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서 피어난 ‘인간 존중’의 가치

산업화는 생산력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며 세상의 부를 증진시켰다. 뒤이은 정보화는 물질의 가치에 숨어 있던 정보의 가치를 발굴해 내며 세상의 지식을 늘렸다. 그러나 산업화 사회는 실존주의적 허무와 절대 고독을 불러왔고 국경과 시간의 장벽을 허문 정보화도 전 지구적 무한 경쟁과 효율성 중심의 비인간화된 노동 양식을 파생시켰다.

‘인간 존중’ 풍조는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존엄성 회복’의 가치와 함께 사회 곳곳에서 떠올랐다.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욕망의 단계’ 이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육체적 문제 다음에는 정신적인 것과 영적인 문제로 관심이 옮겨지게 마련이다.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의 권리와 욕망에 충실하다. 이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뿐만 아니라 존중받지 못하면 과감히 거부한다.
[Book] ‘인간화 시대’
오늘날 기업 경영에서 인간을 연구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의 혁신은 어렵다. 자본주의 4.0, 마케팅 3.0, 웹 2.0 시대 역시 인간 존중의 마음을 바탕에 깔고 내놓은 새로운 해법이다. 상품보다 가치에 주목하고, 음식보다 배려를 팔며, 실력보다 태도를 중요시 여기는 변화 역시 마찬가지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인문학 붐과 통섭의 물결 또한 인간에 주목하기 이전 시대에는 결코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이때 떠오르는 핵심 요소는 ‘진정성’과 ‘헌신’이다. 이 두 요소는 개인의 행복과 기업의 이익, 사회의 협력, 인류 공영이라는 가치를 일구어 낸다. 한 기업의 성공이 아니라 기업을 둘러싼 전체 생태계를, 특정 사회집단이나 국가가 아닌 인류 전체 사회 공동체의 건강 목적으로 할 때 비로소 인간이 살아가는 궁극적인 목표인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


최노석 지음┃334쪽┃21세기북스┃1만5000원



이종우의 독서 노트
‘중국지’ 시작은 아버지에 대한 반항으로부터다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lee@iminvestib.com
[Book] ‘인간화 시대’
히틀러는 ‘나의 투쟁’에서 화가가 되는 걸 극렬 반대했던 아버지에 대한 반항을 적고 있다. 화구를 부수는 아버지 앞에서 ‘그래도 나는 한다’라고 얘기했다. 마오쩌뚱의 역심(逆心) 또한 아버지에 대한 반항에서 시작됐다. 마오의 삼촌들이 가난에 허덕여 내놓은 손바닥만 한 밭뙈기를 그의 아버지가 헐값에 사들였다. 내 돈 가지고 내가 사는데 무슨 문제냐는 식이었다. 농민을 기반으로 혁명에 성공한 마오의 눈에 아버지가 어떻게 비쳤을까.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이기면서 역사가 만들어졌다. 한나라를 세운 유방은 객관적인 조건에서 항우의 상대가 못 됐다. 항우가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勢)의 힘을 자랑하는 동안 유방은 기껏 여자들에게 추파나 던지는 시정잡배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도 유방이 승리했다.

마오쩌둥은 장제스의 상대가 아니었다. 장제스는 자체 병력은 물론 군벌의 도움까지 받고 있었고 물자와 국제 관계를 비롯한 모든 걸 지배하고 있었다. 반면 마오는 징강산으로 쫓겨 들어갈 당시 1만 명도 채 안 되는 병력만 거느리고 있었다. 그래도 마오는 중국 대륙을 차지했고 장제스는 한쪽 귀퉁이에 있는 섬으로 쫓겨났다.

