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트 로커’

이라크 바그다드. 폭발물 제거반 EOD (Explosive Ordnance Disposal) 특수부대는 3인 1조로 움직인다. 1명이 폭발물을 처리하면 나머지 2명의 경계병이 주변을 책임진다. 전임자(가이 피어스 분)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뒤 새로운 팀장 제임스(제레미 레너 분)가 부임한다. 그는 지금까지 878개의 폭탄을 제거한 EOD의 전설이다. 그러나 제임스는 부임 첫날부터 독단적인 행동으로 팀원 샌본(앤서니 마키 분)과 앨드리지(브라이언 개러티 분)를 위험한 상황에 빠뜨린다.

캐슬린 비글로는 ‘블루 스틸’, ‘폭풍 속으로’ 등으로 1990년대 초반 가장 촉망받는 액션영화 감독이었지만 이후 별다른 흥행작이 없었다. 각본가 마크 볼은 예전엔 주로 ‘빌리지 보이스’, ‘플레이 보이’ 등에 글을 기고하던 탐사 전문 저널리스트였다.

주연배우 제레미 레너와 앤서니 마키는 저예산 독립영화에 주로 출연하던 낯선 얼굴이었다. 어느 모로 보나 ‘허트 로커’는 개봉 전까지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전쟁, 그 이상의 전쟁 영화
폭발물 제거 특수부대는 지금까지 전쟁 영화에서 한 번도 제대로 다뤄진 적이 없었다. 중동 지역에서 가장 많이, 빈번하게 생명을 앗아가는 무기가 바로 불법 사제 폭탄이다. 그렇기 때문에 폭발물 제거반은 현대전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위험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특수부대다. 영화 곳곳에 배치된 폭발물 제거 장면의 집요한 묘사는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서스펜스를 제공한다.

죽음은 어디에나 편재하며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 죽음의 공포에 중독되어 버린 남자들은 전쟁터에서만 편안함을 느끼는 지경에 다다른다. “전쟁은 마약이다.” ‘허트 로커’ 첫머리에 등장하는 인용구다.

캐서린 비글로의 ‘허트 로커’가 한국 관객들에게 주목받은 건 2010년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부터였다. 가장 강력한 후보였던 제임스 캐머런의 ‘아바타’를 제치며 감독상·작품상·편집상 등 6개 부문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선입견을 잠시 제쳐두자. ‘허트 로커’는 놀랄 만큼 스릴 넘치고 흥미진진한 액션물이자 남성들의 정글을 바닥까지 파헤친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무조건 강력 추천이다.


킥 애스: 영웅의 탄생
전쟁, 그 이상의 전쟁 영화
영웅이 가장 필요한 요즘 같은 시대에 왜 아무도 슈퍼 히어로가 되려고 하지 않는가. 데이브(아론 존슨 분)는 직접 ‘킥 애스’라는 닉네임으로 슈퍼 히어로 활동을 시작한다.

몸을 사리지 않고 시민을 구하는 데이브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그는 새로운 우상으로 급부상한다. 여기에 경찰 출신 ‘빅 대디’와 그의 어린 딸 ‘힛걸’이 가세하면서 21세기형 슈퍼 히어로들의 활약이 시작된다. 현재 미국 박스오피스를 뜨겁게 달구는 화제의 블록버스터.


친정 엄마
전쟁, 그 이상의 전쟁 영화
엄마(김해숙 분)는 똑똑하고 야무진 딸 지숙(박진희 분)이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 지숙은 그런 엄마가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답답하고 속상하다. 결혼 5년 차, 딸까지 낳은 초보 엄마가 된 지숙은 갑자기 연락도 없이 친정집에 내려온다.

그리고 지난 34년 동안 미뤄왔던 엄마와의 2박 3일 데이트를 제안한다. 어쩌면 모녀는 세상에서 가장 끈끈한 애증으로 얽혀 있는 관계인지도 모른다. 눈물과 웃음으로 버무린 한국적 감동 드라마.


반드시 크게 들을 것
전쟁, 그 이상의 전쟁 영화
홍대 앞을 자주 방문하는 이들이라면 ‘타바코 쥬스’라든가 ‘갤럭시 익스프레스’ 같은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인디 뮤직 레이블 루비 살롱에 소속된 이 두 밴드는 밤과 낮처럼 다른 존재들이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로큰롤에 목숨 걸고 파고들지만 음악만큼이나 술을 좋아하는 타바코 쥬스는 술에 취한 나머지 공연마저 펑크 내기 일쑤다. “우린 안 될거야, 아마”라는 유행어를 낳은 화제의 로큰롤 다큐멘터리다.

김용언 씨네21 기자 eun@cine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