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파리의 IT 이야기

컴퓨터로 작성한 파일을 어떻게 저장하시나요. 컴퓨터에 저장하는 분이 대부분이겠죠. 컴퓨터에 문제가 생겨 포맷해야 할 땐 어떻게 하시죠. 눈물을 머금고 파일을 모두 날리지 않나요. 그래서 짬짬이 외장 하드에 파일을 백업하곤 하실 텐데…. 외장 하드에 저장해 둔 파일을 꺼내 보는 일은 극히 드물 겁니다. 컴퓨터에 연결해 파일을 찾는다는 게 귀찮기 때문이지요.

스카이드라이브·아이클라우드·구글드라이브·드롭박스·에버노트…. 해외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입니다. N드라이브·다음클라우드·유클라우드·U+박스…. 국내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죠. 국내든 국외든 클라우드가 대세입니다. 파일을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자의 서버)에 저장해 놓고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든 접속해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구글이 최근 ‘구글드라이브’라는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기존 구글닥스 기반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죠. 쉽게 말해 구글닥스로 작성한 문서든 외부에서 가져온 파일이든 구글 드라이브에 올려놓고 스마트폰·컴퓨터·태블릿 등 어떤 기기로든 구글 계정으로 접속해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구글닥스에 네이버(NHN) ‘N드라이브’를 결합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구글드라이브는 언뜻 보기엔 구글닥스와 비슷합니다. 구글닥스가 원래 클라우드 기반의 웹 오피스잖아요. 브라우저에서 구글닥스를 열고 문서나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작성한 다음 파일을 컴퓨터가 아니라 클라우드(구글 서버)에 저장하지요. 구글드라이브 사이트를 열면 ‘구글닥스’가 ‘구글 드라이브’로 이름이 바뀌고 몇 가지 기능이 추가된 것 말고는 똑같습니다.
구글 드라이브 써 봤더니…개인 클라우드 시대 기폭제 될 듯
구글드라이브에는 외부 파일도 올릴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내려 받은 파일도 저장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파일을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면 컴퓨터가 없는 곳에선 파일을 찾을 수 없는 반면 구글드라이브에 저장하면 어디서든 찾을 수 있습니다. 저장 공간은 5기가바이트(GB)까지 공짜입니다. 구글닥스로 제작한 파일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구글드라이브를 활성화하면 컴퓨터에 ‘구글드라이브’라는 새 드라이브가 생기고 작업 바 또는 메뉴 바에 구글드라이브 아이콘이 생깁니다. 따라서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구글드라이브를 클릭해 저장해 둔 파일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구글닥스든 구글드라이브든 어떤 기기에서든 자기 계정으로 접속하면 저장된 파일을 읽고 쓰고 편집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닥스’를 ‘드라이브’로 바꾸면서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이하 앱)도 내놓았습니다. 이걸 이용하면 브라우저를 띄우지 않고도 파일을 찾을 수 있죠. 미리 ‘오프라인 모드’를 설정해 둔 파일은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구글드라이브 안드로이드용 앱도 사용해 봤는데 아직 버그가 눈에 띕니다. 일부 파일의 제목이 깨진 상태로 보이는 게 일례입니다. 버그야 수정하면 되고 나오지 않은 앱은 내놓으면 그만이지만 구글드라이브로서는 아래아한글 문서가 여전히 골칫거리입니다. 애당초 구글닥스로 변경해 저장하지 않으면 어느 기기든 구글드라이브에서는 읽을 수 없습니다.

구글드라이브와 같은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여러모로 편리하지만 보안이 큰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구글드라이브를 자동 로그인으로 사용할 때 폰이나 태블릿을 분실하면 클라우드에 저장해 둔 파일이 남의 손에 넘어갈 수 있습니다. 구글드라이브는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블로그 ‘광파리의 글로벌 IT 이야기’운영자·트위터 @kwang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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