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맨 프로젝트

모두가 된다고 할 때 당신 홀로 “아니오!”라고 외친다고 상상해 보자. 선배·상사·어른들로부터 “자네 아직 철이 덜 들었군. 좀 현실적으로 바뀌어야겠어”라는 훈계를 듣는 순간 앞으로의 사회생활이 얼마나 힘들어지는지를. 우리 모두는 이렇게 ‘사회화’가 되고 ‘어른’이 되어간다.

그러나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다큐멘터리 ‘예스맨 프로젝트’의 두 남자 마이크와 앤디를 보면. BBC 방송국, 세계적 화학 기업 다우, 로이터통신, 루이지애나 주정부, 에너지 기업 할리버튼. 두 남자는 이들 모두를 감쪽같이 속였다.
비판도 창조적이어야 먹힌다
예를 들면 지난 1984년 인도 보팔 지역 화학공장에서 유독가스가 누출돼 현지인 2800명이 사망한 사상 최대의 환경 재난 사건에 대해 다우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에 분노한 두 남자는 다우의 대변인을 사칭하고 BBC와 인터뷰를 가졌다.

“120억 달러를 조성해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는 발표가 나오는 순간 다우 주가는 순식간에 곤두박질쳤다. 다우는 곧 “이 소식은 사실이 아니다”며 자신들이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두 남자의 거짓말을 밝히는 것이 곧 자신의 비윤리적인 무책임함을 드러내는 망신스러운 결과를 자초한 것이다.

두 남자, 마이크와 앤디는 미국 시민단체 ‘예스맨’의 일원이다. 전직 프로그래머, 현직 미디어 예술 교수로 활동하고 있지만 수시로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방기하는 대기업과 정부를 향해 어마어마한 거짓말과 패러디를 동원해 그들의 잘못을 밝히는 퍼포먼스로 유명하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놀드 슈워제네거, 딕 체니 전 부통령 등도 이들의 날카로운 시선을 피할 수 없다.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 ‘볼링 포 컬럼바인’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이 두 감독의 ‘예스맨 프로젝트’에서는 더한 쾌감과 웃음, 심지어 감동까지 받을 수 있다.

일단 고관대작과 각종 대기업 임원들 앞에서 늘어놓는 앤디와 마이크의 거짓말이 너무나도 천연덕스럽게 잘 만들어진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이기 때문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고, 이들의 의도 역시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행복의 고른 재분배를 돌려주기 위한 선의로 충만하기 때문이다.


레이징 피닉스
비판도 창조적이어야 먹힌다
한마디로 ‘여자 옹박’이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태국 액션 영화계에 새롭게 등장한 소녀 스타 지자 야닌의 놀라운 리얼 액션을 감상할 수 있다.

데유(지자 야닌 분)은 어느 날 의문의 인신 매매 조직에 납치당할 뻔하지만 낯선 남자 사님(카주 패트릭 탕주 분)의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나온다.

사님은 친구들과 함께 그 조직에 맞서 싸우는 무술 고수였다. 데유는 그로부터 고된 무술 훈련을 받고 최고로 성장한다.


그린 존
비판도 창조적이어야 먹힌다
2003년 시작된 이라크 전쟁에 관한 온갖 추악한 진실, 그러나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진실들은 너무나 많다.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의 폴 그린그래스 감독과 맷 데이먼이 다시 한 번 만난 액션 스릴러 ‘그린 존’은 바로 그런 불편한 진실에 관한 영화다.

로이 밀러(맷 데이먼 분) 준위는 이라크 내에 숨겨진 대량 살상 무기 제거 명령을 받고 바그다드로 급파된다. 그러나 조사를 거듭할수록 밀러의 확신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비밀애
비판도 창조적이어야 먹힌다
연이(윤진서 분)와 진우(유지태 분)가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 지 2개월 만에 비극이 닥친다. 불의의 사고로 진우가 혼수상태에 빠지고 연이는 그를 간호하면서 점점 시들어간다.

어느 날 진우의 일란성 쌍둥이 동생 진호(유지태 분)가 오랜 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다.

연이는 남편을 꼭 닮은 진호를 보며 혼란스러운 떨림을 경험하고, 진호 역시 형수를 향한 위태로운 사랑을 느끼게 된다.

김용언 기자 eon@cine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