중국을 건설한 후 마오는 수많은 정적을 숙청한다. 중국 현대사에서 큰 멍에로 남아있는 문화대혁명도 그렇게 해서 시작됐다. 마오가 주창한 대약진 운동은 엄청난 아사자를 남긴 채 실패로 끝났다. 정치적인 책임이 마오에게 남았고 류사오치와 덩샤오핑 같은 정적들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중국지’는 현대 중국에 대한 기록이다. 인물이 중심이고 그 가운데에 마오쩌둥이 있다. 마오에 대한 평가는 극단으로 갈린다. 아직도 톈안먼 정중앙에 마오의 초상화가 걸려 있고 매일 이른 시간 마오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기념관 앞에 사람들이 늘어서는 걸 보면 그에 대해 중국인이 무한한 애정을 보내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반면 대약진 운동과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 천만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것 또한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렇게 보면 ‘역사의 평가에 맡긴다’는 말이 맞는 것인지 의심이 든다. 권력을 쥔 자가 많은 사실을 윤색한다. 그래서 잘못이 어느 정도 남기는 해도 공이 더 많은 기록될 수밖에 없다. 남은 잘못을 가지고 전체를 유추해 내야 하는 게 역사가들의 의무일지 모른다.

현이섭 지음┃각 600쪽·535쪽(上·下)┃인카운터┃권당 2만 원




노무라종합연구소 2013 한국 경제 대예측
노무라종합연구소 지음┃344쪽┃청림출판┃1만6000원
[Book] ‘인간화 시대’
일본 최고 민간 경제 연구소인 노무라종합연구소가 한국 경제가 처한 위험과 기회를 얘기한다. 이 책에서 노무라종합연구소는 한국을 둘러싼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으로 대표되는 선진국 경제가 처한 위기 상황과 중국·인도 등 신흥국 경제가 처한 위기 상황이 본질적으로 같지 않다는 것을 분석해 보여주는 한편 한국 경제성장을 견인해 온 6대 산업의 현주소도 언급하며 새롭게 직면하게 될 핵심 이슈들을 제시한다.



어떻게 인생 목표를 이룰까?
캐롤라인 애덤스 밀러 지음┃우문식, 박선령 옮김┃ 413쪽┃1만6500원
[Book] ‘인간화 시대’
와튼스쿨이 개발한 개인별 목표 달성 프로그램이다. 이 책은 개인이 자신의 꿈을 찾고 목표를 달성하면 인생의 전체적인 의미와 만족도가 개선된다고 하는 대전제 아래 개인별 목표 찾기와 달성 방법에 대한 조언을 담고 있다. 책에 소개된 프로그램은 와튼스쿨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긍정심리학과 목표 설정 과학을 결합한 것으로 그해 와튼스쿨 최고의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개인별 맞춤 목표를 목록화하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소비자의 기억을 잡아라
김지헌 지음┃280쪽┃갈매나무┃1만4500원
[Book] ‘인간화 시대’
3초 안에 기억나는 브랜드의 비밀을 기억 네트워크의 관점으로 풀어낸 브랜드 전략서다. 기억 네트워크는 심리학자들이 고안해 낸 것으로, 개인이 특정 정보에 노출될 때 이를 기존에 머릿속에 넣어 두었던 다른 정보들과의 연상 관계를 통해 해석하고 저장한다는 이론이다. 저자는 브랜드란 소비자의 머릿속에 구축된 기억 네트워크이며 효과적인 기억 네트워크를 심는 것이 브랜드의 성패를 가른다고 역설한다.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우리는 왜 행복해지지 않는가
이정전 지음┃400쪽┃토네이도┃1만6000원
[Book] ‘인간화 시대’
한국에 녹색 경제학 개념을 도입한 경제학자 이정전 서울대 명예교수가 이 시대 경제학이 가져야 할 궁극적 목표를 재고찰한다.

이와 함께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 시스템 속에서 우리들이 왜 행복해질 수 없는지에 대해 얘기한다. 사회에 숨겨진 구조적인 모순과 문제들, 그 속에서 발견한 철학적 담론을 담고 있다. 저자는 금전 만능주의 시대, 빈익빈 부익부 시대, 초성장의 시대로 불리는 지금이야말로 철학과 심리학이 접목된 ‘전인적인 경제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Book] ‘인간화 시대’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