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러’

야심만만한 정치인 데이빗 노리스(맷 데이먼 분)는 차기 상원의원 후보 선거에서 패한다. 삶에서 최초로 패배를 맛본 날, 데이빗은 화장실에서 아름다운 발레리나 엘리스(에밀리 블런트 분)와 마주친다.

두 사람은 첫눈에 서로에게 반하고 데이빗은 그녀로부터 받은 영감에 따라 즉석연설을 성공적으로 마친다. 버스에서 다시 마주친 두 사람은 뜨거운 사랑에 빠지는데, 그때부터 수상한 사내들이 데이빗의 뒤를 쫓는다.
the_adjustment_bureau_emily_blunt_matt_da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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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조정국(The Adjustment Bureau-영화의 원제)’, 즉 세상만사의 인생을 세밀하게 설계하고 조정하는 거대한 ‘계획’의 일원이었다. 그들에 따르면 데이빗과 엘리스의 사랑은 그들의 계획에 들어 있지 않았다.

사랑을 포기한다면 데이빗은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오르고 엘리스는 세계 최고 발레리나가 될 것이지만, 거부한다면 두 사람은 나락으로 굴러떨어지게 된다. 필립 K 딕은 유독 영화계가 사랑하는 SF 작가다. 당장 떠오르는 유명 작품들만 해도 ‘블레이드 러너’, ‘토탈 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 ‘페이첵’ 등이다.

이 밖에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TV 영화까지 합한다면 그의 원작에서 출발한 작품들은 거의 20여 편에 달한다. 무엇보다 그의 작품이 ‘하드 SF’ 계열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 일반 영화팬들에게도 쉽게 어필하는 매력이 아닐까.

증상의 강도는 다르겠지만 현대인들 누구나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기 때문에 보다 잘 공감할 수 있는 강박증이 필립 K 딕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지금 나를 둘러싼 세계가 진짜가 아닐지도 모르고, 누군가가 내 인생에 몰래 개입해 내 행동 패턴을 조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에 얽힌 진실을 알아냈다고 생각한 순간 주변에선 나를 정신병자로 몰아가고 말 것이다’라는 등의 플롯. 한마디로 ‘매트릭스’의 세계관은 필립 K 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란 뜻이다.

‘컨트롤러’는 필립 K 딕의 단편 ‘조정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블레이드 러너’와 ‘제이슨 본’ 시리즈가 만난 셈이다. 필립 K 딕 식의 강박을 육체적으로 옮기는 순간, 몸으로 뛰고 구르는 스릴러가 가능해진 것이다. ‘오션스 트웰브’와 ‘본 얼티메이텀’의 각본을 썼던 조지 놀피 감독의 연출력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영화] 조작된 미래, 온몸으로 거부하라
결혼한 지 5년째, 아내(임수정 분)는 다른 남자가 생겼다며 헤어지자고 한다. 남편(현빈 분)은 이유를 묻지 않는다.

아내의 애인이 데리러 오기로 한 날, 남편은 그녀가 짐 싸는 것을 도와주고 맛있는 커피를 내려준다.

이별을 준비하면서 예전의 추억이 조금씩 되살아나며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 2011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이자 입대를 압둔 톱스타 현빈의 마지막 작품.


파수꾼
[영화] 조작된 미래, 온몸으로 거부하라
고등학생 기태(이제훈 분)가 죽었다. 기태의 아버지(조성하 분)는 아들의 죽음 이면에 뭔가 설명되지 않는 점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의 친구들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기태의 죽마고우들은 진실을 말하길 꺼린다. 한때 모든 것을 나누던 우정이 어떻게 사소한 오해와 자존심 싸움으로 균열을 일으켰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이했는지….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와 2011년 로테르담국제영화제를 휩쓴 화제작.


랭고
[영화] 조작된 미래, 온몸으로 거부하라
카멜레온 랭고(조니 뎁 분)는 우연한 계기로 사막의 무법자 매를 죽이게 된다. 얼떨결에 마을의 영웅이 되어버린 랭고는 황무지의 보안관으로 추대 받고, 마을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수많은 적들과 싸워야만 한다.

‘스타워즈’, ‘해리 포터’,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등의 컴퓨터그래픽(CG) 특수 효과를 전담했던 ILM이 처음으로 도전한 애니메이션이자 ‘캐리비안의 해적’ 감독과 주연 배우가 뭉친 화제의 애니메이션.


김용언 씨네21 기자 eun@cine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