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지 대규모 영농으로 바나나·옥수수 재배해 식량수급
새로운 대체에너지원인 카사바·팜 재배하며 신생사업 이끌어

세계 경제가 새로운 모델인 블루오션 전략 신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는 최근 분위기에 발맞춰 새로운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부동산 개발 업체의 행보가 관심을 끈다.

부동산 개발, 시행, 분양전문 업체인 (주)신명알앤디(대표 이철방 www.smfarm.com)는 지난 2004년 5월에 설립돼 그동안 제주, 경기도 이천, 강원도 원주와 평창 등지에 펜션 및 전원주택지를 개발 분양하고, 경기도 남양주, 충북 충주, 경기 안성 등에서 부동산 개발 시행사업을 수행해왔다.

그러다 지난 2006년 이철방 대표는 해외 부동산 개발을 위해 동남아시아 지역을 돌아보던 중 필리핀 민다나오섬 주변의 부키논 지역 일대에 델몬트나 돌, 네슬레 등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이 대규모 플랜테이션 영농을 통해 1차 산업으로서 농업이 아닌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됐다.
이에 다른 동남아 국가를 다니면서 볼 수 없었던 세계적 다국적 기업들이 왜 이곳에서 이런 대규모 영농을 진행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가진다. 이 대표는 곧 해외영농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농지를 확보하는 노력을 시작했다. 그 결과 2007년부터 (주)신명알앤디는 본격적으로 해외자원개발과 해외영농으로 사업의 업종변경을 실시하고 지금까지 필리핀 농지개발과 영농사업에 매진해 오고 있다.

이철방 대표는 “부동산 개발 업체다보니 자연스럽게 해외 부동산 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던 중 모 경제연구기관이 내놓은 미래경제 예측 보고서에서 향후 수년 내에 바이오 연료 상용화에 따른 곡물 수요의 급등으로 세계적으로 곡물가격이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접했다”며 “마침 개발 답사차 갔던 곳이 세계적 다국적 기업들에 의해 대규모 플랜테이션 영농이 이뤄지고 있던 곳이어서 우리 국토의 외연적 확장 연장선상에서 해외농업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 다른 부동산 개발 업체와 다른 독창적인 사업을 진행하게 된 계기다”고 소개했다.

이렇게 사업진행을 계획한 후 (주)신명알앤디는 2007년 필리핀 원주민 및 정부기관을 통한 토지 임대차 완료 및 개발허가를 취득하고 지난해에는 개발 장비 및 트랙터 등의 농업기구를 필리핀으로 송출했다. 이어 현재 현장 사무실, 장비 차고 등의 부대시설의 설치를 완료하고 시범 농장부지를 조성중에 있으며, 올해 1/4분기 이내에는 시험 작물의 파종을 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9월 1만8000헥타르의 농지 이외에 개발 인접지역에 5000헥타르의 부지를 추가로 확보, 기존부지는 곡물생산 위주의 부지로 활용하고 신규 부지는 한국인이 직접 농약과 기타 화학약품의 이용 없이 바나나를 유기농으로 특수 경작할 수 있는 부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철방 대표는 “국내 부존자원 개발 측면에서 해외 곡물생산기지 개발은 많은 비전과 미래가 열려 있는 사업이다”며 “특히 사시사철 농작물 생산이 가능한 기후조건을 가진 동남아 지역에 비해 우리나라의 기후조건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현실을 감안했을 때 미래에 창조될 가치는 그 어떤 분야보다 안정적이고 영구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바나나는 1헥타르당 연 9천만원의 수익을, 옥수수는 2모작 기준으로 1헥타르당 약 12톤을 수확한다고 했을 때 지난해 국제 옥수수 평균 가격이었던 톤당 250달러로 계산해 한화로 약 3백50만원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주)신명알앤디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이 카사바의 재배다.

