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751호 (2010년 04월 26일)

현 주가 ‘적정’…장기 투자로 접근해야

기사입력 2010.04.20 오후 03:41

지난 3월 3일 대우증권이 설립한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이 거래소에 상장되면서 스팩(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이라는 금융 상품이 첫선을 보였다.

그 후 미래에셋·현대·동양이 차례로 스팩을 상장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 상품들이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3월 한 달 동안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대우증권스팩은 3월 23일 상한가로 직행하더니 다음날 바로 하한가를 맞았다.

미래에셋스팩은 상장 첫날부터 줄곧 상한가를 기록하다가 24일부터 급락하더니 4월 14일 현재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현대와 동양스팩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 때문에 연일 상한가 행진에 참여한 일반 투자자는 손실을 감내해야 했지만, 이는 스팩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투자한 결과다.

M&A 노리는 상장 ‘페이퍼 컴퍼니’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주식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후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을 유일한 사업 목적으로 하는 명목회사다. 명목회사는 쉽게 말해 단어 그대로 ‘서류상에만 존재하는 회사’라고 이해하면 되고, 현재 거래소에서 거래 중인 ‘뮤추얼 펀드’같은 회사들이 대표적인 명목회사에 속한다.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인 스팩(SPAC)에 대한 투자는 일반적인 유가증권 투자와 여러 가지 차이를 보인다. 사진은 상담을 받고 있는 투자자의 모습.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인 스팩(SPAC)에 대한 투자는 일반적인 유가증권 투자와 여러 가지 차이를 보인다. 사진은 상담을 받고 있는 투자자의 모습.

스팩은 흐름상 2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단계에서는 M&A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SPAC 설립·공모·상장 과정을 거친다. 2단계에서는 본격적인 M&A 추진 단계로 일정 기간(3년 이내) 이내에 합병 대상 기업을 선정해 합병을 진행한다.

합병이 성사되면 합병 대상 기업의 신주권이 상장돼 거래되고 일반 투자자들은 이 주식을 보유하거나 매각해 차익을 얻는 구조다.

스팩은 사모 투자 펀드(PEF)와 종종 비교된다. 왜냐하면 투자 방식이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팩은 PEF보다 유동성과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스팩은 거래소에 상장되기 때문에 언제라도 주식시장에서 유동화가 가능하며 공모 자금의 90% 이상을 한국증권금융 같은 신탁 기관에 예치하기 때문에 합병 실패 시에도 투자금의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스팩의 투자 기간은 3년이다. 물론 위에서 말한 유동성이 확보돼 있기 때문에 기간에 따른 환금성 제약은 없다.

그러나 스팩이 M&A를 성사시키면 피합병 법인(합병 대상 기업)의 주주는 원래 가지고 있던 구주의 취득가액과 새로 발행되는 신주의 발행 금액의 차익에서 22%(양도 차익 20%+주민세 2%)의 세금이 부과된다. 예를 들어 피합병 법인 주주가 구주를 1000원에 취득했는데, 이 법인을 합병하면서 스팩이 발행한 신주 가격이 2000원이면 차익 1000원의 22%인 220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이다. 또한 합병 평가 차익도 문제다.

합병 대상 기업의 장부가치가 시장가치로 측정되면서 둘의 차이가 합병 평가 차익이 되는데, 만약 시가 100억 원짜리 건물이 자산 재평가 없이 장부가로 10억 원으로 기록돼 있다면 합병 시에는 그 차이인 90억 원이 합병 평가 차익으로 계상돼 세금이 부과된다.

물론 스팩이 상장된 지 1년이 지난 후에는 특례 조항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결국 세금 문제 때문에 스팩이 당장 M&A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 따라서 단기 투자로 스팩에서 수익을 얻기가 쉽지 않다.

또한 스팩은 원금 보장형 상품이 아니다. 공모 자금의 90% 이상을 신탁 기관에 예치하지만 전액은 아니다. 따라서 일정 부분 손실도 감내해야 한다.

