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금융 투자 업계에서도 고객 감성 마케팅의 일환으로 SNS를 채널로 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일상화된 소통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가입자가 많이 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SNS가 가진 쌍방향 소통 기능 외에 서비스 제공 업체가 자사 플랫폼의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개방하기 시작하면서 과거 수동적이었던 고객 지위가 생산과 유통, 심지어 레고의 마인드스톰처럼 고객에게 소프트웨어를 수정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 연구·개발(R&D) 과정에까지 참여하게 할 정도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국내 금융 투자 업계에서도 고객 감성 마케팅의 일환으로 SNS를 채널로 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필자가 속해 있는 회사도 블로그·트위터·페이스북을 활용한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주관하는 대한민국 소셜 미디어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만큼 자부심이 큰 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기존의 웹이나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 기반의 플랫폼이 모바일까지 확장돼 고객의 접근성이 더 이상 논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훌륭해졌다.

하지만 유수의 글로벌 회사처럼 SNS를 과연 비즈니스 플랫폼까지 진화시키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비즈니스 플랫폼이 되려면 참여자 모두에게 그 플랫폼이 훌륭한 수익 모델 역할을 해야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의 어려움,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사적 공간인 SNS가 비즈니스로 오염되기를 꺼리는 심리, 금융 투자 정보가 가진 제로섬 게임의 성격, 정부 규제 등으로 아직까지 이렇다 할 모델이 양산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의 트위터를 활용한 주식 투자 의견 교류 플랫폼 정도가 이와 비슷한 유형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와중에 몇몇 회사에서 의미 있는 실험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삼성증권은 자산 관리 서비스의 한 형태로 회사가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온라인 주식 투자자들이 이를 그대로 복제해 주식을 매매하게 하는 ‘미러링 어카운트’를 지난해 6월 도입했다. 필자가 속한 이트레이드증권은 지난 2월 ‘JOIN’이라는 서비스를 오픈, 자사 계좌 고객에 한해 자신의 종목 매매 현황을 실시간으로 회원들과 공유하고 회사 리서치 전문가로부터 실시간 시황을 제공받을 수 있게 했다.
금융 투자 업계의 비즈니스 플랫폼
또한 투자 성향이 유사하고 보유 종목군이 비슷한 다른 회원과의 별도의 커뮤니티를 조직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종목과 포트폴리오 운영의 귀재들을 발굴, 수익률 상위 회원들의 매매 현황을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시도들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 필자는 우선 고객으로부터의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뢰 확보는 플랫폼을 통해 기업이 단기적인 수익을 노리기보다 고객에게 높은 수익을 먼저 안겨주고자 하는 희생정신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필터링 기능을 강화해 플랫폼에서 오염 요소들을 확실하게 제거해 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객 입장에서 전문화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플랫폼의 정보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업뿐만 아니라 고객 또한 어느 한 분야에서만은 자신이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질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리고 금융 투자 업계는 이런 고객들의 노력에 대해 여러 인센티브들을 제공해 보상해야 한다. 보상과 관련한 여러 규제들은 비즈니스 모델이 성숙해 갈수록 자연스럽게 낮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김종빈 이트레이드증권 리테일홀세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