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인터뷰] “사업성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겁니다”
경인 아라뱃길은 국내 최초의 내륙수로인 만큼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도로 운송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수도권 물류 운송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도로에서 뱃길로 전환함에 따라 이산화탄소(CO₂) 저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친수 경관 조성으로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대형 공원 6개, 포켓파크 22개, 자전거도로 등이 들어선다.

그러나 사업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이런저런 말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사업성에 대한 우려도 들려온다. 경인 아라뱃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김건호 사장으로부터 진행 상황과 뱃길의 의미 등을 들었다.

한강과 서해를 잇는 경인 아라뱃길 추진 동기가 궁금합니다.

경인 아라뱃길 사업은 한강과 서해를 연결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운하 사업입니다. 홍수가 날 때는 굴포천 방수로를 활용해 홍수 피해를 예방하고 평상시에는 선박을 이용한 친환경 운송 수단을 확보해 국가의 녹색 성장을 선도할 계획입니다.

물길 주변으로 관광 문화 레저 공간을 조성해 국제 관광지로 만들어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도 아라뱃길을 추진하게 된 동기입니다.

경인 아라뱃길이 갖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아라뱃길은 멀리는 고려시대 최이, 조선시대 김안로 등 우리 선조들이 필요성을 느껴 추진했습니다만 기술 부족 등으로 실패했던 민족의 숙원 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까이는 우리나라 산업화가 본격 추진된 1960년대 후반부터 국가 수송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꾸준하게 검토됐던 내륙수로 건설 사업이기도 합니다. 아라뱃길은 우리나라 최초의 뱃길로, 국토 분단에 따른 한강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적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친환경 운송 수단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또 수변 공간을 중심으로 신개념 문화·레저 공간을 설치해 삶의 질을 높이고 국격을 향상시키는 복합 프로젝트로서의 의의가 있습니다. 생산 유발 효과 약 3조 원, 고용 효과 약 2만 5000명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뱃길이 사람과 어우러지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만.

독일의 마인강, 영국의 템스강, 프랑스의 센강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외국은 수변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이용해 도시 경쟁력을 높여 왔습니다. 수변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형성되고 소통의 장, 만남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경인 아라뱃길 역시 수변 공간을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한강과 서해를 연결하는 지역적 거점이자 친환경적 수변 공간으로 조성했습니다. 시민들의 여가와 소통을 돕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공간으로 충분합니다.

한국의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 전통 공간, 자연의 생태를 보존·창출하는 생태 공간, 수변 경관을 조망하는 전망 공간, 선형의 아름다움을 창출하는 파크웨이 조성, 시민 체육 활동 공간 조성 등 다문화적 공간이 어우러진 수변 공간을 배치했습니다. 또한 아라뱃길에 조성된 수변 공간을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연결하고 교량의 보행 전용 엘리베이터 및 램프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완공 예정 시기가 올 10월인데 공사에 어려움은 없는지요.

지난 8월 말 현재 공정률은 96%입니다. 2009년 9월 본격적으로 공사에 착수해 인천터미털·김포터미널·갑문·주운수로·교량 공사를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8월부터 시운전에 들어갔으며 오는 10월 본격적으로 개항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물류가 활성화돼야 할 텐데요.

물동량 유치를 위해 국내 최고 수준의 물류 업체를 선정했습니다. 항만과 관련된 모든 업종의 전문성과 영업력 등이 국내 최고의 운영사들이기 때문에 조기에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운영사의 물동량 유치 계획을 살펴보면 개항 초기 3년 차인 2014년 유치 물동량이 764만8000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사업 계획물동량 793만1000톤 대비 약 96% 수준입니다. 대규모 중량 화물을 육로가 아닌 바닷길로 운송함으로써 녹색 물류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입주 기업 유치 현황은 어떻습니까.

수도권 및 국제 물동량 처리를 위한 국제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경인항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 배후에 물류 단지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김포물류단지는 여객터미널을 중심으로 마리나와 스트리트몰 등 관광·레저·쇼핑 기능의 시설을 배치했습니다.

이에 따라 물류 기능만 강조된 기존 물류 단지와 차별화된 신개념 복합 물류 단지로 자리매김할 예정입니다. 2011년 9월 현재 김포·고촌 물류 단지는 제일모직 등 13개사, 인천터미널 물류 단지는 세인티엔엘 등 18개사의 입주가 확정됐습니다.

친수 경관 조성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아라뱃길의 역사와 공간적 특성을 고려해 수향8경·마리나·파크웨이·자전거도로 등 다양한 레포츠 공간이 조성됩니다. 매화·계수나무·은행나무 등을 심어 사계절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서울숲의 약 4배가 넘는 300만 주의 수목이 뱃길 주변을 따라 심어질 겁니다. 김포 지역에 들어서는 아라마리나는 서울과 인접한 최대 규모의 마리나 종합 시설로 계류장을 포함해 정비소·주유소·판매소가 설치돼 국민들의 휴식처 제공은 물론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떠오를 겁니다.

[인터뷰] “사업성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겁니다”
경인항을 이용할 때 인센티브가 있습니까.

부산항·인천항·평택항 등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례 등을 제정해 선사·화주·운영사·포워드 등에 다양한 재정 지원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인항 역시 육로 운송 화물을 해송으로 전환하면 전환 교통 보조금 제도, 선박 입출항료, 화물 입출항료, 정박료 등 항만 시설 사용료를 100% 면제할 계획입니다.

향후에도 인천시·김포시 등과 긴밀히 협의해 다양한 지자체 재정 지원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 시행할 예정입니다.

육로 운송 화물을 바닷길 운송으로 전환하면 전환 교통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적극 추진해 녹색 물류 운송을 실현하겠습니다.

경제성 평가가 과장됐다는 감사원의 지적으로 재검토, 중단 등의 위기가 있었고 아직도 일각에서는 사업성에 대해 고개를 흔들고 있는데요.

아라뱃길 사업은 운하 컨설팅 회사인 네덜란드의 데하베(DHV)사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같은 전문 기관의 철저한 검증을 여러 차례 거친 후 경제적 타당성을 인정받아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아라뱃길 주변 친수 시설 등의 조성으로 발생하는 추가적인 관광·레저 효과 등을 고려하면 계획 대비 큰 폭의 이익이 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진해운과 대한통운 등 국내 최고 수준의 부두 운영사를 선정, 애초에 계획했던 수준의 물동량 달성이 가능하고 신규 항로 개설 및 녹색 물류 활성화 등의 정책적 지원과 뱃길 주변 친수 시설을 연계한 신규 수익 사업 추진으로 사업성 확보에 만전을 기할 계획입니다.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