혈당증이란 혈액 속의 당량이 병적으로 감소된 상태로 기억상실·전신경련·혼수상태를 초래하고 심할 경우 사망의 원인이 된다.

동남아 중국 등지에서 다량 밀수

한국은 의약품 생산 시설에 대해 국가에서 엄격한 통제와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생산하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시중에 급격하게 퍼져나가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는 대부분 중국 동남아 등 해외에서 생산돼 은밀한 경로로 밀수되고 있다.

본래 의약품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허가 받은 기관에서 엄격한 통제를 통해 생산되지만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생산되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는 허가와 통제는커녕 성분조차 불투명하다.

이처럼 정확한 성분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비위생적인 환경 속에서 제조되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는 의약품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안전성 검사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약물의 효능이 보장되지 않고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지난 3월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는 전년에 비해 32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에는 약 62억7000만 원, 2008년에는 289억9000만 원 규모로 증가, 2009년에는 3월까지만 집계된 것이 약 336억 원어치에 이른다.

개인적으로 옷이나 짐 속에 몰래 숨겨오던 보따리 밀수는 옛이야기다. 최근 적발 사례를 보면 세관의 눈을 피하기 위해 기상천외하게 밀수 방법이 발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커다란 대리석의 속을 파내고 그 속에 가짜 비아그라 20만 정을 반입하려다 적발된 사례까지 있다.

이처럼 밀수 조직이 거대화·기업화됨은 물론 유통망과 판매처를 확보하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밀수 행태가 발달하고 있는 사례는 계속 적발되고 있다. 아예 컨테이너 가득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가득 채워 들여오려는 시도도 있었다.

밀수 조직이 거대화돼 국내로 유입되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의 양이 많다 보니 판매처와 유통망도 다양해지고 있다. 성인 용품점 및 고속도로 등에서 발견되는 간이 판매처, 인터넷 등 다양하다.

실제로 지하철의 남성 화장실에는 벽면은 물론이고 변기에까지 발기부전 치료제를 판매한다는 스티커가 빼곡히 붙어 있다. 판매자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 있어 연락을 취하면 구입할 수 있는 형태로 유통되는 것이다.

이모(33) 씨는 “스팸메일과 문자는 이제 기본이며 유명한 인터넷 오픈 마켓에서도 정품 비아그라를 판매하는 것을 보았다”며 “지하철이나 술집 등 화장실에 붙어 있는 스티커도 판매자의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나와 있고, 정품을 강조하고 있어 가짜일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진단 후 처방전을 통해 약국에서 구입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모두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로 판단하는 것이 맞다.

날뛰는 ‘가짜’…의사 진단·처방 ‘필수’
발기부전 치료제는 전문의약품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발기부전 치료제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여기에 발기부전 치료제가 정력제라는 잘못된 인식과 함께 알더라도 발기부전만큼은 남에게 밝히고 싶어 하지 않는 남성의 심리가 발기부전 치료제의 음성적인 거래를 부추기고 있다.

또한 정력에 좋다고 하면 식물이든 동물이든 멸종 위기까지 몰고 가는 남성들의 행동이 이러한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의 시장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발기부전 증상을 해소하고 부인과의 행복한 잠자리를 만끽하고 싶다면 가짜가 아닌 정품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비뇨기과 민권식 교수는 “아직까지도 많은 남성들이 발기부전 치료제를 질환을 치료하는 치료제로 보기보다 정력제로 오인한다”며 “타 질환 및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만 하는 전문의약품을 단순한 호기심으로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한 후 4명이나 사망했는데 이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되기도 했다. 싱가포르에서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한 후 심각한 저혈당 증세를 보이더니 7명은 혼수상태, 4명은 사망에 이른 것이다.

현재 국가에서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의 피해를 막기 위해 다양한 기관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가 밀수되는 실정이므로 관세청이 가장 먼저 국내 유통의 시작을 차단하는 엄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이에 따라 통관 과정 중 전문적이고 정밀한 밀수 색출 작업을 벌인다.

인터넷 통해 기승…인식 개선 필요

관세청이 물품 유입을 차단하지만 미처 걸러지지 못한 채 유입되는 것은 식약청을 통해 신고된다. 식약청에서 신고 처리가 이뤄지면 이에 대한 조사와 검거 및 단속은 경찰청이 주관한다. 이 과정에서 상표 도용과 관련된 부분은 국세청이 담당하게 된다.

그러나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가 인터넷을 통해 기승을 부리다 보니 신고만으로 한계가 있어 식약청은 몇 년 전부터 주요 포털 사이트와 양해각서(MOU)를 체결, 불법 인터넷 판매 사이트를 차단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하급수적으로 번져 나가는 인터넷 판매망을 모두 관리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많아 새로운 방법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선행돼야 하는 것은 국민들의 인식 제고다.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의 위험성에 대해 알고 이에 대한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 찾는 사람이 없다면 자연스레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는 근절될 것이다.

김선명 기자 kim069@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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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9-11-24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