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889호 (2012년 12월 10일)



홍보맨 전성시대 “소통의 시대 맞아 ‘각광’…줄줄이 ‘승진’”

주요 대기업의 올 연말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세대교체다. 세대교체 바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너 3·4세·여성·홍보맨의 약진으로 요약된다. 이 중에서도 홍보맨의 도약은 뚜렷하다. ‘홍보맨 전성시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삼성그룹에서는 그룹 미래전략실 홍보팀에서 2명의 사장을 배출하는 경사를 맞았다. 최근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 그룹 홍보를 이끌었던 이인용·임대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홍보맨의 위상이 한 단계 격상됐다는 평가다.

제일기획 사장으로 옮겨간 임대기(56) 사장은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삼성전자 홍보과에 입사해 홍보 과장·차장을 거쳐 제일기획에서 광고팀장과 영업기획실장·광고본부장을 지냈다. 2005년 삼성전략기획실 기획홍보담당 임원, 2008년 제일기획 국내광고부문장을 역임했으며 2009년 말 부사장 승진과 함께 커뮤니케이션팀에서 활약했다.

이인용(55) 사장은 MBC 보도국 부국장에서 2005년 삼성전자 홍보팀장(전무)으로 자리를 옮긴지 8년 만에 사장 타이틀을 달았다. 2009년 초 부사장으로 승진해 현재까지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그룹 홍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삼성은 임원 인사에서도 미래전략실 소속의 최홍섭(50)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최 전무는 젊은층을 겨냥한 전국 순회 토크 콘서트 ‘열정락서’의 기획자다. 삼성 최고경영자(CEO)와 저명인사, 연예인 등이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들려주는 이 행사에 올 들어 4만 명이 참여하며 화제를 모았다.

11월 말에 있었던 LG그룹 인사에서도 홍보맨의 약진이 돋보였다. LG그룹은 유원 LG경영개발원 상무, 전명우(52) LG전자 상무, 조갑호(54) LG화학 상무 등 홍보 담당 임원 3명을 한꺼번에 전무로 승진시켰다. 재계에서는 이에 대해 “주력 사업체의 홍보 임원 3명이 한꺼번에 승진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룹 홍보의 수장이 된 유원 전무는 경력 20년이 넘는 ‘정통 LG 홍보맨’ 이다. 경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87년 럭키 기조실에 입사해 그룹과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 등에서 줄곧 홍보 한 우물을 파 왔다. 2006년 상무로 임원 반열에 오른 이후 만 7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임대기(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 제일기획 사장, 이인용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 조갑호 LG화학 대외협력 담당 전무, 전명우 LG전자 전무, 유원 LG경영개발원 전무.

임대기(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 제일기획 사장, 이인용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 조갑호 LG화학 대외협력 담당 전무, 전명우 LG전자 전무, 유원 LG경영개발원 전무.


LG전자 홍보를 책임지고 있는 전명우 전무는 2003년 상무 승진 이후 9년 만에 전무로 올라섰다.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럭키 기조실에 입사해 20여 년간 그룹과 전자를 오가며 홍보 업무만 담당해 왔다. 조갑호 LG화학 전무는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럭키에 입사했고 2000년부터 LG화학 홍보팀에서 일했다.

삼성·LG뿐만 아니라 KT·GS·현대중공업·코오롱 등의 주요 그룹들도 승진 인사 명단에 홍보맨들이 빠지지 않았다. KT는 홍보실장을 역임했던 이길주(57) 전무를 시너지경영실 출자경영담당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 신임 부사장은 KT에서 홍보만 30여 년 맡아 온 통신 업계 홍보 역사의 산증인이다. GS그룹의 여은주(50) 상무도 전무로 한 단계 올라섰다.

여 전무는 서울대 신문학과 출신으로 1987년 LG그룹 기획조정실 홍보팀으로 입사해 25년째 홍보 한 우물을 파고 있다. 2002년 LG카드 홍보팀장을 거쳐 2004년 GS그룹 지주사인 GS홀딩스 업무지원팀으로 이동했다. 현대중공업 그룹도 현대중공업 홍보담당 김문현(54)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코오롱그룹 홍보 담당 임원인 김승일(54) 상무도 전무로 승진했다. 김 전무는 기자 출신으로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에 입사, 워싱턴 특파원·사회부장·국제부장 등을 거쳐 2009년 코오롱 홍보상무로 영입됐다.

대기업들이 홍보맨을 대거 승진시키며 홍보 조직에 힘을 싣는 것은 갈수록 대관과 홍보, 사회 공헌 분야 업무가 세분화되고 담당자의 책임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또한 대기업 비판 정서가 강해지고 정부의 제재가 강화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경제 민주화의 걸림돌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대국민 소통의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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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2-12-14 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