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숨 가쁜 1년을 보냈다. 올해 초 한국농수산유통공사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 사명을 바꾼 이후 식품산업 육성에 힘을 쏟아 왔다. 올바른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식생활 교육과 지역 농산물 애용을 위한 문화 사업, 한식 세계화 육성 등에 힘을 기울이는 한편 영세 식품 기업들에 교육을 지원하는 원스톱 무료 컨설팅에도 공을 들였다. 한경비즈니스는 취임 1년 2개월을 맞은 김재수 사장을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농어업과 식품산업 동반 성장에 주력”
약력 : 1957년생. 미국 미시간주립대 경제학 석사. 중앙대 경제학 박사. 행정고시 21회. 농산물유통국장. 농업연수원장.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농림수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농촌진흥청장.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올해로 창립 4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올해 사명을 변경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aT는 1967년 농공병진(農工竝進)의 정책에 따라 농어촌개발공사로 발족한 이후 그동안 농수산물 유통 개선과 수급 및 가격 안정 기능을 착실히 수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농식품 산업의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적극적인 수출 촉진과 식품산업 육성 등 사업 기능을 확대하는 한편 농수산물 사이버 거래, 국가 곡물 조달 시스템 구축 등 신규 사업이 추가됨에 따라 올해 1월 사명을 변경했어요. 지난해 6월 농수산물유통공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박차를 가하게 됐습니다. 사명에 ‘식품’이 포함된 식품산업이 농업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향후 세계 식품 시장 규모는 인구 증가와 신흥 개발국의 성장에 따라 올해 약 5조4000억 달러에서 2020년 6조4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입니다. aT는 사명 변경을 계기로 앞으로 농어업과 식품산업의 동반 성장을 위한 기반 조성에 주력하는 한편 국민에게 신뢰받는 글로벌 농수산 식품산업 육성 전문 공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입니다.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올 한 해 두드러진 경영 성과를 꼽는다면 무엇이 있나요.

aT가 수행하는 여러 사업은 농어업과 국민경제, 이 두 분야를 모두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는 일이라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항상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가시적인 성과로는 국내 식품 기업을 종합적으로 관리·지원·육성하기 위한 창구 단일화를 위해 농수산식품기업지원센터(K-FOOD지원센터)를 설립한 것입니다.

또한 수급정보센터를 신설해 농수산물의 수급 관리를 기존 사후 관리에서 선제적 대응 체제로 전면 개편했습니다. 복잡한 농산물 유통 경로에 따른 과다한 유통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2009년에 처음 시작한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가 올해 매출액 1조 원을 달성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죠. 무엇보다 올해는 골목 상권을 높이는데 역점을 두고 사업을 시행했고 직거래 시스템을 여는 방식으로 구매 원가를 절감, 가격 경쟁력을 높였습니다.

국내 식품산업의 경쟁력은 아직 취약합니다. 영세한 식품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aT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습니까.

식품과 외식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 지원을 위해 ‘농수산식품기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식품·외식 업체에 원스톱 상담 서비스와 기업 진단, 현장 코칭, 심층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있죠. 또한 농식품 연구·개발(R&D) 확대와 통계·정보 관리 강화 등 식품 산업 인프라 구축과 농·공·상 융합형 식품 기업 육성, 우수 식재료 소비 촉진 등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농어업과의 연계 강화, 한식 세계화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외식산업을 글로벌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해외 프랜차이즈 박람회와 해외 바이어 초청 상담회를 여는 등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고 있습니다.

잘못된 식생활을 바로잡기 위한 식생활 교육 지원 사업도 하신다고요.

현재 aT는 농림수산식품부의 위탁을 받아 민간 단체가 진행하는 식생활 교육 사업을 관리·지원하고 있습니다. 최근 식생활 교육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잘못된 식생활로 인해 비만과 생활 습관병의 증가, 전통 식문화의 붕괴, 환경오염 등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죠. 식생활 교육 사업 초기에는 녹색 식생활 지침 마련과 식생활 교육 콘텐츠 개발, 교육 자료 발간 등이 중점적으로 진행됐죠.

현재는 실질적인 녹색 식생활 교육과 체험 인프라를 확충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식생활교육기관·체험공간 지정, 식습관 개선 시범학교 운영, 녹색 식생활 체험 방과후학교 운영, 녹색 식생활 및 농어촌 체험 과정 운영, 텃밭 가꾸기, 24절기 전통 음식 체험 교실 등을 꼽을 수 있어요. 이와 함께 녹색 식생활에 대한 인식 증대와 확산을 위해 공익 캠페인을 펼치고 녹색 식생활 영상물 제작과 보급 등의 홍보 활동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농어업과 식품산업 동반 성장에 주력”
녹색 식생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참여 유도를 위해서는 홍보 활동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aT가 그동안 녹색 식생활에 대한 인식 증대와 생활 속 식습관 변화를 위해 다각도의 식생활 교육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 국민들의 인식 변화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2009년과 2011년에 만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녹색 식생활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들의 인식과 실천율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죠.

친환경 농산물 구매 비율이 17.2% 올라가고 아침 밥 먹기 실천율도 8% 넘게 늘었습니다. 현재 추진해 나가고 있는 녹색 식생활 캠페인 홍보는 녹색 식생활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도를 높이고 더 많은 참여를 조성하고 이끌어 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올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녹색 식생활 초록입술 캠페인’에 손연재 선수를 홍보 모델로 위촉, 내년 상반기까지 집중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최근 한식 세계화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한식에 대한 해외 반응은 어떻습니까.

‘한류’ 드라마와 케이팝의 인기로 한식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어요. 우리의 음식 문화가 해외에 진출하면 농산물과 식재료의 수출 증대로 이어지는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문화적·외교적으로 우리나라의 국격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우리 국민들이 먼저 한식을 사랑하고 우리의 전통 음식을 계승·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현재 해외 각국에서는 자국의 전통 음식을 보호하고 밖으로는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aT도 향후 지속적으로 ‘세계인이 즐기는 한식’이라는 목표 아래 한식 인프라 구축, 한식 전문 인력 양성, 한식당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 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