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차세대 리더들 - GS그룹

[Special ReportⅡ] 혁신 마인드 ‘으뜸’…글로벌 역량 ‘굿’
GS칼텍스·GS리테일·GS샵·GS건설 등은 국내에서 ‘넘버 원’을 다투는 기업들이다. 이는 GS그룹이 LG그룹에서 분가한 뒤 비교적 짧은 기간에 안정된 성장 기반을 갖춘 원동력이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33대 회장으로 추대된 허창수 그룹 회장은 성장과 혁신, 글로벌을 누누이 강조한다. 허 회장을 도와 세계적인 기업으로의 도약을 이끌 GS그룹의 차세대 리더들을 소개한다.

허씨 가문의 GS그룹이 2004년 LG그룹에서 분가할 때만 해도 재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57년간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돈독한 동업 관계를 유지했지만, 구씨 가문이 경영 전면에 나선 반면 허씨 가문은 주로 안방 살림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GS그룹은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실속 있는 성장을 지속해 왔다. 매출 규모를 보면 그룹 출범 당시 23조1000억 원에서 2010년 52조여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고 자산 규모도 18조7000억 원에서 43조 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GS그룹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허창수 회장은 선이 굵은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사람을 한 번 믿으면 끝까지 믿고 맡기는 스타일로 계열사 전문 경영인들에게 책임 경영을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행력을 중시하는 허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임원들은 회사의 엔진이며 실행을 이끄는 선도자”라고 강조한다. 또한 글로벌 역량을 키울 것을 주문한다. 허 회장은 올 초 ‘GS 신임 임원과정’에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글로벌 기업의 주역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GS그룹의 고민은 신성장 동력 확보다. 그룹의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그 일환으로 그룹 출범 이후 인수·합병(M&A) 기회를 엿봤지만 큰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그룹 최고경영진이 지나치게 소심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신사업 진출과 글로벌화로 GS그룹의 또 다른 도약을 이끌어낼 인재가 차세대 리더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계열
[Special ReportⅡ] 혁신 마인드 ‘으뜸’…글로벌 역량 ‘굿’
GS칼텍스와 GS EPS 등 에너지 기업들은 GS그룹의 주력으로 그룹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80%에 달한다. GS칼텍스는 GS그룹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GS칼텍스의 CEO인 허동수 회장은 고 허정구 전 삼양통상 회장의 차남으로 1973년 GS칼텍스에 입사한 후 38년째 근무하고 있는 에너지 전문가다. 이 때문에 정통 에너지 전문가들을 중용하고 있다.

GS칼텍스의 매출 원가 구조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은 전체 매출 대비 약 80% 이상 차지하는 원유 도입이다. 이에 따라 원유 도입을 담당하는 서플라이&트레이딩(Supply & Trading)본부는 GS칼텍스의 손익을 좌우하는 핵심 부서로, 본부장인 김병열 부사장의 역할이 막중하다. 김 부사장은 경영기획부문장, 경영전략본부장 등 핵심 부서를 거쳐 2009년부터 서플라이&트레이딩본부장을 맡고 있다.

정유업은 대규모 장치산업이라는 산업 특성에 따라 생산을 담당하는 생산본부장의 비중도 만만치 않다. 단일 공장 규모로 세계 4위인 GS칼텍스의 여수 공장을 책임지고 있는 전상호 사장은 연세대 화학공학과 출신으로 주로 원유 트레이딩 업무를 담당해 왔다.

GS칼텍스는 원유 도입 시 달러 결제를 기본으로 하며 유전스(Usance)라는 기한부 어음을 이용한다. 따라서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환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재무본부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엄태진 전무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연세대 회계학 석사 출신인 엄 전무는 GS칼텍스 입사 이후 세무·관리·경리 등을 두루 섭렵한 정통 재무통으로 알려져 있다.

GS칼텍스는 2010년에 이어 올해도 경영 목표를 ‘브리지 투 더 퓨처(Bridge to the future)’로 하고 저탄소 녹색 성장에 기반한 신성장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신사업본부를 책임지고 있는 류호일 부사장은 미 유타대 에너지학 박사 출신으로 경영전략본부장을 거쳐 2010년 신사업본부 신설과 함께 본부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GS칼텍스의 신사업 분야 중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EDLC용 탄소소재’ 생산법인인 파워카본테크놀로지의 구미 공장 준공 등이 류 부사장의 작품이다.

GS EPS는 국내 최초 민자 발전회사다. 충남 당진에 1100MW급 LNG복합화력발전소 1, 2호기와 2.4MW급 연료전지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400MW급 LNG복합화력발전소 3호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 산둥성에 바이오매스(Biomass)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 EPS는 4개의 사업 부문(신사업·생산·경영지원·기획)이 있다. 이 4개 사업 부문장이 차세대 리더로 꼽힌다.

