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3일 ‘2010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 Experience(백만불원탁회의 경험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 행사는 국제적인 보험 행사로 1998년 싱가포르, 2004년 홍콩, 2006년 태국·방콕, 그리고 5000여 명이 참가했던 2008년 일본 지바 경험회에 이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진행됐다.

외국인 임원의 입장으로 방한해 한국 사람을 만나면 ‘보험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종종 받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보험은 사람과의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이뤄지는 미래에 대한 준비’라고 대답하곤 한다.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굳이 발로 뛰는 오프라인 만남이라니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들도 있겠다. 그러나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고 하더라도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행복한 미래를 위해 각각의 상황에 맞는 재무 설계를 제공할 수 있는 연결 고리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연결 고리는 바로 보험 설계사(FC)다.

보험은 다른 소비재와 달리 한 번 계약이 성사되면 장기적으로 고객과 함께하게 된다. 특히 FC는 고객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고 재정적인 준비를 도와주는 평생 동반자가 되는 셈이다.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은행을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방카슈랑스를 비롯해 텔레마케팅(TM), 홈쇼핑 등 각 보험사별로 판매 채널을 다양화하고 있지만 고객과 직접 만나는 것은 결국 FC다.

미국 보험 시장에서도 FC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건 마찬가지다. MDRT 협회를 만들고 MDRT 경험회 행사를 개최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1927년 100만 달러 이상의 영업 실적을 올린 뛰어난 생명보험 영업인 32명이 자신들의 성공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협회를 만든 것이 MDRT의 시작이다.

이 MDRT는 오늘날 79개국 465개 회사, 3만 명 이상의 전문가가 모인 국제적인 단체로 성장했다. MDRT 회원이 되려면 연간 1억8000만 원 이상의 수입 보험료를 달성해야 하므로 전체 FC 중 1% 정도만이 회원이 될 수 있는 보험업계 명예의 전당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열린 MDRT 경험회는 이러한 전문가들의 경험과 영업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이 경험회의 목적은 행사 주요 프로그램에서 엿볼 수 있다. 3일 동안 총 17개의 강연이 열렸는데, 사회학자 버티스 베리의 ‘목적을 가지고 전진하면 운명을 만난다’, 산악인 엄홍길의 ‘역경 극복하기’ 등 단순한 금융 지식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중요한 가치와 경험들이 논의됐다.

실제로 미국 MDRT에 따르면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8년 일본 지바 MDRT 경험회 참가자의 보험 영업 실적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경험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회원들이 평균 0.7%의 실적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뉴욕라이프는 설립 이후 165년이 지난 현재까지 FC를 통한 보험 판매만을 고집하고 있다. 직접적인 만남의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믿음의 결과로 뉴욕라이프는 지난 2009년 총 2013명의 MDRT 회원을 보유해 미국에서 55년 연속 가장 많은 MDRT 회원이 있는 보험사로 선정된 바 있다. 이러한 노력을 입증하듯 지난 3월 포천지(Fortune)는 뉴욕라이프를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보험사’ 1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번 MDRT 경험회를 계기로 한국의 많은 FC들이 그들의 직업에 대한 소명 의식을 가졌으면 한다. 단순히 높은 수당과 실적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동반자가 되어 함께 성장하겠다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더욱 많은 고객이 FC와의 만남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 나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보험 설계사의 역할과 중요성
마이클 벌슨 뉴욕라이프 인터내셔널 수석 부사장

약력 : 1952년생. 1974년 텍사스 사우스웨스턴 대학 졸업.
1976년 뉴욕라이프 본사 FC 입사.
2008년 뉴욕라이프 인터내셔널 아시아 지역 담당 수석 부사장.
2010년 뉴욕라이프 인터내셔널 수석 부사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