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751호 (2010년 04월 26일)

곡물가격 안정세…‘회복’기미 보인다

기사입력 2010.04.20 오후 03:41

CJ 제일제당은 실적 개선 외에도 삼성생명 주식 매각을 통해 큰 자본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CJ제일제당 진천공장.

CJ 제일제당은 실적 개선 외에도 삼성생명 주식 매각을 통해 큰 자본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CJ제일제당 진천공장.


최근 음식료 업체를 평가할 때 가장 큰 이슈는 국제 곡물 가격의 안정과 원화 강세다. 원화 환산 곡물 재료비 가격의 등락은 음식료 업체의 수익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국제 곡물 가격은 지난 2년간 수급 악화로 많이 올랐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먼저 소맥은 기초 재고가 늘어나고 있으며 구소련을 중심으로 작황이 호전돼 재고율이 늘고 있다. 그 결과 소맥의 달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옥수수는 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약간 늘었기는 하지만 기초 재고가 풍부하고 주요 수출 국가인 우크라이나 등의 작황이 좋아졌다. 이 때문에 옥수수의 달러 가격 역시 안정세다.

대두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에서 생산 비용 감소로 경작 면적이 늘고 있어 가격이 무난한 수준이다. 특히 최근 2~3년간 급등했던 원당 가격도 남미의 작황 호전 및 인도의 경작지 증가 전망에 힘입어 올 들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원·달러 환율도 주목해 봐야 한다. 원·달러 평균 환율이 2009년 1276원에서 2010년 1101원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원화 환산 곡물 가격은 달러 가격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사용 시점 기준으로 원화 곡물 가격은 소맥이 23.4%, 옥수수가 19.3%, 대두가 23.8%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음식료 업체는 곡물 가격이 급등한 후 급락했을 경우 실적이 더 크게 개선돼 왔다. 곡물 가격 상승 시 인상됐던 제품 가격이 곡물 가격 하락 시 더디게 인하되기 때문이다. 또한 곡물 수입 과정에서 유전스(usance: 지급인이 지급 약속을 표명한 후 일정 기간 지급이 유예되는 어음) 등 외화 부채를 많이 활용해 원화 강세 시 영업외수지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이에 따라 2010년에는 대부분의 음식료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전년 대비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이고 영업외수지에서도 외화 관련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자회사의 실적도 더욱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전하고 밸류에이션 매력 높아

또한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메리트도 더욱 커졌다. 음식료 업체는 주가수익률(PER) 기준으로 2004년 이후 2008년까지 코스피 대비 평균 33.8%의 프리미엄에 거래돼 왔다.

곡물가격 안정세…‘회복’기미 보인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 음식료 유니버스를 기준으로 할 때 2010년 3월 말 기준의 PER 프리미엄은 10.2% 수준(12개월 포워드 PER 음식료 유니버스 10.8배, 전체 유니버스 9.8배)에 불과하다. 식품 산업이 안정적이고, 특히 상장 식품 회사들이 각 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프리미엄이 붙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2009년에는 원화 약세에 따른 곡물 재료비 상승 우려와 정책 리스크로 업종 주가의 상대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재료비가 하락하고 제품 가격 인하 압력이 인상 억제 압력보다 약할 것이기 때문에 규제 리스크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업종의 PER 프리미엄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한국투자증권 음식료 유니버스 중 톱 픽스(top picks)는 CJ제일제당·KT&G·오리온이다. 이들 업체는 원재료비 하락 수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먼저 CJ제일제당은 당분간 지난해 급등했던 원당이 재료로 투입되며 소재 부문에서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 반면 가공식품 부문에서 특히 조미료·장류 등의 상온 식품은 외식 경기 개선과 맞물려 판매가 늘고 있다.

또 1년간의 유통 재고 소진을 마친 제약 부문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다. 장기적으로 보더라도 장류·건강식품·신선식품 시장의 성장률이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2~3위와의 격차가 큰 영업력과 자금력을 활용해 같은 분야에서 시장 성장 이상의 매출액 성장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주목할 만한 것은 보유 중인 삼성생명의 주식이다. 삼성생명은 올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데, 상장시 보유 주식 절반 이상(전체 960만 주 중 500만 주 구주 매출)을 매각할 수 있다. 또 가양동 부지 개발 가능성도 커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도 높다.

이러한 무수익 자산의 유동화가 이뤄진다면 1조 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빠른 시간 내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축적된 자금의 일부는 해외 식품사 인수·합병(M&A) 등을 위해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장기 성장 동력을 보강해 기업 가치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곡물가격 안정세…‘회복’기미 보인다

CJ제일제당·KT&G ‘주목’

마지막으로 CJ제일제당이 추진 중인 해외 라이신 사업도 세계 사료 시장의 확대에 힘입어 장기 성장 기반이 탄탄해 보인다. 특히 전 세계 라이신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이 소득 증가 및 축산 시장 내 사료 사용 비중 확대 추세에 힘입어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율 향상에 따른 수익구조 향상으로 이익의 변동성도 과거 대비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는 유럽과 미국의 경기 회복, 특히 사건 등으로 일시적으로 위축됐던 중국 축산업이 회복되면서 라이신 가격이 급반등해 지난해 1257억 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이 1388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T&G는 평균 판매 단가(ASP) 상승과 수출 증가, 한국인삼공사의 고성장으로 꾸준한 이익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인삼공사의 홍삼 사업은 강력한 소비자 인지도와 막강한 자본력으로 6년근 홍삼을 독점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출시될 예정인 신상품 담배 다비도프도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내 점유율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오리온은 중국 등 해외 법인의 고성장과 국내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호조로 고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경제성장과 가공식품의 비중 확대, 그리고 점유율 상승으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국 지주회사의 기업공개(IPO)가 2011년으로 예정돼 있어 투자 회수 시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곡물가격 안정세…‘회복’기미 보인다




필자약력:
1974년생. 1993년 이화여대 불어교육과 졸업. 96년 동원증권. 99년 동양종합금융증권 음식료담당 애널리스트. 2006년 한국투자증권 음식료·담배업종 담당 애널리스트.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kjlee@truefrie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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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0-04-22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