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브라질에 고로 제철소 건설 급물살

동국제강은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브라질 철강 산업을 개척, 브라질 고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브라질에 고로 제철소를 건설해 글로벌 1000만 톤 체제로 성장하기 위해서다. 민간 최초의 철강사로서 한국 전기로 제강의 역사를 써온 동국제강으로서는 고로 사업 진출은 반드시 달성해야 할 숙원이다.

동국제강은 글로벌 고로 제철소를 향해 오랜 기간 치밀하게 준비했다. 동국제강 57년 역사를 통틀어 1990년대 고로와 같은 상공정 사업을 위해 현재 후판 공장을 건설한 당진에 고로 사업을 검토하기도 했으며 남미 지역 진출도 그때부터 검토해 왔던 사안이다.

장세주 회장 노력 큰 힘 발휘해
[컴퍼니] 글로벌 1000만 톤 생산 체제 구축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등으로 미뤄졌던 도전은 2000년대 초반부터 브라질 철강 사업 진출 시도로 이어졌다. 포기하지 않는 동국제강의 열정은 드디어 브라질에서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2007년 동국제강과 발레가 고로 건설을 선언하기에 이르렀고 2008년 4월 현지에 고로 사업을 위한 합작사 CSP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고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년 가까운 준비 끝에 예비 환경 평가를 통과하고 2009년 12월부터 고로 부지 예정지의 정지 작업을 시작했다.

2010년 11월 4일에는 또 다른 이정표가 세워졌다. 동국제강과 발레의 합작 프로젝트에 세계 최고의 철강 경쟁력을 갖춘 포스코가 합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3사는 브라질 고로 제철소 합작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1단계로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Ceara) 주의 페셍(Pecem) 산업단지에 발레 50%, 동국제강 30%, 포스코 20% 정도의 지분율로 참여해 연산 300만 톤급 고로 제철소를 오는 2014년까지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향후 2단계 프로젝트로 300만 톤급 고로를 추가해 600만 톤 규모의 고로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기까지는 장세주 회장의 노력이 큰 힘을 발휘했다. 장 회장은 오래전부터 동분서주하며 남다른 공을 들였다. 2005년 12월 장 회장이 브라질 제철소 프로젝트를 위해 브라질 현지를 방문했을 때 지역 주민들은 환호했다. 장 회장은 이날 방문을 위해 1주일 전부터 밤잠을 아껴가며 공부했다.

브라질 공용어인 포르투갈어로 연설하기 위해서였다. 장 회장은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려는 기업의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현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우선”이라며 포르투갈어 연설을 연습했다. ‘신이 축복한 나라’라는 자부심으로 뭉친 브라질 사람들도 놀랐다. 장 회장의 진심 어린 메시지에 모두 기립 박수를 보냈다. 한국과 브라질의 문화 차이를 좁히려는 노력이었다.
[컴퍼니] 글로벌 1000만 톤 생산 체제 구축
동국제강의 브라질 고로 사업은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사와 세계 최고 경쟁력의 철강사가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발전하게 됐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 철강 기업이 손을 잡고 해외에서 제철소를 건설하는 첫 프로젝트이며, 안정적으로 소재를 확보하고 성장성이 높은 브라질에 진출한 것을 의미한다.

합작 3사는 향후 상호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발전시켜 한국에서의 철강 성공 신화를 브라질에서 재현한다는 목표다. 세계 철강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새로운 상생의 모델이 될 동국제강의 자부심의 결실이다.

김상헌 기자 ksh123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