스팩에 투자하는 방법은 스폰서나 공모 자격으로 참여하거나 펀드에 투자하면 된다. 먼저, 스폰서 자격으로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은 스팩이 공모되기 전에 스팩 지분을 취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연·기금이나 금융회사 등이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일반 투자자들은 투자할 수 없다.

그렇다면 결국 공모에 참여해 스팩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일반 투자자들도 가능하다. 대신 일반 투자자들은 스팩이 공모되기 전 지분을 취득한 스폰서가 취득한 가격보다 몇 배 높은 가격에 스팩 투자에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높은 가격이라고 해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위에서 말한 투자금이 공모 가격에 대한 투자금이므로 막대한 손실을 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즉, 공모로 모집된 자금의 90% 이상이 머니마켓펀드(MMF)나 국공채 등 안전한 자산으로 운용하는 수익증권에 예탁되는 것이다.

공모 자격으로 참여하지 못했다면 스팩을 시장 내에서 매입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상장된 스팩의 주가가 급등하면 투자에 부담이 있다. 왜냐하면 스팩이 M&A를 성사시킬 가능성이 낮아지고 M&A 실패 시에는 큰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스팩의 주가가 급등해 스팩의 시가총액이 높아지면 합병 후 보유 지분이 적어지고, 결국 신주권이 일반 투자자에게 그만큼 적게 돌아가게 된다. 따라서 M&A 성사가 어려워진다. 또한 M&A 실패 시에는 공모 가격의 90% 수준으로 되돌려 받을 수 있으므로 투자 손실이 커지게 된다.

현 주가 ‘적정’…장기 투자로 접근해야

공모 가격의 90%까지 보장돼

마지막으로 스팩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스팩 펀드는 스팩 공모주 청약을 통해 운용하는 펀드를 말한다. 그러나 현재 나와 있는 스팩 펀드는 일반 투자자들이 가입할 수 없다. 왜냐하면 모두 사모 펀드 형태로 운용되기 때문이다.

현재 스팩 펀드가 사모 펀드로 운용될 수밖에 없는 것은 현실적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재 상장돼 있는 스팩은 대우·미래에셋·현대·동양 4개밖에 없다. 펀드로 투자한다면 균등 배분할지라도 한 종목당 25%씩 투자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는 공모 펀드의 10% 룰에 위반된다.

10% 룰은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를 펀드 자산의 10%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조항을 말한다. 따라서 운용에 제약이 없는 사모 펀드로서만 스팩 펀드가 설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상반기 중 상장이 예정돼 있는 스팩이 약 10개에 이른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스팩이 10종류가 넘을 것이기 때문에 이르면 하반기 중에도 스팩 공모 펀드가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스팩에 투자하려면 시장에 상장돼 있는 종목에 직접 투자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면 스팩의 직접투자는 과연 투자 가치가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예스’다.

스팩 상장 초기에는 상장 프리미엄과 유동성 때문에 급등했지만 4월 14일 현재 대우증권스팩 3640원(공모가 3500원), 현대증권스팩1호 6550원(공모가 6000원), 동양밸류스팩 1만250원(공모가 1만 원)으로 공모가 대비 2.5~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공모가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

스팩은 M&A에 관한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프리미엄과 유동성만으로는 급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모 가격의 90% 이상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모 가격을 크게 밑돌기는 어렵다. 또한 M&A 시 투자 차익을 고려하면 현 가격대가 리스크 대비 수익 측면에서 매력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기대감 만을 가지고 변동성이 확대되며 수익을 내기에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더군다나 M&A가 성사되기까지 최소한 1년 이상 스팩에 자금이 묶여 있어야 한다는 사실 역시 부담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스팩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현 주가 ‘적정’…장기 투자로 접근해야



약력:
1979년생. 2007년 성균관대 경영학과 졸업. 2007년 SK증권 펀드애널리스트(현). 펀드 판매 전문인력 자격증, 투자상담사 자격증, 선물거래상담사 자격증 보유.

안정균 SK증권 펀드 애널리스트 jkahn@sk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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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0-04-22 1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