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고객 감동에 ‘올인’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의 100대 기업 조사 결과 대다수가 ‘고객 감동’을 최우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이 감동하지 않은 기업은 성장은커녕 생존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3월 ‘비전 2020’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동행(Together for a better future)’을 발표한 것도 같은 의미다.

“인간 존중 및 환경 친화적인 경영을 실천해 최상의 가치를 창출하고 이해관계인들과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한다”는 것이 ‘비전 2020’의 핵심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동안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 왔던 자동차 부문은 ‘자동차에서 삶의 동반자로(Lifetime partner in automobiles and beyond)’라는 슬로건 아래 “혁신적 기술의 대중화와 최상의 품질과 서비스를 기반으로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삶을 더욱 편리하고 즐겁게 영위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 제공”을 비전으로 설정했다.

현대자동차는 올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발표한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고객 만족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우선 ‘365일 찾아가는 시승 서비스’를 지난 1월부터 시작했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담당 직원이 예약한 차를 갖고 방문하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수입차 업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서비스다. 지난 6월까지 1만9000여 명이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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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투홈’ 서비스 호평 얻어

신개념 정비 서비스인 ‘홈투홈(Home to Home)’ 서비스도 눈에 띈다. ‘홈투홈’ 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정비 요원이 직접 찾아가 차량을 가져오는 ‘픽업서비스’ 및 차량 수리 완료 후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차량을 가져다주는 ‘딜리버리 서비스’가 있다. 6월까지 2만여 명의 고객이 이용했다. 현대차 고객센터를 통해 최소 하루 전까지 픽업·딜리버리 서비스를 예약, 신청할 수 있다.

고객 응대 공간에 대한 인식을 바꾼 것도 신선하다는 호평을 얻었다. 전국 영업점을 단순 비즈니스 공간에서 고객의 감성과 기대 수준을 만족시키는 복합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우선 무인 고객 응대 기능을 갖춘 ‘현대 스마트뷰’를 지난 4월부터 전국 영업점 및 서비스센터에 보급하고 있다. 이 기기는 검색을 희망하는 차량의 특장점·디자인·제원·광고·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55인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제공하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첨단 무인 정보 단말기다.

이와 함께 ▷이달의 구매 혜택, 견적 내기 등 구매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구매 도우미 기능’ ▷전 세계 현대차 공장 및 연구소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월드 와이드 현대’ 등의 기능들이 탑재됐다.

기아차 역시 국내 판매 및 서비스 거점 등 고객 응대 공간에 인터랙티브 터치스크린, PDP, 멀티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디지털 장비를 구비하는 등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다.

멤버십 서비스도 강화했다. 현대·기아차는 토털 프리미엄 멤버십 서비스 ‘블루 멤버스’와 ‘큐 멤버스’를 선보였다. 현대차 ‘블루 멤버십’에 가입한 고객은 멤버십 카드 한 장으로 토털 차량 관리를 받을 수 있다.

블루핸즈(BLUhands: 직영서비스센터+정비 협력회사)를 통해 신차 출고 뒤 8년간 8회에 걸쳐 차량 상태와 각종 소모품을 점검해 주는 블루 점검 서비스와 차량 케어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기아차의 ‘큐 서비스’ 역시 신차 출고 뒤 8년간 8회에 걸쳐 정기 점검 및 차량 케어 서비스와 정비, 주유, 보험 가입 등 차량과 관련된 모든 부분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애프터서비스(AS)도 ‘애프터’에서 ‘비포’ 개념으로 전환했다. 기존의 애프터서비스가 정비소에 입고된 차량의 사후 관리에 중점을 두는 수동적인 서비스라면 비포 서비스는 고객을 직접 찾아가 고장 예방 관리까지 책임지는 적극적인 서비스다.

아파트 단지와 대형 마트 등 고객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소로 찾아가 주말과 주중에 각 1회씩 비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엔진·변속기·조향장치·제동장치 등의 점검과 오일·워셔액 같은 간단한 소모품은 무상으로 교환해 준다.

기아차의 ‘K 시리즈 브랜드 데이’도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서비스다. 일례로 지난 5월 서울 반포 래미안아파트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K 시리즈 브랜드 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주민들에게 K7과 K5 하이브리드를 시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기아차를 보유한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 차종에 대한 무상 점검 및 소모품을 교환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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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마케팅 ‘H-art’ 브랜드로 특화

‘완벽한 품질’이 최고의 ‘고객 감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품질관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8년 ‘실질 품질 3년 내 세계 3위, 인지 품질 5년 내 세계 5위’를 의미하는 ‘GQ(Global Quality)-3·3·5·5’를 목표로 ‘창조적 품질 경영(Creative Quality Management)’을 선포했다.

그 일환으로 연구·개발과 생산 공정에서 무결점 품질 달성을 위한 기존의 4M(Man·Machine·Material·Method) 품질관리에 ‘품질의 검증(Measurement)’과 ‘무결점 품질의식(Moral)’을 추가, 새롭게 확대한 6M 품질관리 기법을 시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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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올해를 기술 선도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한 원년으로 삼아 신기술을 발굴하고 원천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문화 마케팅에서도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07년 국내에서 유일하게 기업의 문화 마케팅을 ‘H-art’라는 브랜드로 특화했을 정도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이후 현대차의 각종 문화 예술 활동은 모두 ‘H-art’ 브랜드로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는 음악·미술·무용·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지속적인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아티움에서 가진 ‘현대아트홀’ 개관식이 대표적이다.

현대아트홀은 현대차와 코엑스가 2년간의 후원 협약을 통해 뮤지컬 전용 극장인 코엑스아티움에서 다양한 장르의 문화 공연과 신차 관람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신개념 복합 문화 공간이다.

기아자동차도 문화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오피러스·모하비·K7 고객 3000명을 대상으로는 6월 4일부터 9월 25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오르세 미술관전-고흐의 별밤과 화가들의 꿈’ 전시회에 초대했다.

지난 5월 12일부터 31일까지 기아차 홈페이지를 통해 큐 블레스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 참가 신청을 받았다. ‘오르세 미술관전’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을 비롯해 장 프랑수아 밀레의 ‘봄’, 알렉산드로 카바넬의 ‘비너스의 탄생’ 등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