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미헌의 리더의 스피치

“부장님. 아무리 검토해도 이건 승산이 없습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십시오.”

제법 일도 잘하고 평판도 좋은 부하가 새로 시작하는 프로젝트에 제동을 걸면 리더라고 하더라도 한번쯤은 흔들리게 마련이다. 리더가 하는 일 중에서 항상 100%의 지지를 받는 일은 없다.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어느 정도 부하 직원들의 반대를 예상하기는 하지만 대놓고 하는 반대보다 더 힘든 것은 아무 반응 없이 움직이지 않거나 혹은 억지로 하는 시늉만 할 때가 더 야속하기도 하다. 상황이 이쯤 되면 리더 역시 마음속에서 ‘그냥 포기해 버릴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큰일을 하는 리더일수록 부하 직원을 설득하거나 동의를 얻기 전에 먼저 스스로 자신과 소통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나는 이 일을 왜 하는가’, ‘궁극적으로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혹은 ‘어떤 결과가 우리에게 올 것인가’, ‘직원들은 무엇을 힘들어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답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즉 리더의 말이란 그렇게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에서 충분히 숙성된 후 세상에 나와야 직원들에게 충분한 비전 제시와 영감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의 스피치] 100% 지지를 받는 리더가 되려면 자기 자신과의 소통이 먼저다
자신이 심사숙고하면서 언뜻 떠올렸던 부작용을 부하 직원도 예측한다면 그것은 확실한 점검 사항이 된다. 그러나 특정한 문제점보다 더 큰 좋은 결과가 자꾸만 마음속에서 분명해지는데 부하 직원도 그것을 언급한다면 그것은 승산이 있는 게임이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리더는 이러한 소통의 전 과정을 이미 커다란 전지 위에 그려놓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리더가 철저히 자신의 내면 속에서 검토 과정을 거친다면 부하 직원이 어떤 의견을 내놓더라도 그것을 결국 그의 영역 안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미 사색을 통해 한번쯤 떠올린 의견들이기 때문이다. 부하가 무조건 따른다고 안심하지도 않을 것이고 반대한다고 괘씸해하지도 않는다. 부하의 모든 생각이 자신의 머릿속에 정리돼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수용과 조절이 가능해지고 복잡한 의견들 사이에서도 그것들을 추려내고 핵심과 결론을 제시하는 통합 과정이 순조로워질 것이다.

만약 이러한 사전 작업이 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자꾸 직원들을 닦달하며 아이디어를 내라고 조르거나 혹은 자신의 사고 영역을 벗어난 이야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피드백을 하지 못하게 된다.

단지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버럭 화를 내거나 아니면 동의를 얻고 기분이 좋아지는 단순한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때 더 큰 문제는 결과가 나온 뒤 겪는 아쉬움과 허무함이다. 자신의 생각이 옳았는데 부하 직원의 말을 듣다가 실패했으면 한없이 원망스러울 것이고 자신의 생각이 틀렸는데도 그대로 밀어붙여 실패했다면 부하 직원들이 있어도 하나도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그땐 그것이 최선이었다고”고 당당하게 말하려면 먼저 리더의 마음속에 여러 가지 생각들이 우선순위에 따라 정리돼 하나의 목표로 줄서기를 해야 한다. 그러면서 자기만의 명상을 통해 시멘트처럼 굳혀지는 과정을 거치면 행동으로 옮기고 나서야 후회가 없다.

자기 자신과의 소통은 어떤 결정을 내릴 때도 중요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격려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중·장기 계획을 가지고 진행하는 일은 결과가 늦게 나오기 때문에 일을 진행하면서도 스스로 의문을 품거나 지칠 때가 있다.

이때도 자신에게 계속 동기부여하면서 스스로를 다독이는 따뜻한 격려가 가능해야 한다. “잘하고 있네”, “힘내시게. 고지가 눈앞이네”라고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야 한다. 그래서 리더에게는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리더의 스피치] 100% 지지를 받는 리더가 되려면 자기 자신과의 소통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