카사바는 덩이줄기가 달리는 식용식물로 이 덩이줄기로 카사바 가루, 빵, 타피오카 등을 만들며 알코올과 음료의 원료가 되는 등 필리핀에서 식용 및 바이오 에너지용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는 작물이다. 최근 미국 농업연구청의 연구 결과 고구마의 경우 바이오 연료인 에탄올 생산에 필요한 탄수화물 생산에 있어 옥수수보다 2~3배 더 높은 수율을 보였는데 이는 에탄올 생산 작물 중 가장 높은 수율을 보이는 사탕수수가 갖는 하한치에 근접한 탄수화물 수율로 카사바도 이와 비슷한 수율을 보였다.

특히 고구마와 카사바의 경우 옥수수에 비해 비료와 농약 투여 요구량이 적기 때문에 더욱 긍정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어 (주)신명알앤디는 현재 농장의 일부분에 카사바를 재배하고 있으며, 카사바를 원료로 하는 새로운 바이오 연료원의 개발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밖에 (주)신명알앤디는 팜 재배를 통한 팜유의 생산과 대체에너지인 바이오에너지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팜유나무는 비옥하고 강우량이 충분한 열대우림지역서 재배되는 나무로 필리핀 남쪽 민다나오섬은 토질과 기후조건이 좋아 팜유나무를 재배하기 적절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트랜스지방의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쇼트닝을 사용해 튀김식품을 생산하던 업체들이 이를 대체할 유지를 찾던 중 팜유나무 열매인 팜(palm)에서 짜낸 기름인 팜유가 포화지방이 많아도 트랜스지방이 없어 인체에 이롭다는 연구 보고가 나오면서 많은 업체들이 팜유로 기름을 교체했다. 하지만 팜유 역시 포화지방 함량이 다른 식물성 유지에 비해 높다고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팜유의 지방산 조성을 살펴보면 포화지방산인 팔미틱산(C16:0, Palmitic acid)의 함량은 약 45%로 매우 높고,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인산(C18:1, Oleic acid)이 약 35% 정도, 리놀렌산이 약 10% 정도로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약 1:1을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팜유는 우지나 돈지 등 동물성 유지와 비슷한 반고체지의 성상을 띠게 되고 포화지방산인 팔미틱산은 인체에 들어가면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C(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이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C(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해 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하지만 한국식품연구원 윤석후 박사가 지난 1987년 한국식품연구원 주관으로 진행한 팜유에 대한 임상실험 결과에 의하면 예상과 달리 팜유는 LDL-C의 수치를 낮추고 HDL-C의 수치를 높이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러한 결과는 미국과 일본,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또한 팜유는 높은 포화지방산의 함량(약 45%) 및 낮은 리놀렌산의 함량(약 10%)으로 인해 산화안정성이 타 유지보다 월등히 좋은데, 산화 안정성의 지표인 A.O.M.을 보면 액상 식용유는 10~20시간인 것에 비해 팜유는 60시간 전후로 3~6배 이상 높아 튀김유로 적합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러한 팜유의 이점이 알려지면서 주요 라면과 제과, 패스트푸드업체에서 팜유를 튀김유로 사용하고 있고 최근에는 가정용 제품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에 (주)신명알앤디는 시범농장 조성을 위해 작업중인 개인농장들에서 팜유나무를 재배, 팜을 수확하는 등 바이오에너지 자원으로서의 팜의 생산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도전정신을 가지고 신개척지를 창조한다는 생각으로 실질적인 첫 삽을 뜬 (주)신명알앤디는 농장개발 사업의 경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인만큼 일단 수익원 확보를 위해 무역부분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신명알앤디는 델몬트 등의 거대기업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공급하고 필리핀 지역의 산물을 국내의 기업이나 농가에 보급하는 일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또 바나나와 파인애플 등을 국내에 공급하는 할 수 있는 루트를 확보한 만큼 대규모 유통회사와 손잡고 국내 유통에도 힘쓸 계획이다.

한국경제매거진 박병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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