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리5구의 여인 The Woman in the Fifth 外

‘개털’되자 매혹녀가 나타났다
감독 파벨 포리코브스키
출연 에단 호크,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조안나 쿠릭

소설가이자 대학교수 톰 릭스(에단 호크 분)는 제자와의 스캔들로 학교에서 추방당한다. 톰은 아내와 어린 딸이 사는 파리를 무작정 찾아가지만 접근 금지 명령 때문에 딸에게 가까이 갈 수도 없다. 게다가 버스 안에서 짐을 전부 도둑맞은 뒤 빈털터리가 된 릭스는 터키 불법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누추한 호텔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호텔 주인의 도움으로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두 번째 소설 집필에 몰두하던 릭스는 파티장에서 우연히 만난 관능적인 여인 마르지트(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분)와 사랑에 빠진다. 한편 호텔의 어린 여종업원 아니아(조안나 쿠릭 분)가 릭스를 지속적으로 유혹하는 가운데 릭스는 점점 더 기이한 상황에 빠져든다.

‘파리5구의 여인’은 영화에 앞서 더글러스 케네디의 동명 소설로 먼저 접한 이도 많을 것이다. ‘빅 픽처’, ‘모멘토’ 등 스릴러의 기운을 가미한 읽기 쉽고 로맨틱한 소설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더글러스 케네디의 이번 소설에는 동양적 판타지의 요소가 가미되며 한층 더 색다른 매력을 풍긴다.

그리고 감독 파벨 포리코브스키는 다소 얄팍한 케네디의 대중소설로부터 핵심만 추출해 에드거 앨런 포라든가 프란츠 카프카, 혹은 아서 코난 도일 같은 작가들의 원형적인 불길한 매혹과 수수께끼를 새롭게 가미함으로써 영화화의 묘미를 한껏 내세운다.

즉 파리에서 모든 걸 잃어버리고 절망의 바닥까지 순식간에 내몰리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운명의 기이한 법칙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톰 릭스는 전형적인 카프카적 부조리의 상황에 처한다. 릭스가 제안 받는 야간 경비원 일은 아서 코난 도일의 저 유명한 단편 ‘빨강 머리 연맹’에 등장하는 너무나 운 좋고 쉬운 일자리를 연상시키며, 수수께끼 같은 여인과 파멸로 치닫는 러브스토리는 에드거 앨런 포에게서 영감 받은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포의 까마귀를 연상시키는 올빼미가 주인공의 불운을 계속 지켜보며 경고하는 표정을 짓지 않는가.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이 미국이 아닌 다른 어딘가, 현대가 아닌 시간대를 상정하듯 실상 ‘파리5구의 여인’ 속 공간은 전형적인 파리 같지 않으며 카메라 앵글 속에서 계속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분출한다.

다만 온갖 판타지 전설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에게 영화 말미의 반전은 그다지 놀랍지 않고 심지어 금방 예상 가능하다는 것이 관람의 함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구 배우들이 동양적 설정을 어떻게 소화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에서 재미를 찾는 편을 권한다.



아이언맨 3
감독 셰인 블랙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기네스 펠트로, 벤 킹슬리

토니 스타크는 ‘어벤져스’ 이후 영웅의 삶에 회의를 느낀다. 그 사이 최악의 테러리스트 만다린 일당이 스타크 저택에 공격을 퍼붓는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토니에게는 망가진 슈트 한 벌뿐이다. 이제 테러의 위험으로부터 세계를,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페퍼 포츠를 지켜내야 한다.



에반게리온: Q
감독 안노 히데아키
목소리 출연 오가타 메구미, 하야시바라 메구미

1990년대 말 저패니메이션의 새로운 전설로 자리매김했던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신극장판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2편 ‘에반게리온: 파’에서 일어났던 대재앙 ‘니어 서드 임팩트’ 이후 14년이 흘렀다. 에바 초호기와 함께 동결 상태에 들어갔던 파일럿 이카리 신지가 마침내 눈을 뜬다.



그림자 애인
감독 반원량
출연 권상우, 장백지

대기업 KNC 상속녀 패리스가 스키 여행 도중 실종된다. 다른 사람에게 회사가 넘어가기 전에 패리스를 찾아내야 하는 KNC의 최고경영자 권은 패리스와 닮은 외모의 꽃집 아가씨 진심을 내세워 시간을 벌려고 한다. 진심의 연극이 이어지는 동안 진심과 권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lat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