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756호 (2010년 06월 02일)

‘삶의 리스크’ 점검할 때… 준비 ‘미리’

기사입력 2010.05.25 오후 02:11

오래 사는 것은 축복일 수 있지만 재테크의 차원에서 본다면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다.

오래 사는 것은 축복일 수 있지만 재테크의 차원에서 본다면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다.

투자 수익은 리스크와의 함수관계다. 상식적인 얘기지만 리스크가 클수록 보상은 커지지만 그만큼 손실 위험도 비례해 커진다. 성공한 투자자와 그렇지 못한 투자자를 가르는 주요한 기준 중 하나가 바로 ‘리스크를 대하는 태도’다.

실패하는 투자자들일수록 보상에 초점을 맞추고, 성공하는 투자자들일수록 손실 위험에 초점을 맞춘다. 필자가 아는 투자 고수는 “투자의 본질은 첫째도 리스크 관리, 둘째도 리스크 관리, 셋째도 리스크 관리”라고 말할 정도다.

자산운용과 관리를 하면서 우리는 자신이 갖고 있는 삶의 리스크를 고려해야 봐야 한다. 인생에서 1차적인 리스크는 노동력의 상실 위험이다. 이 리스크는 가장 근본적인 리스크 가운데 하나다.

각종 질병이나 재해와 같은 사고를 만나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리스크에 희생당하게 된다. 이런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고안된 금융 시스템이 바로 보험이라는 제도다. 보험은 자산운용이란 탑을 쌓아올릴 때 기초가 되는 것이다.

흔히 실손보험이라고 불리는 의료비 보장보험, 암보험 등은 리스크 관리에서 맨 앞자리에 놓여야 하는 상품들이다. 여기에 장기적으로 이들 상품의 질(質)은 과거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암보험의 예를 들어 보자. 과거에는 생존 확률이 거의 100%에 가까운 갑상선암이나 전립선암 등과 폐암·위암 등에 대해 보험사들은 차등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보험사들의 암보험 지급 금액이 많아지자 최근 주요 대형 생보사들은 아예 암 전용 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수명 연장’도 리스크다

미래의 손실에 대비하겠다는 경영상의 의사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암환자들의 숫자는 비례해서 늘어날 것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이런 경영상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몇 가지 전략을 선택하게 된다.

보험 가입 요건을 까다롭게 하든가, 아니면 보험금을 줄이든가, 아니면 갱신형으로 바꿔 보험료 부담을 고객에게 부가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하루빨리 의료비나 암 등에 대비한 보장성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인생 리스크 관리의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다.

평균수명의 연장은 의료비뿐만 아니라 장수에 필수불가결하게 수반되는 노후 생활비 리스크를 늘린다. 즉,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 아닌 위험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후와 같은 미래의 문제보다 현재의 문제에 더 초점을 맞춘다. 주식시장을 예로 들면 5년, 10년 후의 시장 전망보다 내일의 주가가 더 큰 관심을 쏟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재테크 기간과 투자 방법을 통제한다면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 사진은 그리스 위기로 폭락한 국내 주식시장 모습.

재테크 기간과 투자 방법을 통제한다면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 사진은 그리스 위기로 폭락한 국내 주식시장 모습.

사람들의 이런 심리적 편견 때문에 인기와 유행을 타고 등장하는 존재가 사이비 주식 예측가들이다. 이들은 먼 훗날의 시장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는다.

대중이 그런 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은 훗날의 만족보다 짧은 기간의 만족을 선호한다. 즉각적인 만족을 원하는 이들에게 부응하는 방법은 단기 예측을 그들에게 제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회의론적 사고를 위해 확률을 검토하면 내일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의 확률은 모두 똑같이 50 대 50이다. 전문가든 아마추어든, 아니면 주식에 전혀 문외한인 사람이든 이들이 갖는 내일 주가 예측의 성공 확률은 모두 5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장수 리스크를 대할 때도 사람들은 이런 동일한 심리적 함정에 빠진다. 노후는 나중의 문제이고 자녀 교육이나 생활비는 현재의 문제다. 현재의 문제가 미래의 문제를 잡아먹는 격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장수 리스크는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단, 하나의 방법은 미리미리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준비해 두는 것 외에 달리 길이 없다. 각종 연금 상품을 이용해 장수 리스크에 대비하는 전략을 하루빨리 세워 둘 필요가 있다.

다음은 투자 고유의 리스크다. 투자 고유의 리스크는 가격 변동으로부터 발생한다. 가격은 오르고 내리기 때문에 매수와 매도 시점을 잘못 선택하거나 종목을 잘못 고르면 커다란 리스크를 짊어지게 된다.

투자 고유의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지나치게 시장 전망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를 판단하는 행위 자체 때문에 오히려 시장 변동성에 희생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주식시장을 예로 들면 주가 변동의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은 시장 전망보다 투자 기간과 투자 방법에 집중하는 것이 차라리 더 나은 전략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가장 큰 투자 리스크는 원금 손실이다.

따라서 주식형 펀드와 같은 투자 상품에 투자하면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원금 손실의 가능성을 줄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재테크의 적 ‘인플레이션’

또 하나는 그런 방법이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범위라면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시장 변동성이다. 시장 변동성은 자연의 이치와 같은 것이다. 반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내 금융자산 중 몇 %를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것인지, 몇 년 동안 투자할 것인지, 거치식과 적립식 중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 등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기간과 투자 방법에만 자신의 통제 영역을 두더라도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한국 등의 시장을 분석해 보면 대략 4~5년 정도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거창하게 시장 전망을 하는 것보다 소박하게 자신이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을 정해 놓고 4~5년 정도 꾸준하게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리스크도 더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끝으로 인플레이션 위험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돈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교환하기 위한 수단이다. 물건이나 서비스의 가격 변동에 따라 돈의 가치도 달라진다. 큰 틀에서 보면, 물가는 장기적으로 오른다고 생각해야 한다.

생활비도 오르고 교육비도 오른다.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비하는 길은 물가 상승과 궤를 같이하면서 움직일 수 있는 자산을 어느 정도 보유하는 것이다.

집을 마련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고, 인플레이션 연동 채권 같은 것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개인 소액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비하는 손쉬운 방법 중 하나는 주식형 펀드 등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다. 주식은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비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 훌륭한 대비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투자를 하고 있거나 아니면 새로운 투자를 하고자 하는 이들은 먼저 자신이 갖고 있는 삶의 리스크를 하나하나 점검해 보자. 그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자신이 가입해 놓은 금융 상품이 적합한지도 따져 보자.

그리고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고민해야 한다. 앞서 얘기했듯이 투자 기간과 투자 방법은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이런 식의 접근 방법을 통한다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삶과 투자에 수반되는 리스크를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리스크’ 점검할 때… 준비 ‘미리’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한국경제TV, 이코노미스트 등 경제 전문 매체의 재테크 담당 기자를 거쳐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 lsggg@miraeass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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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0-06-03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