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관련 사이트에서 직장을 구하지 못해 절규하는 20대 청년 실업자들의 글을 보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나같이 구구절절이 안타까운 글투성이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자살 충동까지 느낀다는 충격적인 글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 정도면 가히 사회문제라고 할만하다.올해 우리나라 공식 실업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다소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1~11월 25~39세의 월평균 취업자 수는 843만6000명으로 경기가 최악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868만4000명)보다 오히려 2.9%나 줄었다. 외환위기(59만8000명) 후 최대치다. 2009년 11월 구직 단념자도 15만6000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만2000명(25.3%)가량 증가했다.일단 정부 통계로 지난해 11월 말 기준 실업자 수는 82만 명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취업 준비자나 구직 포기자는 빠져 있다. 15~29세 청년층들 중 무급 가족 종사자, 실업자, 구직 단념자, 취업 준비자가 3분의 1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오고 있다. 전경련 조사에서는 이 같은 청년 니트족이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청년 실업의 상황을 설명해 주는 통계 데이터가 바로 고용률인데, 2009년 11월 고용률은 59.1%로 전년 동월 대비 0.8% 포인트 떨어졌다.문제는 올해다. 경기 회복으로 기업들이 설비·기술 등의 투자 금액을 늘리고 있지만 인력 확충은 여전히 제자리다. 일부 기업은 대규모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 등 인력 감축에 한창이다. 이런 이유로 올해 또한 대학 졸업 후 직장을 찾으려는 청년 실업자들에겐 이래저래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정부다. 경제성장은 예상보다 빠르지만 ‘고용 없는 성장’은 경제 동력 상실로 이어져 최악의 경우 ‘더블 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로선 중산층의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서민 경기의 바로미터인 고용 시장은 아직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모든 정부 부처가 요술 주문처럼 ‘일자리 창출’을 외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일단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당장 실업자 수가 90만 명대에 접근해 있는 가운데 대학생과 청년 인턴 근무가 끝나는 인력이 올봄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 실업자 100만 명 시대가 곧 현실화될 수 있다.청년 실업이 이같이 커다란 사회문제로 비화된 이유는 산업구조의 고도화 속도가 학력 수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청년 실업자를 자칫 방치하다가는 엄청난 후폭풍이 야기될 공산이 크다. 경력의 단절, 인적 자본의 유실 등 1990년대 불황기 일본이 겪었던 ‘잃어버린 청년 세대’ 문제가 우리에게 똑같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사정이 이러다 보니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노동부를 필두로 거의 모든 정부 부처가 올 역점 사업으로 일자리 창출을 화두로 내밀고 있는 것이다.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14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구인·구직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대학 및 전문계 고등학교 졸업자 80만 명과 우수 중소기업 6만 곳의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한 후 노동부 일자리 포털인 워크넷과의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대책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임금 삭감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등 고용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펴고 있지만 이는 되레 신규 인력의 진출을 차단하는 등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공공근로·인턴제에 정부 기금이 집중되다 보니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도 있다.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올해는 지난해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용 환경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일자리 창출은 투입되는 예산 액수가 아니라 적재적소에 효과적으로 쓰이느냐가 성패를 결정하기 때문에 기업의 니즈에 맞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등 전략을 가다듬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집안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경기 침체로 시집간 누나는 하루아침에 동남아족이 됐고, 아버지는 면창족이 되실까 걱정이시다. 속도 모르는 어머니는 연일 부친남 타령이다. 나도 방살이 생활에 들어간 지 한 달 째. 작년에는 메뚜기 인턴이라도 했지만 올해부터는 그마저 힘들어 보인다. 행인이라서 그럴까. 이러다 삼일절이 되는 것은 아닌지. 삼초땡, 삼팔선, 이퇴백은 배부른 소리다. 한때는 강의 노마드라고 불렸지만 취업 5종 세트를 들어놓지 않은 게 후회가 된다. 이구백, 이태백이 남의 일이 아니다. 잘못하면 캥거루족이 될 수도 있다. 아버지도 이제는 BMW족을 자청하고 나섰다. 어머니는 성격상 아버지가 퇴직하시면 은퇴 남편 증후군에 시달릴 것이 확실하다. : 토익이나 취업 강좌 등을 찾아다니는 사람들. : 동네에 남아도는 아줌마. : 명예퇴직 압력에 일없이 창밖만 보는 임원. : 중도에 그만두거나 더 나은 인턴 자리를 찾아다니는 사람. : 일찌감치 ‘방살이(고시원 쪽방 생활)’를 전전하고 있는 모습. : 부인 친구 남편의 준말. : 버스(Bus)나 자전거(Bicycle), 지하철(Metro), 도보(Walk)로 이동하는 사람 : 31세까지 취업 못하면 취업 길 막힘. : 삼십대 초반이면 명예퇴직. : 38세까지 구조조정 연령.: 실직한 남편을 둔 아내들의 속병. : 20대 90%가 백수. : 20대 태반이 백수. : 20대에 스스로 퇴직을 선택. : 청년 백수 전성시대의 준말. : 어학연수, 공모전 수상, 인턴, 봉사활동, 자격증. : 취직하지 않고 부모님에게 얹혀사는 사람. : 행정 인턴.-------------------------------------------------------------------------------------송창섭 기자 realso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