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개통과 수혜 부동산은

오는 10월 말 드디어 신분당선이 개통된다. 지난 7월 말 집중호우로 신분당선 일부 역사에 침수 피해가 발생, 당초 일정보다 한 달간 연기된 끝의 개통이라 더욱 반가운 소식이다. 신분당선 개통을 앞두고 아파트를 비롯한 수혜 부동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신분당선 개통이 분당·판교 지역의 교통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신분당선 개통을 앞두고 수혜 지역에 미리 관심을 가지는 것도 한 발 앞선 투자 전략이다. 실제 민간 부동산 정보 업체에 따르면 2009년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된 후 주변의 집값이 1년간 평균 11.5%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포커스] 분당 일대 소형아파트·오피스텔 ‘주목’
분양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인천시 계양구 귤현동에 분양했던 동부건설 인천 ‘계양센트레빌 1차’는 인천공항철도가 전 구간 개통됨에 따라 서울역과 여의도역까지 30분이면 닿을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부동산 침체기에도 3개월 동안 100% 계약을 마감하는 기록을 세웠다. 신분당선도 비슷하다.

개통이 완료되면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는 수원 영덕·영통과 용인 수지 일대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분당선 연장 구간인 정자~광교 구간 중 논란 중인 미금역 추가 설치가 확정되면 이 일대 청솔마을 인근의 소형 아파트와 미금역 주변의 오피스텔과 상가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접근성 뛰어난 영덕·수지 등 주목

이번 신분당선 개통 구간은 1단계 총연장 17.3km의 강남~양재~양재시민의숲~청계산입구~판교~정자로 연결되는 노선이다. 이에 따라 개통되는 노선을 이용하면 성남시 정자동에서 서울 강남까지 20분이 소요된다. 또 강남에서 2호선, 양재에서 3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것을 비롯해 총 4개역에서 다른 노선과 환승이 가능해 승객들의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신분당선은 2016년 2월 개통을 목표로 지난 2월 착공한 정자~광교 구간까지 확장된다. 현재 국토해양부는 2019년 개통을 목표한 용산~강남 구간에 대해서도 민간 우선 협상 대상자와 협상 중이다.

서울권 전세 수요자들의 유입이 꾸준히 늘면서 이미 개통 예정역 인근 지역의 전셋값도 치솟고 있다. 또한 소형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수요도 일부 감지된다. 소형 아파트는 강남권의 전셋값만 있으면 충분히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지금까지는 광역버스를 이용해야 했지만 교통 체증 등으로 불편이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신분당선이 개통되면 강남까지 20분 만에 도달할 수 있게 돼 이곳의 쾌적한 주거 환경이 다시 각광 받을 수 있다.

신분당선을 이용하면 광역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보다 30분 가까이 출퇴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런 수요자들이 기존 지역 수요에 더해지면서 전세 물량이 부족해졌고, 이는 곧 전셋값 상승으로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분당 정자역 인근 정자동 파크뷰 110㎡는 전셋값이 현재 4억6000만~4억9000만 원대로 지난해 말에 비해 최고 6000만 원가량 올랐고 인근 아이파크 분당 99㎡도 전셋값이 4000만~6000만 원 오른 3억6000만~3억8000만 원에 형성돼 있다.

민간 부동산 정보 업체에 따르면 신분당선이 통과하는 지역의 7월 3.3㎡당 평균 전세 시세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대부분 크게 올랐다. 반면 판교역 및 동판교와 인접해 최고의 수혜지로 예상됐던 분당 이매동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7월 1732만 원에서 올해 1694만 원으로 2.2% 하락했다.

판교신도시도 처음 생겨 입주했던 때보다 생활 편의 시설이 확충된 데다 판교역까지 개통되면 교통 여건이 더욱 좋아져 백현동·삼평동 일대 아파트들에 대한 인기가 더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하는 업체들도 늘어나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 주택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여 매매시장 전망이 밝은 편이다.

판교역 주변도 전셋값이 초강세다. 운중동 산운마을 10단지 79㎡는 지난해 말보다 6500만 원 올라 현재 2억6000만 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고 108㎡는 지난해 말 2억9000만 원에서 현재 3억1000만 원으로 올랐다. 산운마을 7단지 160㎡와 254㎡는 대형인데도 지난해 말에 비해 각각 1억4000만 원과 2억6000만 원 오른 상황이다.
[부동산 포커스] 분당 일대 소형아파트·오피스텔 ‘주목’
판교신도시도 전셋값 상승 중

판교신도시에서 전세를 찾는다면 신규 입주 단지를 노려볼만하다. 신규 단지는 전세 물량이 풍부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통해 잔금 납부를 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전세 매물을 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새 아파트라는 장점도 전세입자가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다.

지난 7월 말부터 본격 입주가 시작되고 있는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은 신분당선에서 신규 입주 단지로는 거의 유일하다. 판교신도시 A20-2블록으로 전용면적 97~265㎡ 948가구다. 신분당선 판교역에서 도보로 2분 거리이고, 도심을 오가는 광역버스도 5분 거리에 있다. 판교 신도시 내에서 신분당선 이용이 용이한 단지로 손꼽힐 만큼 수혜 지역이다.

전셋값이 급등하는 것과 때를 같이해 매매시장도 바닥 탈출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전세 물건 부족 현상이 계속되자 전세 비중이 높은 수도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 전환이 이뤄지면서 분당·판교·용인 등을 중심으로 매매가가 하락 폭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단 아직까지는 급매물 위주로만 간헐적으로 거래되면서 매수·매도자 간 힘겨루기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교통 여건 개선에 대한 호재가 있지만 하반기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으로 매도·매수자 간 눈치 보기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신분당선의 접근성을 기대하는 수요자라면 광교 신도시의 신규 분양도 노려볼 만하다. 광교는 2016년 2월로 예정돼 있는 정자~광교 구간의 수혜 지역이기 때문이다. 입주 후 2~3년이면 2단계 공사가 끝나 강남권 접근이 수월해진다.

한편 신분당선 개통을 앞두고 주변에서 신규 분양도 잇따른다. 광교 신도시에서는 호반건설이 A18블록에서 85~110㎡ 1330가구를 10월쯤 분양하고 11월에는 C1블록에서 142㎡ 508가구를 내놓는다. A31블록에서는 울트라건설이 광교참누리 79㎡ 350가구를 공급한다.

용인시 성복동에서는 대림산업이 10월 성복e편한세상을 1·2차로 나눠 분양한다. 1차는 113~159㎡ 476가구, 2차는 129~320㎡ 838가구다. 11월에는 용인 풍덕천동에서 주상복합 아파트 660가구가 분양된다.

보통 지하철 개통 효과는 발표·착공·개통 시점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재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 있고, 게다가 미국·유럽발 경제 위기로 인해 발표·착공·개통 시점에 따라 오르는 ‘삼승 법칙’은 최근 들어 별로 통용되지 않는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2007년 하반기 죽전역이 개통되면서 오히려 죽전 일대 아파트 매물 출회로 가격이 더 내려가는 현상이 있었다. 즉 신분당선이 개통되더라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이 지역 일대의 매매가는 전철 개통과 상관없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ceo@youand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