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관료 출신 후보


4·11 총선에서는 유독 전·현 정부 경제 관료 출신 후보들이 대거 출마해 눈길을 끈다. ‘민생 경제’가 이번 선거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여야 각 당에서 출마한 후보자 중 무려 30명이 넘는 후보가 경제 관료 출신이다. 지역도 서울·부산·대구·경기·경북·충북 등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현역 의원을 포함해 무려 20명이 넘는 후보가 경제 관료 출신이다. 특히 현 정부 고위직 경제 관료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서울 강남을에 전략 공천된 김종훈 후보가 대표적이다.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전도사인 김종훈 후보는 한미 FTA 폐기를 주장하는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과 맞붙게 돼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대구 동구갑에 전략 공천을 받은 류성걸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대구 중구 남에 출마하는 김희국 전 국토해양부 제2차관도 현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이다. 두 사람은 각각 현 정부에서 예산 편성과 4대강 사업 실무 등을 맡았다.

경북 구미갑 지역구 경선에서 기획재정위원장 출신 중진인 김성조 의원을 누르고 공천된 심학봉 후보는 MB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경제자유구역 기획단장, 청와대 경제수석실 지식경제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낸 인물이다. 그런가 하면 현 정부 초기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내다 광우병 촛불 사태 여파로 물러난 정운천 후보는 전북 전주·완산을 지역에서 출마, 기업인 출신인 민주통합당 이상직 이스타항공 회장과 대전을 치른다.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경기 안양·동안갑 지역구에서 재출마한다. 경기권에서는 의왕·과천 박요찬, 하남 이현재 후보 등이 경제 관료 출신 새누리당 후보들이다. 박요찬 후보는 전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을 지냈고 이현재 후보는 전 중소기업청장, 전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 등을 지냈다.

이 밖에 서울 강남갑 심윤조 후보, 부산 영도 이재균 후보, 대구 서구 김상훈 후보, 인천 부평갑 정유섭 후보, 충북 청원 이승훈 후보, 경남 의령·함안·합천 조현룡 후보 등이 19대 총선에 도전장을 냈다. 심윤조 후보는 전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외교통상부 차관보 등을 거쳤으며 전 국토해양부 제2차관을 지낸 이재균 후보는 현재 해외건설협회장을 맡고 있다. 대구 서구 김상훈 후보와 인천 부평갑 정유섭 후보는 각각 전 대구시경제통상국장, 전 인천해양수산청장 등을 지내며 지역구에서 활약한 ‘경제통’이다. 충북 청원 이승훈 후보는 전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 전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정책본부 본부장 등을 거쳤고 경남 의령·함안·합천 조현룡 후보는 전 건설교통부 부산항공청장을 지냈다.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 재도전하는 경제 관료 출신 현역 의원도 다수다. 전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 의원은 경북 경산·청도에서, 전 산업자원부 장관 및 전 청와대 정책실장 겸 경제수석을 지낸 윤진식 의원은 충북 충주에서 각각 출마한다. 이 밖에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을 거쳐 전 대우경제연구소 사장을 지낸 대구 수성갑 이한구 의원, 전 건설교통부 차관을 지낸 울산 울주의 강길부 의원, 전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으로 3선 의원인 경기 광명을 전재희 의원, 전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을 지낸 2선의 경기 김포 유정복 의원, 전 재정경제부 차관을 지내고 현재 새누리당 정책조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경북 안동 김광림 의원 등이 있다.
[여의도 입성 노리는 경제통 후보들] 전·현 정부 고위 관료 ‘수두룩’
참여정부 관료부터 현 정부 ‘실세’까지

새누리당에 비하면 민주통합당의 경제 관료 출신 후보는 수적으로 열세다. 현역 의원을 제외하고 이번 총선에 처음 도전하는 관료 출신 후보는 부산 남구갑 이정환 후보, 부산 북구 강서갑 전재수 후보, 전북 군산 김관영 후보 등이다. 현 정부 초기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지내다 전 정부 출신 물갈이 인사의 대상이 된 이정환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국무조정실 정책상황실장을 지냈다.

부산 북구 강서갑에서 출마하는 전재수 후보도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 청와대 제2부속실 실장 등을 역임했다. 전북 군산에서 출마하는 김관영 후보는 전 재정경제부 사무관 출신으로 사무관 재직 중 사법고시에 합격한 현직 변호사다. 김 후보는 그가 사무관이던 시절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3선의 강봉균 의원을 꺾고 공천돼 이슈가 됐다.

민주통합당 역시 경제 관료 출신 현역 의원들의 재도전 바람이 거세다. 참여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의원은 지역구인 서울 종로에서, 역시 참여정부 시절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을 지낸 김진표 의원은 경기 수원 정(영통)에서 각각 선수 쌓기에 도전한다. 이 밖에 광주 남구 장병완 의원, 광주 광산을 이용섭 의원, 경기 안산·상록을 김영환 의원, 충북 청주·상당 홍재형 의원, 충북 청원 변재일 의원 등이 전직 경제 관료 출신이다.

장병완 의원은 전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냈고 이용섭 의원은 건설교통부 장관, 국세청장, 관세청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김영환 의원은 과학기술부 장관을 거쳤으며 홍재형 의원은 전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전 재무부 장관 등을 역임한 ‘경제통’이다. 3선에 도전하는 변재일 의원은 전 정보통신부 차관을 지냈다.

자유선진당에서 출마하는 이인제·서상목 후보도 경제 관료 출신이다. 현역인 이인제 의원은 전 노동부 장관 출신으로 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 출마하고 전 보건복지부장관 출신으로 13, 14,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서상목 후보는 충남 홍성·예산 지역구에서 출마한다.
[여의도 입성 노리는 경제통 후보들] 전·현 정부 고위 관료 ‘수두룩’
박진영 기자 bluep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