김선익 신사업부문장(전무)은 연세대 화학공학과 출신으로 GS EPS 창립 멤버다. LNG복합화력발전소 1, 2호기와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회사의 주력인 전력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정지섭 생산부문장(전무)은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줄곧 발전 기술 분야에서 일해 온 대표적인 엔지니어 출신이다.

재무와 인사를 담당하고 있는 류병희 경영지원부문장(상무)은 GS리테일의 자회사인 GS왓슨스 상무(CFO)를 거쳐 GS EPS 경영지원부문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종훈 기획부문장(상무)은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금성산전(현 LS산전) 기획팀, GS건설 사업기획팀을 거쳤다. 1996년 GS EPS에 합류해 경영기획팀·글로벌사업팀·발전기술팀을 거친 기획 전문가다.
[Special ReportⅡ] 혁신 마인드 ‘으뜸’…글로벌 역량 ‘굿’
유통 계열

허승조 부회장이 이끄는 GS리테일은 편의점 사업과 수퍼마켓 사업이 주력이다. 이와 함께 도넛 사업과 헬스&뷰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 리더로는 수퍼마켓사업부의 홍재모 대표(부사장), 편의점사업부의 윤일중 대표(부사장) 등을 꼽을 수 있다.

홍재모 대표는 성균관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LG상사와 LG패션을 거쳐 GS리테일의 상품부문장을 역임했다. GS수퍼마켓이 대형 유통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해 온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윤일중 편의점사업부 대표는 부산대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LG상사에 입사해 도쿄·오사카 지사장, 마트지원팀장 등을 거친 후 GS리테일에서 MD본부를 오랫동안 이끌었다. MD본부에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부터 편의점사업부를 담당하며 공격 경영을 펼치고 있다.

허태수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GS샵은 CJ오쇼핑과 자웅을 겨루고 있는 TV 홈쇼핑 업체다. 지난해 2조2290억 원의 취급액으로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이 같은 성과의 일등 공신은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영업본부장 임원호 전무와 영업외 지원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미디어HR부문 조성구 전무가 있다.

임원호 전무는 TV·인터넷·카탈로그 쇼핑 등 GS샵의 주력 사업부를 비롯해 T커머스와 인도사업부 등 영업 전반을 이끌고 있다. 고수익 상품 개발을 주도하며 지난해 TV 쇼핑에서 전년 대비 14%, 인터넷 쇼핑에서 전년 대비 20.6% 신장시켰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조성구 전무는 미디어HR부문을 이끌며 영업을 지원하고 있다. 1984년 LG상사로 입사해 재경·런던법인·기획 등을 담당했으며 LG그룹 회장실을 거쳤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 홈쇼핑 사업에 필수적인 미디어 플랫폼과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한편 고선명(HD) 방송 등 뉴미디어 환경에 대한 대응에도 경쟁사보다 한발 앞섰다는 호평을 듣고 있다.
[Special ReportⅡ] 혁신 마인드 ‘으뜸’…글로벌 역량 ‘굿’
건설&상사 계열

GS건설은 지난해 수주 14조1000억 원, 매출 7조8900억 원을 달성하는 등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다. GS건설은 최고경영자(CEO) 허명수 사장을 비롯해 해외사업총괄(CGO) 우상룡 사장, 안전총괄(CSO) 이휘성 부사장 등 3인이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GS건설의 강점은 분산된 사업 포트폴리오다. 매출이 주택, 토목 등 전 사업부문별로 고르게 분산돼 있어 외부 리스크에 강하다는 것이다.

플랜트사업본부장인 장무익 부사장은 1984년 GS건설에 입사해 해외사업담당 등을 거쳐 2009년부터 플랜트 사업을 이끌고 있다. 취임 첫해 연속으로 대규모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는 등 국내 주택 경기 침체 속에서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GS건설이 차세대 신성장 사업으로 꼽고 있는 발전·환경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허정재 부사장은 서울대 공업교육과를 졸업한 뒤 현대엔지니어링을 거쳐 지난 2008년 GS건설로 스카우트된 인재다. 토목사업본부장인 박종인 부사장은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후 울트라건설을 거쳐 2005년 GS건설에 영입됐다.

건축사업본부장인 손인석 전무는 부산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GS건설에 입사한 정통 건축맨이다. 주택사업본부장 임충희 전무는 청주대 경영학과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GS건설에 입사해 재경담당, 베트남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주택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GS글로벌(구 쌍용)은 GS그룹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이다. 철강 및 기계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김태우 전무는 보성고, 고려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주)쌍용에 입사해 미국 지사, 뉴델리 지사장, 철강 담당 상무 등을 거쳤고 현재 철강2부문 및 기계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자원·석유화학·생활물자 사업부 담당인 권재홍 전무는 LG상사에서 25년간 관련 업무를 경험한 자원·산업재 분야 전문가다.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 출신으로 1983년 LG상사에 입사해 뉴욕지사, LG그룹 회장실을 거쳐 LG상사 철강·석탄담당 상무, 싱가포르 법인장 등을 역임했다.

취재=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