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창조기업 실전 노하우

기술거래사 김영기 씨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개발·투자·생산·판매와 관련한 컨설팅을 해 주는 1인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김 씨는 올해 1월 기존의 오피스텔 생활을 접고 서울 충무로의 한 비즈니스센터로 둥지를 옮겼다. 2009년 3월부터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는 비즈니스센터는 1인 창조기업 등록자에게 50%의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김 씨가 지난해까지 사무실로 활용했던 오피스텔은 보증금 외에도 월 70만 원 이상의 월세에 전기·난방·가스·수도 사용료로 20만~30만 원의 비용이 들었다. 그러나 올해 비즈니스센터로 옮긴 뒤부터는 임차료를 포함한 모든 비용이 월 30만 원(부가세 별도)으로 줄었다. 게다가 사무실을 비울 때 불가능했던 우편물 수령까지도 센터가 대신해 주기 때문에 편의성이 훨씬 커졌다. 또 사무실을 방문한 고객을 응대할 수 있는 접견실과 프레젠테이션까지 가능한 회의실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프린터와 복사기 등도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어 초기 구입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게다가 비즈니스센터가 제공하는 기본적인 법률·세무·회계 교육까지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한 다른 1인 창조기업들과의 비즈니스 기회가 늘어난 것이 큰 장점이다. 개발자들은 기술 개발에, 김 대표는 이들의 기술이 새로운 비즈니스로 꽃피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므로 1인 창조기업들 사이의 협업이 가능한 것이다. 1인 창조기업들이 분업화된 각자의 역할을 맡고 있는 개미라면 비즈니스센터는 이들의 공생이 가능한 하나의 개미집과 같은 공동체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위의 예에서 보듯 1인 창조기업의 성공 요소는 비즈니스센터를 통한 비용 절감과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 기회 획득에 있다. 사무실이라는 하드웨어와 네트워크라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다.중소기업청은 2009년 3월부터 비즈니스센터를 1인 창조기업의 플랫폼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비즈니스센터에 1억~2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단일 비즈니스센터는 1억 원, 지점을 갖고 있을 때는 규모에 따라 2억 원까지다.비즈니스센터는 일종의 임대업이지만 단순히 사무실을 빌려주는 것에서 벗어나 창업 교육, 창업 지원, 서비스 지원까지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전국적으로 19개 업체, 56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가장 많은 지점(수도권 13개)을 갖고 있는 ‘르호봇 비스니스인큐베이터’의 경우 한 곳에만 등록해도 모든 지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객과의 약속 장소를 굳이 자신의 사무실이 아닌 가까운 지점을 활용할 수 있다. 메트로비즈니스센터는 9개, 타호비즈니스센터는 8개, 오피스허브비즈니스센터는 6개를 운영하고 있다.비용은 1인실의 경우 20만~40만 원, 2인실 15만~20만 원 선(부가세 별도)으로 센터마다 가격대가 조금씩 차이가 있다. 1인 창조기업 등록자가 아닐 경우는 이의 2배를 내야 한다.비즈니스센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소기업청이 운영하는 아이디어비즈뱅크(www.ideabiz.or.kr)에서 1인 창조기업 회원으로 등록해야 한다. 지원 대상은 △1인 창조기업 등록자 △프리랜서로 고용보험에 등록돼 있지 않은 일반 미취업자(프리랜서 활동 확인서 필요) △개인 및 법인 사업자로 고용보험에 등록된 직원이 없는 사업자(사업자등록증 사본,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필요) 등이다.중소기업청이 인정하는 1인 창조기업은 총 8개 업종 84개 직종에 한정돼 있지만 범위가 넓어 1인으로 활동하는 대부분의 직종이 해당될 수 있다. 주로 강의·코칭·집필을 하는 기존의 1인 기업들을 포함해 소설·시·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만화가, 인문사회 분야 집필자 등 문화 창작 분야도 포함된다. ‘떡류 제조업’ ‘장류 제조업’ ‘탁주 및 약주 제조업’ 등의 제조업은 주로 가정에서 제조 과정이 이뤄져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위원장 곽승준)으로 1인 창조기업 프로젝트를 주도한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는 1인 창조기업의 성공 요인에 대해 “일상 속에서 아이템을 찾아서 발전시켜야 한다. 요즘의 웰빙 트렌드에 맞춰 집에서 담근 된장이 아이템이 될 수도 있고 최근의 스마트폰 열풍에 맞춰 앱스토어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도 있다. 기존 사업자와 다른 점은 창업에 목숨 거는 개념이 아니라는 점이다. 부업·투잡·취미 등의 활동이 얼마든지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 1인 창조기업의 특징이다. 이 때문에 고정비용의 지출 없이 본인의 집중력과 창의성만으로도 평생 지속할 수 있다. 하고 싶은 일을 직업 또는 부업으로 할 수 있도록 ‘전 국민의 1인 창조기업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 자체가 창조적인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때 사업에 실패한 뒤 기존 오피스텔을 나와 ‘쪽방 사무실’로 옮긴 때가 있었습니다. 사업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쪽방 사무실이라고 불리는 곳들이 있는데, 그때 ‘나 같은 사람을 위한 비즈니스센터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 대량 실업 등으로 1인 창업, 소규모 기업들이 많이 생기면서 시기가 잘 맞았습니다. 비즈니스센터는 미국에서 성장했던 사업인데, 한국식으로 적용하면서 시설은 기본적인 것에만 투자하고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했습니다. 그래서 ‘비즈니스인큐베이터’라는 이름을 붙인 겁니다.1인 창조기업 지원책 이후 기존 임대업을 하시던 분들이 많이 뛰어들었습니다. 사실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쉽게 사업에 뛰어들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사무 공간보다 교육과 컨설팅의 질을 높이고 네트워크의 활성화를 통해 사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직장인은 조직에서 주어진 일만 하면 나머지는 회사가 알아서 해 주지만 1인 창조기업은 본인이 사업의 기회를 직접 찾아야 합니다. 아이템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지요. 그 때문에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사업이 확대돼 직원을 고용하면 ‘1인 창조기업’의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지원의 취지가 일자리 창출이라는 면에서 좀 더 지원 대상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우종국 기자 xyz@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