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이렇게 뚫었어요

“‘슈스케’를 보세요. 케이블 채널 인기가 지상파를 따라잡았잖아요! 특히 CJ E&M은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면서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는 방송, 게임, 음악, 공연 등 문화를 창조하는 기업이에요. 근무 분위기도 무척 자유로운 편이죠. 문화를 창조하며 재미까지 느낄 수 있는 직장, 다른 대기업과는 사뭇 다르게 자율을 강조하는 분위기. 취업준비생들도 이런 점에 매력을 느끼는 게 아닐까요? 실제로 다른 대기업에 입사한 친구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CJ E&M에 입사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슈퍼스타K’ ‘응답하라 1997’ 등 요즘 가장 핫한 문화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회사. 바로 CJ E&M이다. 방송은 물론 음악과 게임, 영화, 공연에 이르기까지 ‘문화를 창조한다’는 매력 포인트는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단연 CJ E&M을 입사하고 싶은 기업 1순위에 올려놓았다.

CJ E&M 국내 온라인사업부에서 온라인 콘텐츠 기획과 마케팅을 맡고 있는 김봉제 사원. CJ E&M이 취업준비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기업 중 하나가 된 이유를 묻자 자신의 경험을 들어 적극 홍보에 나선다.
“나만의 스토리를 면접관에게 어필하세요” 김봉제 CJ E&M 국내 온라인사업부 사원
지난해 1월 2일자로 입사했으니 이제 막 2년차에 접어든 신입사원. 사무실에선 막내지만 인터넷 세상에선 이미 뜬, 정확히 말해 ‘떴던’ 스타이기도 하다. 스스로 제작한 성대모사 UCC를 미니홈피에 올렸고, 폭발적인 반응으로 포털 메인 화면에까지 소개됐던 것. 급기야 방송사에서 섭외 연락이 왔고 MBC ‘팔도모창대회’, SBS ‘스타킹’에까지 출연했다. 지금도 ‘1인 20역 성대모사’를 검색해보면 배꼽을 잡게 하는 그만의 개인기를 만나볼 수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과일차 아저씨, 가스 검침원 흉내를 냈어요. 중고등학교 때는 모든 선생님들 흉내를 냈죠. 덕분에 학교 행사 MC도 많이 봤고요. 그렇게 사람을 웃기고 즐거움을 주는 일이 좋아지면서 1인 20역 성대모사까지 하게 됐어요.”



면접관 사로잡을 스킬 중요하다

UCC 스타가 되고 이름과 얼굴이 알려지기 전부터 그의 꿈은 방송인이었다. 단순히 유명해지고 돈을 벌기보다 여러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소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방송 출연을 계기로 리포터나 VJ 활동을 했지만 손에 받은 보수는 밥값·차비 대기에도 모자란 경우가 태반이었다.

“군 입대 후 생각이 바뀌었어요. 엠넷, tvN, OCN, XTM 같은 채널들을 자주 보며 CJ E&M 입사를 꿈꾸게 됐죠. 취업을 통해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면서도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는 원래 꿈도 이룰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어요. 그 생각이 정확했고요.”

취업준비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기업 중 하나이다 보니 자연히 입사 경쟁도 치열한 편. 이른바 ‘인(in) 서울’도 아니고, 특별한 스펙도 없던 그가 당당히 합격의 문을 두드린 비결은 뭘까. 김봉제 사원이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자신만의 스토리’다.

“속된 말로 ‘개나 소나’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라 자기만의 이야기를 들려줘야 해요. 특히 틀에 치우친 자기소개서는 아웃이에요. 자소서를 대충 본다는 오해가 있는데 실제 입사해서 보니 절대 그렇지 않더군요. 인사팀이 밤을 새우더라도 일일이 읽어보고 확인하죠. 저를 보세요. 스펙보다 자소서가 훨씬 중요하다는 걸 증명하잖아요.”

직업 군인 아버지 덕에 전학과 이사를 수도 없이 다녔던 어린 시절. 초등학교 때만 4번이나 전학을 다니며 그때그때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었던 노하우, 다른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몸으로 배우고 느꼈던 점을 CJ E&M의 역할로 승화시킨다는 전략이었다.

