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의 역습] 초고화질 LCD 탑재…시장 판도 재편되나
LG전자 스마트폰의 가장 긍정적인 변화는 제품의 ‘라인업 재편’을 꼽을 수 있다. LG전자는 플래그십(flagship) 시리즈인 ‘옵티머스 G’, 패블릿(5인치 이상의 대화면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Vu’, 3G 기반 보급형인 ‘옵티머스 L’, 롱텀에볼루션(LTE) 기반 보급형인 ‘옵티머스 F’ 등 4가지로 압축해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이번 라인업의 성공 방정식은 간단히 말해 ‘플래그십 제품 경쟁력 확보→브랜드 이미지 제고→보급형 제품 판매 확대’다. 고가의 플래그십 제품에서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며 이를 통해 보급형 제품 판매 점유율을 확대해 가는 균형 잡힌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수익’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 트랙 전략인 셈이다. 투 트랙 전략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 마케팅 효율화, 공급망 관리 최적화, 원가 경쟁력 강화 등을 바탕에 두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LTE 스마트폰 확대, 피처폰 감축 등의 체질 개선으로 3년 만에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는 수익성뿐만 아니라 4대 시리즈로의 라인업 재편을 기반으로 질(이익)과 양(판매량) 모두에서 성과를 보여줄 계획이다.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은 “화질, 사용자 경험(UX), 하드웨어, LTE 기술력 등에서 경쟁 우위를 강화해 실적 개선은 물론 스마트폰 톱 티어(Top Tier) 브랜드로 자리잡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스마트폰 라인업이 재편성됨에 따라 본격적인 시장점유율 확대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며 “보급형 LTE 폰을 F 시리즈로 체계화한 점은 LTE 시장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LG전자 스마트폰의 지표가 개선되는 배경에는 플래그십 제품의 차별성 부각, 고질적 약점인 운영체제 대응력 보완, UX 개선 등 본질적인 경쟁력 향상이 뒷받침되고 있다.
[옵티머스의 역습] 초고화질 LCD 탑재…시장 판도 재편되나
모델별 차별성 기능 부각

플래그십 제품인 옵티머스 G는 하드웨어 사양과 디자인 측면에서 완성도가 가장 높은 모델로 꼽힌다. 미국 퀄컴의 쿼드코어(quad core) 최신 칩을 첫 번째로 탑재해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LG전자 스마트폰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UX도 진일보했다.

옵티머스 G 프로(Pro)도 초기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이다. 5.5인치의 대형 화면에 HD급 TV와 같은 고화질의 풀 HD IPS 액정표시장치(LCD)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휴대전화의 테두리가 좁고 한손에도 잘 잡혀 패블릿 모델 중에서도 주목 받는 이유다. 최신 안드로이드 OS 4.2를 적용한 ‘넥서스 4’를 계기로 OS 대응력이 선두권 업체들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구글과 관계 개선에 따라 추후에도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옵티머스 G2는 올 3분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같은 시기 출시 예정인 플렉서블(flexible) 아몰레드의 첫 단계인 ‘깨지지 않는(unbreakable) 아몰레드폰’은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G시리즈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LG전자의 제품 경쟁력이 톱 티어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이끌어 내고 있다.

옵티머스 G의 출하량은 출시 3개월 만인 12월 말에 100만 대를 넘어섰고 올해 1분기 역시 3G 기반의 출시 국가가 50여 개국으로 확대되면서 4분기보다 더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옵티머스G 프로는 출시 3개월 동안 100만 대 이상 판매될 전망이다. 여기에 주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옵티머스 Vu 시리즈까지 더하면 프리미엄급 비중이 출하량 기준으로 20%, 매출액 기준으로 4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휴대전화 사업부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0.5%에서 올해 3.1%로 대폭 향상될 것으로 예측됐다.
[옵티머스의 역습] 초고화질 LCD 탑재…시장 판도 재편되나
LTE폰 시장점유율 세계 3위 수준

LG전자는 보급형 제품의 판매량 극대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보급형 스마트폰은 지난해 인기를 끈 3G 스마트폰 ‘L 시리즈’와 올해 선보인 ‘L 시리즈 2’, LTE인 ‘F 시리즈’로 확대·강화됐다.

지난해 3월 처음 출시된 L 시리즈는 올해 2월까지 1500만 대가 판매되며 LG전자 스마트폰 점유율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L 시리즈는 유럽·남미·아시아 등 LTE폰으로 접근할 수 없는 지역에서 훌륭한 대안이 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서유럽 및 남미에서 출하량이 각각 63.1%, 24.8% 증가했다.

L 시리즈의 성과는 최근 출시된 ‘L 시리즈 2’가 이어간다. 배터리·OS·디스플레이 등의 하드웨어 사양의 개선과 함께 디자인 요소가 강조된 이번 시리즈는 중남미·유럽·아시아로 출격을 앞두고 있다. 보급형 LTE 옵티머스 F 시리즈도 올 2분기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LG전자 스마트폰의 제품 경쟁력 향상은 글로벌 통신 사업자들과 관계 개선으로 이어진다. 미국 AT&T와 일본 NTT도코모는 지난해 옵티머스 G에 이어 옵티머스 G 프로를 출시하기로 하는 등 LG전자의 플래그십 모델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피처폰 시절 LG전자의 전략적 파트너에 가까웠던 미국의 버라이즌은 옵티머스 LTE 태그(Tag), LTE 2, Vu 등의 파생 모델 위주로 공급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해외시장의 정착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미국 시장은 아직까지 애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고 패블릿 폰에 대한 반응이 미온적이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애플의 지배력이 추세적으로 약화된다면 3위 업체인 LG전자에 대한 통신 사업자들의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남겼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통신 서비스 질의 차별화를 위해) 3G에서 LTE로의 전이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리서치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LTE폰 시장 규모는 129% 성장한 1억9900만 대, 2014년 59% 성장한 3억1700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지역별 수요 분포는 북미 35%, 선진 아시아 22%, 서유럽 19%, 중국 12% 등으로 서유럽과 중국의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LTE폰 시장점유율 3위를 확보한 LG전자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LG전자는 LTE 관련 특허 대응력과 원천 기술 측면에서 비교 우위에 있고 통신망 터미널 안정화 기술면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톰슨 로이터와 아티클 원 파트너스가 발표한 ‘LTE 핵심 특허 점유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가 9.5%를 차지해 퀄컴(14.4%)·노키아(13.7%)·삼성전자(9.9%)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LTE폰 시장점유율을 보면 애플이 아이폰 5 효과에 힘입어 36.3%로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가 32.9%로 2위, LG전자가 7.7%로 3위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2013년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은 850만 대로 전년 대비 22%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스마트폰 성장은 평균 판매가 150달러 전후의 중저가 제품이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미 및 서유럽 선진 시장의 스마트폰 침투율이 50%를 웃돌아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을 포함한 신흥 시장은 아직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를 견인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향후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은 보급형 제품의 판매를 얼마만큼 증가시키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LG전자가 프리미엄 제품과 보급형 제품을 함께 출시하면서 수익과 성장 두 가지를 노리는 까닭이다.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