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751호 (2010년 04월 26일)

정상화까지 ‘험로’…송도 개발 ‘관건’

기사입력 2010.04.20 오후 03:41

대우차판매는 최근 건설 경기 침체로 유동성 압박에 시달려 왔다. 사진은 지난 4월 14일 채권단 회의 모습.

대우차판매는 최근 건설 경기 침체로 유동성 압박에 시달려 왔다. 사진은 지난 4월 14일 채권단 회의 모습.

올 초부터 유동성 압박에 시달려 오던 대우자동차판매가 결국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절차를 밟게 됐다. 대우차판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4월 14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1차 채권단 협의회에서 전체 채권단 중 92%의 동의로 대우차판매의 워크아웃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채권단의 워크아웃 결정으로 대우차판매는 오는 7월 13일까지 3개월간 채무 상환이 유예된다. 추후 채권단의 동의를 얻으면 1개월을 더 연장할 수도 있다.

대우차판매는 이로써 지난 2002년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후 8년 만에 또다시 워크아웃이라는 달갑지 않은 이력을 추가하게 됐다. 한 기업이 두 번씩이나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것은 매운 드문 일이다. 이 때문에 대우차판매가 이번 워크아웃을 통해 다시 경쟁력 있는 회사로 거듭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8년 만에 다시 찾아온 절체절명 위기

대우차판매는 지난 1993년 대우자동차(주)에서 판매 부문이 분리돼 국내 최초의 자동차 판매 전문 회사 및 종업원지주회사(EBO)로 출범했다.

대우자동차의 국내 판매를 전담하며 회사를 성장시켰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GM대우와 협력 관계를 맺고 GM대우의 자동차와 그 밖의 수입차·상용차 등을 판매하는 자동차 종합 판매 회사로 거듭나면서 2002년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정상화까지 ‘험로’…송도 개발 ‘관건’
현재 GM대우차뿐만 아니라 대우버스·타타대우상용차(트럭)·GM코리아의 수입차(사브·캐딜락)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계열회사 법인들을 통해 폭스바겐·아우디·크라이슬러·볼보 등 여러 가지 수입차 브랜드도 팔고 있다.

전체 사업의 75%에 달하는 자동차 판매 사업 외에도 대우차판매는 ‘이안’이라는 브랜드로 아파트 건설 사업을 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 사업에도 진출해 인천 연수구 동춘동 일대(송도) 부지 53만8600㎡(구 16만 평)에 3800여 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대개 채권단이 주도하는 강력한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이 뒤따르게 된다. 이와 관련해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이제 막 워크아웃 개시 결정이 났다.

회계법인의 심사를 통해 대우차판매의 경영 상태를 파악하는 일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구조조정이나 인력 감축 방안은 검토해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규모의 문제일 뿐 구조조정은 필연적인 수순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대우차판매가 임직원 수를 최소 10~20% 감축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대우차판매의 임원은 40여 명, 직원은 1100여 명에 이른다.

인력 감축의 경우 500명에 달하는 승용부문의 영업 인력이 손을 놓고 있지만 대우차판매가 향후 승용차 판매 대행 사업을 완전히 접지 않는 이상 이를 대폭 축소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쌍용차 3개 차종에 대한 국내 판매권을 대우차판매가 맡기로 한 최근의 양해각서(MOU)가 본계약으로 이어져 쌍용차의 판매를 대행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상화까지 ‘험로’…송도 개발 ‘관건’

쌍용차 3개 차종 판매 MOU 체결

이동호 사장(자동차부문) 등 현 경영진의 거취 문제도 관심거리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이동호 사장 등 현 대우차판매 경영진을 당분간 유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 실패에 따른 책임을 묻는 것보다 우선 회사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이 사장과 박상설 사장(건설부문)을 퇴진시킬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이 경우엔 지건열 상무(경영재무기획실장·CFO)가 ‘관리형’ 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당사자인 이 사장은 퇴진설을 일축하고 있다. 이 사장은 채권단의 워크아웃 개시 결정이 나기 직전인 지난 4월 12일 전 임직원에게 보낸 담화문에서 “2008년 세계 금융 위기가 건설 부문의 유동성 문제를 촉발했다”며 “수많은 어려움이 한꺼번에 몰려오고 급박한 변화가 일어난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표시했다.

하지만 일단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가면 회사를 살릴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과거의 사례를 보면 워크아웃 대상 기업으로 지정됐던 회사의 95% 이상이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며 “대우차판매는 송도 도시개발 사업 착수를 눈앞에 두고 있어 조기 정상화도 기대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자사주 91만6032주(발행 주식 수의 약 2.1%)를 보유하고 있는 대우차판매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회사의 조직과 관련해선 승용·버스·트럭·건설 등 4개로 구성된 사업 부문의 통폐합이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승용사업 부문이 최근 GM대우와의 결별로 사실상 활동이 중단된 상황에서 경영 효율화를 위해 승용·버스·트럭을 자동차판매 부문으로 합치고 전체적으로 자동차 판매·건설의 양대 부문으로 축소할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채권단에서는 이와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차판매가 유동성 확보에 기대를 건 건설부문의 인천 송도 도시개발 사업은 워크아웃 이후 오히려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대우차판매의 워크아웃을 조기에 종료시키고 이른 시일 내에 자금을 회수하는데 도움이 될 사업을 송도 개발로 판단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채권단과 대우차판매의 입장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 송도 도시개발 사업은 연수구 일대에 대형 주거 복합 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부지 대금만 1조 원이 넘는 만큼 채권단은 사업권 매각을 통해 자금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우차판매 측은 매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차판매 관계자는 “송도 부지는 매각하는 형식보다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투자를 받아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개발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며 송도 개발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우차판매가 추진해 왔던 우리캐피탈 매각은 채권단이 재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차판매는 자금 확보를 위해 우리캐피탈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웅진그룹 계열 웅진캐피탈과 매각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워크아웃 개시로 매각 협상이 원안대로 추진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우차판매는 우리캐피탈 지분 76.7%를 보유했지만 금호종금이 최근 담보권을 행사하면서 지분 29.2%가 금호종금으로 넘어갔다. 대우차판매는 그간 확장해 온 아파트 건설 등 사업이 최근 건설 경기 침체로 손실이 커진 데다 주력 사업이었던 자동차 판매 사업 역시 GM대우의 결별 선언으로 대폭 축소되면서 유동성이 크게 악화됐다.q

김재창 기자 changs@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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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0-04-23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