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전 드립앤더치 갈현점 사장

구산역 인근 주택가 대로변에 자리 잡고 있는 드립앤더치는 ‘붉은색 커피집’으로 알려진 갈현동 일대의 명소다.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은 아니지만 교통이 편리하고 주민 상당수가 20~40대 젊은층이라 커피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기대로 개장했다”고 이재전(40) 사장은 말했다.

드립앤더치는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그해에 수확한 커피 중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 기준 85점 이상을 획득한 원두만 들여와 사용한다. 이 사장은 제3세계 국가의 가난한 커피 농가들을 돕는다는 취지에서 전체의 30% 정도를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원두를 사용한다.

이곳의 드립커피는 많은 양의 원두를 사용해 추출하기 때문에 깊고 순수하며 풍미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로스팅한 커피콩을 거름 장치에 담고 그 위에 물을 부어 만드는 드립커피는 물이 커피층을 지나면서 커피의 기름 성분과 에센스가 스며들도록 한다.
[창업] 서울에서 즐기는 유럽 노천카페의 낭만
더치커피는 아이스커피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다. 뜨거운 물이 아닌 생수를 이용해 오랜 시간 우려내는 커피다. 찬물로 내린 결과 커피의 쓴 맛이 적고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숙성돼 독특한 맛과 향이 난다. 오랜 시간 생수를 한 방울씩 떨어뜨려 추출하기 때문에 ‘커피의 눈물’이라고도 불리는 더치커피는 와인글라스에 따라 마시면 맛이 와인을 마시는 느낌과 흡사해 외국에서는 칵테일로 마시기도 한다.

드립커피는 뜨거운 게 3300원에, 차가운 커피는 3800원에 판매한다. 시중가보다 30% 정도 저렴하다. 추출하는 데만 무려 10시간이 걸리고 추출량도 적어 고급 커피로 분류되는 더치커피는 시중가보다 30~40% 저렴한 4000원에 판매한다. 커피 사이즈는 뜨거운 커피 10온스(약 283ml), 차가운 커피 13온스(약 369ml) 하나로 통일했다.

드립앤더치 갈현동점이 단기간에 지역 명소가 된 것은 진홍색 외관과 노천카페를 실내에 구현한 인테리어 덕분이다. 드립앤더치의 붉은색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유럽의 노천카페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노천 테이블의 건너편 이층 창문에서는 금방이라도 누군가 문을 열고 친근하게 인사를 건넬 것만 같다. 오후가 되면 등지기가 그곳을 방문해 줄지어 서있는 가로등 불을 켜줄 것 같고 탁 트인 천장을 올려다보면 양 날개를 활짝 펼친 새들이 비상 중이다. 벽면 곳곳에는 그래피티들이 그려져 있다. 저녁 무렵 가로등이 켜지면 운치는 더 고조된다. 굳이 유럽을 여행하지 않아도 커피 한잔으로 여행의 자유와 휴식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드립앤더치는 전 직원이 원두 감별, 로스팅, 커피 추출 기술을 갖춘 커피 마니아이자 바리스타다. 1층 매장 크기는 182㎡(55평)로 테이블 수는 24인용 합해 총 23개, 좌석은 95개다.

창업비용은 권리금 없이 보증금 1억 원, 인테리어비 1억3500만 원, 설비 및 집기 비품비 1억5500만 원 등 총 3억9000만 원이 들었다. 이 사장과 바리스타 3명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한다. 한 달 평균 매출은 3200만 원이며 순이익은 1000만 원 정도다.

고객층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낮 시간엔 주로 주부와 학생들이 많이 찾고 야간에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동호회 위주의 단체 손님과 중년 남성들이 많다. 아메리카노가 많이 나가고 그다음이 드립커피, 더치커피 순서로 많이 팔린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kbo65@hanmail.net)┃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