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만 해도 아이폰(iPhone)과 트위터(Twitter)는 남의 나라 얘기처럼 들렸다. 그러나 요즘은 누구나 아이폰과 트위터를 이야기한다. 트위터는 2~3년 전만 하더라도 이름도 듣지 못했는데 하루에 35만 명씩 이용자가 늘어 전 세계에서 1억5000만 명이 쓰고 있다.

4년 전인 2006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에반 윌리엄스가 메모지 한 장으로 기획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처럼 빠르게 보급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휴대전화의 단문 서비스 같은 메시지 전달 방식을 인터넷으로 할 수 없을까’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간단하고 쓰기 쉬운 메시지 전달 방법을 생각했다.

트위터는 창업 당시 3~4명의 작은 게릴라 팀으로 시작했지만 대기업보다 훨씬 개방적이고 고객 중심적인 ‘TORU’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다. TORU는 시기에 맞게(Timely), 개방(Open), 유용한(Relevant), 유비쿼터스(Ubiquitous)의 영어 머리글자에서 따온 말이다.

트위터에서는 크고 대단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작지만 유용한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작은 팀이 기민하게 움직인다. 작은 프로젝트는 평균 0.5명이나 1명이 개발하며 아직도 한 사람이 트위터의 알고리즘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제품을 내놓고 고객이 쓰는 것을 보고 추가로 기능을 보완한다. ‘리트윗(RT)’ 기능은 고객들이 쓰는 것을 보고 받아들인 것이다.

트위터는 매우 개방적인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자신들이 개발한 서비스지만 누구나 접속해 쓸 수 있도록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공개했다. 트위터를 이용할 때 무료이기 때문에 수익이 나지 않는 상태에서도 누구든지 자신의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트위터 플랫폼을 이용해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이 30만 개에 이르고 트랜잭션의 75%가 트위터가 아닌 다른 플랫폼이나 애플리케이션에서 접속되고 있다.

이들은 당장에 수익이 나지 않지만 고객이나 다른 애플리케이션 업체에 개방해 고객의 숫자를 늘리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유비쿼터스 정책으로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서비스된다. 처음에는 PC의 인터넷에서 시작됐지만 스마트폰이 나오자 즉시 스마트폰 서비스를 추가했다.

기기도 블랙베리·아이폰·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서비스되도록 개방했다. 언제 어디서나 어느 기기로나 단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 고객에게 필수적인 서비스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트위터가 강조하는 것은 유용성이다. 단순히 재미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은 단명한다. 그러나 유용한 애플리케이션은 항상 이용하고 오랫동안 사용된다.

트위터 고객이 최근 1~2년 사이에 급성장해 직원이 250명으로 늘었지만 아직도 작은 기업이다. 설립한 지 불과 4년밖에 안 되는 작은 회사인 트위터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대명사가 된 것은 그들의 경영 철학과 원칙이 개방과 공유의 시대 트렌드에 알맞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애플·구글·페이스북과 같은 신IT 기업들의 성장을 부러운 눈으로 보고 있다.

벤처기업들은 트위터·징가·그루폰과 같은 SNS 기업의 성장에 놀라고 있다. 하지만 만약 트위터 같은 회사가 우리나라에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기술적으로는 지금의 트위터보다 더 뛰어난 제품을 만들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트위터처럼 경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영 철학이고 소셜 오픈 리더십이다.


[CEO ESSAY] 트위터의 경영 철학
김영한 앱컨설팅 대표


약력 :
1948년생. 한국외국어대 대학원 졸업. 1987년 삼성전자 이사. 2001년 국민대 교수. 앱컨설팅 대표(현). 앱 전도사로 앱 비즈니스 강의와 컨설팅을 하고 있다. ‘앱마케팅’, ‘스마트 비즈니스 전략’ 등을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