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기아자동차 ‘K3’의 초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9월 17일 출시된 K3는 10월 7632대, 11월 7575대가 판매되며 경쟁 차종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 ‘아반떼(10월 9812대, 11월 9932대)’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K3의 전신인 ‘포르테(Forte)’의 올해 월간 평균 판매량이 2000대 안팎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신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1.6리터 GDI(Gasoline Direct Injection) 엔진 등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K3와 현대차 아반떼는 이란성 쌍둥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인 가속 성능과 승차감은 거의 동일하다. 차별화를 위해 엔진, 스티어링 휠, 서스펜션 등의 소프트웨어를 살짝 다르게 세팅하겠지만 일반적인 운전자로서는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아반떼 외에도 벨로스터·i30(아이써티)·포르테 등 현대·기아차에서 그간 꾸준히 숙성된 ‘1.6 GDI 엔진·6단 자동변속기·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의 조율감은 여전히 기대를 만족시킨다. 운전대나 가속·브레이크 페달의 감촉은 너무 무르지도 않고 단단하지도 않으면서 적절히 긴장감 있게 조여져 있다. 운전 시의 조작에 스트레스가 없다. 소비자로선 이렇게 만드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메이커로선 나로호 발사만큼이나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국내 다른 메이커들을 타 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기아자동차 K3 성능·편의장치 ‘수입차 부럽지 않아’
운전자 배려한 내·외관 디자인 돋보여

K3와 아반떼의 주행 성능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차별화는 외관과 편의 사양에서 승부가 갈린다. 외관에 관해서는 그간 기아자동차가 준중형 포르테부터 K시리즈에 일관적으로 유지하던 롱 후드의 정통 세단형 스타일을 버리고 과감히 전륜구동의 특징을 살린 숏 후드로 바뀐 것이 특징이다. 후드를 최대한 짧아 보이도록 A필러를 도어 절개 부분보다 약 10cm 더 앞으로 전진시켰는데, 실내에서 보면 대시보드 앞 공간이 넓어 심리적으로 체감 공간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

아반떼는 높은 벨트라인이 헤드램프에서 일직선으로 트렁크까지 이어져 측면 시야가 좁았지만 K3는 사이드미러 부분에서 살짝 아래로 윈도를 넓혀 측면 시야가 좋은 것이 장점이다. 또한 센터패시아가 운전자 쪽으로 살짝 틀어져 있는 등 운전자를 배려한 내·외관 디자인을 채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K3의 옵션을 보면 아반떼보다 수입차를 겨냥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호화롭다. 시동을 끄면 시트가 뒤로 이동해 하차를 용이하게 하는 이지 액세스 기능, 운전석 메모리 시트, 스티어링 휠 열선, 앞좌석 통풍 시트까지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최고급 사양인 노블레스에서만 가능하다.

눈여겨볼 점은 정보기술(IT) 강국다운 현대·기아차의 USB 메모리 음악 재생 기능이다. 메모리를 꽂는 즉시 음악 파일을 검색해 폴더별로 재생할 수 있다. 이 쉬워 보이는 기능이 어떤 수입차에서도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은 여전히 수수께끼다.
기아자동차 K3 성능·편의장치 ‘수입차 부럽지 않아’
시승차는 최고 사양인 노블레스(1939만 원)로 자동변속기가 기본 적용돼 있으며 선루프(44만 원), 슈퍼비전 클러스터(44만 원), 가죽 시트 및 앞좌석 통풍 시트(59만 원), 뒷좌석 열선 및 폴딩 기능(34만 원), 눈부심 방지 기능과 하이패스 단말기 일체형 룸미러가 포함된 내비게이션 UVO(137만 원)까지 포함해 최대 2257만 원에 이른다.

수동변속기로 내비게이션 없이 타겠다면 최저가인 1345만 원(딜럭스)에도 구입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1677만 원의 럭셔리를 가장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