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비전 2020’ 뭘 담았나

올해 초 SK네트웍스의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이창규 사장은 ‘장군은 전쟁을 기다린다’는 발상을 통해 위기 속에서 오히려 더 큰 기회를 찾는 ‘스마트 서바이벌(Smart Survival)’ 전략을 추진했다. 구성원들과 처음 만나는 취임사에서 이 사장은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즉시 전사적인 서바이벌 플랜(Survival Plan)에 착수, 다양한 상황들을 가정한 시나리오 속에서 각 사업이 생존 분기점에 이르지 않도록 선제적인 대응을 했다.또 취임 이후 무려 200여 회에 이르는 MBWA(현장 경영, Management by Wandering Around)와 온라인상의 CEO 기관지(Bulletin)를 통해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해 나갔다.SK네트웍스 관계자는 “이러한 서바이벌 플랜의 수립과 실행은 곧바로 위기 극복의 성과로 이어져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도 경영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이와 함께 기존 사업 구조를 뛰어넘어 비약적 성장을 위한 전략을 추진했다. 광산 개발은 물론 도로·항만 등 인프라 건설 및 후가공 등을 아우르는 △플랫폼형 자원 개발 △플랜테이션 △카 라이프(Car-Life) △소비재 △금융 △모바일 플랫폼 등 6대 신성장 축 육성을 본격화했다.여기서 멈추지 않고 SK네트웍스는 오는 2020년까지 중국 중심의 세계화를 통해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비전 2020’을 최근 수립, 성장 전략의 완성도를 한 차원 끌어올리면서 실행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비전 2020’은 ‘고객의 행복을 위해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이라는 비전 아래 세계시장을 한국·중국·비중국의 3대 축으로 나누고 ‘자원 개발, 토털 카 라이프(Total Car-Life), 소비재’ 등 3대 사업을 우선적으로 집중 육성해 2020년까지 매출 60조 원, 세전이익 1조5000억 원, 기업 가치 20조 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SK네트웍스 관계자는 “‘고객의 행복을 위해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이란 고객의 니즈를 미리 예측하고 한발 앞서 최상의 솔루션(Solution)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네트웍스의 모든 경영 활동의 가치 창출이 고객의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뤄지고 창출된 가치는 다시 고객과 공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SK네트웍스는 비전 실현을 위해 통상적인 사업 구조가 아닌 플랫폼형 사업 구조로 바꿔 나갈 계획이다.‘플랫폼형 사업 구조’란 기존의 정보통신, 에너지 마케팅, 트레이딩(Trading), 프레스티지(Prestige) 등 4대 사업과 6대 신성장 사업인 자원 개발, 플랜테이션, 카 라이프(Car-Life), 소비재, 금융, 모바일 플랫폼 사업에 대해 그 자체로 가치 사슬(Value Chain) 확대,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 제공,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가치를 높여나가는 것을 뜻한다.여기에서 더 나아가 사업 간 결합을 통해 사업 모델을 변형시켜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을 수 있는 차별화된 솔루션을 도출하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이러한 SK네트웍스의 ‘비전 2020’은 중국 시장에서의 기회 선점과 메이저 기업으로의 성장에 전략적 초점이 맞춰져 있다.즉, 전 세계 기업들의 무한 경쟁이 이뤄지는 가운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거대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없이는 세계시장을 호령하는 진정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의 도약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이와 관련, 이 사장은 “중국 사업 역량을 키우기 위한 연습은 지금까지 충분히 해 왔다”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계 최대의 생산 및 소비시장으로 매년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반드시 경쟁력을 갖춘 메이저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이처럼 SK네트웍스는 비전 달성의 성패가 중국 시장에 달려 있다는 인식하에 중국 사업 전략을 국내 사업의 중국 이식 차원이 아닌 철저히 중국을 근간으로 하는 현지화 전략으로 업그레이드해 중국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성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로써 2020년까지 중국 매출 18조 원, 세전이익 5000억 원 규모의 중국 메이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중국 사업의 내용은 본격적인 모토라이제이션(Motorization:자동차가 실생활에 광범위하게 보급되는 현상)과 소비 시대의 개막 등을 고려해 이 사장이 취임 당시 제시한 신성장 축인 ‘자원 개발, 토털 카 라이프(Total Car-Life), 소비재’의 3대 사업을 우선적으로 집중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중국 시장의 상황과 특성에 맞는 다양한 추가 사업 기회들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먼저 자원 개발의 경우 조강을 제외한 철광석 및 철강 생산용 원료탄(Coaking Coal)의 개발·확보 및 운송, 블렌딩(고품위 철광석+저품위 철광석), 완제품 가공·유통·트레이딩(Trading) 등 철강 관련 전 사업 영역으로 가치 사슬을 확장하는 ‘버추얼(Virtual) 철강 기업’ 비즈니스모델 확립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유력 자원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자원 개발과 연계성이 높은 플랜테이션의 경우 금년 초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조림 허가를 취득한 후 SK네트웍스가 현지에 보유 중인 부지에 대한 정지 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최근 고무나무 식재에 착수했다. 2013년까지 총 1만5000헥타르 규모의 고무 농장 조성 및 가공 공장 건설이 진행될 예정이다.토털 카 라이프(Total Car-Life) 사업은 중국의 자동차 문화가 정착되기 이전에 주유·정비·신차·중고차·렌터카·보험·리스 등 카 라이프(Car-Life) 관련 전 사업 영역에 진출, 중국 고객들에게 고품질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업이다. 2020년까지 2000개의 매장을 확보할 계획이다.소비재 사업은 ‘돈 버는 사업(Wealth Management)’과 ‘돈 쓰는 사업(소비재)’을 연계한 사업 모델이다. 와인·부동산 펀드 등 금융 상품 개발을 통해 고객들의 자산을 늘려주고 패션·와인 등 다양한 소비 상품의 확충과 쇼핑몰 등 대형 유통채널 구축을 통해 즐겁게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재테크와 고품격 소비생활에 대한 니즈를 동시에 충족시켜 주는 프레스티지 사업 모델이다.이러한 3대 사업은 우선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전개된 후 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또 한국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국내로 들여와 한·중 사업 간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비전이 성공적으로 실현된다면 2020년 중국 기업들은 SK네트웍스가 제공하는 다양한 자원을 통해 상당량의 산업재를 충당하게 될 것”이라며 “경제력을 보유한 중국인들은 자동차·패션을 비롯한 대부분의 생활 서비스와 소비재를 SK네트웍스를 통해 이용하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 산업은 물론 중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주도하는 리딩 컴퍼니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SK네트웍스는 비전 추진 과정에서 자원 확보와 해외시장 동반 진출 등 국가 경제 발전과 국내 기업들에 미칠 긍정적 파급효과도 매우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선명 기자 kim069@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