성대모사 같은 특기를 통해 조직에 유머와 웃음을 제공하는 소통 메신저가 되고 싶다는 희망도 적었다. 더불어 마케팅 비전공자라는 약점은 도리어 나만이 가진 공학적 지식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으로 바꿨다. 마지막에는 CJ E&M의 사훈인 ‘정직·열정·창의’ 세 가지 모두를 삶에서 스스로 실현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만의 스토리가 완성됐다면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게 면접관을 사로잡을 커뮤니케이션 스킬이에요. 교양 과목으로 ‘방송언어의 이해’를 수강했는데 이때 아이콘택트, 효과적인 제스처 사용방법 등을 배웠죠. 실제 면접 볼 때도 그때그때 적절한 제스처를 보여주고 면접관들과 눈을 맞추려 노력했어요. 처음부터 면접관을 웃기겠다는 욕심은 없었지만 마지막에는 면접관들의 요청으로 제 장기인 성대모사로 마무리했죠. ‘빵 터졌다’는 말이 딱 어울릴 만큼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스펙 대신 열정과 끼를 통해 입사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 졸업생 간담회나 멘토링 강연 요청도 들어오고 있다. 그때마다 그가 강조하는 것 역시 나만의 스토리를 담은 자기소개서다.

“해당 기업에 대한 지식과 정보는 기본이죠. CJ E&M은 영화·방송·음악·게임·공연 등의 주요 콘텐츠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필요해요. 그런데 다른 제조사나 공기업과는 다르게 다들 너무 재미있는 아이템이잖아요. 취업 준비를 놀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곳 흔치 않아요!”
“나만의 스토리를 면접관에게 어필하세요” 김봉제 CJ E&M 국내 온라인사업부 사원
입사 : 2012년 1월 2일
소속 : CJ E&M 국내 온라인사업부
학력 : 인하대 정보통신공학부 졸업
학점 : 3.23
토익 스피킹 : 6등급
자격증 : 정보처리기능사
수상 : MBC 팔도모창대회 2등, SBS 스타킹 1승



완벽 해부
CJ E&M 면접의 모든 것!!
김봉제 사원이 CJ E&M 면접 과정을 직접 밝혔다. 지난해 입사한 신입사원이 들려주는 면접 질문, 답변 등 생생한 정보에 귀를 쫑긋 세워보자.



1차 토론 면접

5 대 5로 팀을 짜 양 팀이 토론과 협상, 공방을 벌인다. 이 과정에서 팀원들 간 자기를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PT)도 병행해야 한다. 나의 경우 대부분의 경쟁자가 경영이나 마케팅을 전공했기 때문에 걱정이 앞섰지만 주눅 들지 않으려고 마인드컨트롤을 했다. “두 분 말씀 모두 일리가 있다”는 정도의 멘트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CJ E&M의 사원 간 호칭은 ‘아무개 님’이다. 미리 이를 알고 지원자들의 이름에 ‘님’ 자를 붙였다.

토론 면접은 모두 3개 섹션으로 나뉜다. 먼저 지원자 개인별 의견을 PT한다. 내게 주어진 주제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본사와 개별 점포 간 갈등 해결’ 방안이었다. 본사가 가맹점이 제기하는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는 질문. “인터넷이나 SNS, 화상회의 같은 커뮤니케이션 인프라가 이미 잘 갖춰져 있다. 본사의 CEO가 점주들을 직접 만나기 힘드니 이런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수시로 소통의 기회를 갖는 것이 좋겠다. 더불어 우수 가맹점 표창 같은 시상 제도 도입, 가맹점 상호 간의 소통 창구도 필요하다”는 게 내가 내놓은 답이다.

이어지는 그룹 토론.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에 입점하려는 건설사와 영화사로 역할을 나누고, 비용·수익 등 서로 원하는 협상 결과를 도출해내는 가상 협상이 진행됐다. 가상의 상황이지만 협상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방식이고, 때론 팀별로 히든카드까지 꺼내며 치열한 협상이 이뤄졌다.

마지막은 팀 프로젝트. 주제가 주어지면 팀원 전체가 협력해 발표 자료를 만들고, 이를 발표하는 방식이다.



2차 면접

본격적으로 면접관을 만날 수 있는 시간. 내가 받은 질문은 ‘왜 공대생이 마케팅에 지원했나’와 ‘마케팅 지식이 전무한데 당신만의 계획이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마케팅 지식이 없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무척 크고, 신입사원은 어떤 직무건 바닥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차곡차곡 쌓아나가겠다. 더욱이 나는 정보통신(IT) 관련 지식은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장점이다. 내가 배웠던 공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오히려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해 잠재력을 폭발시키겠다”고 답했다.

또 ‘엔스크린 시대에 티빙(tving)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부여하는 의미는 뭐라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유비쿼터스 시대에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내 손바닥 안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에는 자소서에 나온 UCC 제작 내용을 물었고, 내 특기인 성대모사를 통해 면접관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글 장진원 기자│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