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스타의 격려 한마디

[140자 인터뷰]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는 일을 찾으라”
트위터는 140자 미만으로 상대방과 대화할 수 있는 마이크로 블로그다. 이른바 소셜 네트워크 또는 소셜 미디어의 상징으로 최근 이용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6월 기준 국내 가입자 수만 70만 명에 육박한다.

트위터의 장점은 빠른 접근성과 간편성 그리고 정치, 경제, 언론, 연예계 등 다양한 유명 인사와의 양방향 소통에 있다. 예컨대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트위터의 좋은 점은 소통, 실명, 짧고 분명, 문자 비용 공짜, 무한 정보 대기 중, 시간 보내기 좋음-화장실, 미용실, 지루한 행사 등”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아고라(twtagora.com)’에 따르면 트위터에 가입된 유명인은 국내 326명, 해외 113명에 이른다. 연예인에서부터 정치인, 기업인, 아나운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군의 유명인들이 트위터에서 활동 중이다.

그렇다면 트위터를 이용해서 취재도 가능할까. “취업 문제로 힘겨워하는 젊은이들에게 격려의 한 말씀”이란 주제로 유명인에게 취재를 요청했다. 취재 내용을 감안해 10대 아이돌 그룹과 20대 초반의 젊은 연예인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렇게 추려낸 약 70명의 국내외 유명인 중에는 미국의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오 자히르’로 유명한 브라질의 대표 작가 파울로 코엘료, 최근 트위터를 개설해 화제가 된 박근혜 의원,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 방송인 김제동, 배우 박진희 등이 포함됐다. 약 10일간의 온라인 접촉 끝에 총 14명의 유명인이 격려 메시지를 보내왔다.

오바마·박근혜·코엘료에게 들이대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스마트폰으로 취재에 응했다. 그는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나에게 가능한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택하기 바란다. 배우려는 열정과 사람과 일에 대한 성의가 있으면 발전의 기회는 어떻게든 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가수 윤도현은 요즘 ‘하루 팔굽혀펴기 100개’라는 미션을 수행 중이다. 팔굽혀펴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취재를 요청했다. 잠시 후 그는 로커 특유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메시지를 전했다. “88만 원 세대의 고통과 불안함을 당신들의 열정과 끈기,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으로 극복해내길 바란다”며 “작은 꿈이라도 하나 있다면 일은 쉬워진다”고 말했다.
[140자 인터뷰]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는 일을 찾으라”
방송인 김제동과 이야기를 나눴던 날은 장맛비가 내렸다. 그는 노란색 우비를 입고 한강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며 스마트폰으로 트위터를 하고 있었다.

취재를 요청하자 그는 “행복하고 기쁜 일, 자신의 성취가 다른 이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이 되는 일, ‘이만큼이나 벌어도 되나’라는 의문과 약간의 죄책감이 들어서 기부로 이어질 수 있는 일, 무엇보다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는 일, 내가 최고라는 자만이 아닌 자존의 일을 찾으라”고 했다. 특유의 웃음소리 ‘캬캬’를 넣어 만든 문장이 마치 코앞에서 말하는 듯 생기가 넘쳤다.

코미디언 김영철은 영어 실력이 뛰어나다. 그는 직접 영어공부 방법을 담은 책을 집필하는가 하면 영어 교수로 대학 강단에 서기도 했다. 끼와 실력을 동시에 갖춘 그는 “1. 철저한 정보 수집과 준비.

인터뷰 연습·어학 등 2. Change your attitude 긍정적인 태도로 바꾸어라. 걱정과 부정적 태도 버리고 잘 웃고 리액션 잘해라 3. Think big 꿈은 크게 가지는 법, 높은 연봉을 꿈꿔라”며 취업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전했다. 그는 “140자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며 “꿈은 크게 목표 설정은 높게” 잡으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남본좌’라고 말하는 코미디언 남희석은 재치 넘치는 답으로 기자를 웃음 짓게 했다. “여러분, 어찌 되었든 놀지 맙시다! 집에서 쌀값의 압박에서 벗어나게 합시다!”

오상진 아나운서는 취재를 요청한 대학생 기자의 트위터를 훑어본 후 “멘션들을 보니 파울로 코엘료 등 가리지 않고 막 들이대고 있군요. 대학생 기자다워요!”라고 운을 뗐다. 그러고는 “요즘 취업난에 힘들어하는 후배들을 보며 선배로서 참 많이 죄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려 어른들이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줄이고 초급을 깎고 있죠. 옳지 않습니다. 바꿔야 합니다. 어깨 걸고 연대해서 동기끼리 경쟁하고 쟁취하기보다는 사랑하고 나눌 수 있는 사회를 만들도록 돕겠습니다. 일단 들어와서 ‘조져’주세요!”라고 말했다.
[140자 인터뷰]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는 일을 찾으라”
“고용정책·사회 분위기가 더 큰 문제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CEO는 취업 문제로 조급해하는 젊은이들에게 “인생은 마라톤이다. 누가 먼저 100미터를 멋있게 달렸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늦더라도 지속적으로 좋아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라”며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고 당부했다.

가수 신해철의 별명은 ‘마왕’이다. ‘고스트 스테이션’이란 새벽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붙은 별명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대답은 역시 남달랐다. 그는 “취업 문제를 문제시하는 사회가 더 문제”라며 “대입시험 치르고 집에 오니 무관심한 척 등 돌리고 있던 울 엄마 아빠 고마웠습니다. 젊은이들을 힘들게 하는 건 주위에서 발작하는 사회 분위기지 취업 그 자체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본 그의 팔로어들은 “역시 마왕답다”는 글을 그의 트위터에 남겼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짧은 답변을 스마트폰으로 보내왔다. “순간에 최선을 다하시고 끝까지 노력합시다.” 반면 진보신당의 노회찬 대표는 특유의 진지·다정 모드로 답변에 임했다. “많이 힘드시죠. 취업난의 근본 원인은 본인보다도 잘못된 고용정책에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죄송합니다. 끝까지 희망을 잃지 마시고 용기를 가지십시오. 고용정책을 바로 잡는 데도 함께 나섭시다. 파이팅!”이라고 말하며 정부 고용정책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했다.
[140자 인터뷰]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는 일을 찾으라”
뮤지컬 배우로도 유명한 가수 옥주현은 뮤지컬 대사 느낌의 답변을 보내왔다. 그녀는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 일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에 그것을 직업으로 갖는 건 큰 행복이죠. 자신을 냉정히 바라보고 판단할 수 있는 현명한 시야를 갖고 정확하다 느껴지면 올인하고 그 분야의 바다가 되어 모든 걸 담고 내 흐름에 춤을 추고 넘실거릴 세상을 만들어 가시길!”이라며 취업준비생을 격려했다.

이재훈 대학생 기자(연세대 원주캠퍼스 국어국문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