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양적 완화 축소를 시사하면서 전 세계 증시가 요동을 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양적 완화를 논할 만큼 미국의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는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세다. 부동산 시장은 탄탄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고 여러 소비자 심리 지표도 5년 내 최고치에 근접하거나 경신했다. 낮은 인플레이션에 힘입어 소비자들의 구매력도 높아지는 추세다. 기업의 투자도 작년 대비 늘어나고 있어 미국 제조 업계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 미국 경제에서 가계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가계 소비는 고용, 즉 실업률과 상당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직장이 있어야 마음 놓고 돈을 쓸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노동부는 4월 실업률이 전달보다 0.1% 포인트 떨어진 7.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7.6%를 밑도는 것으로, 2008년 12월 이후 약 4년 반 만에 최저 수치다. 미국의 실업률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2월 7.7%, 3월 7.6%로 줄곧 하락세다. 신규 일자리는 증가세다. 4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16만5000개 늘어 전문가 예상치 평균인 14만5000개를 웃돌았다. 이는 지난 3월의 8만8000개보다 2배나 늘어난 규모다.

지난 수년간 벌어진 세계적 금융 위기의 첫 단초는 미국의 주택 가격 폭락이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위기의 시작이 미국 주택이었다면 회복의 시작도 미국 주택이 되는 분위기다. 주택 시장의 호황은 개인의 부 증가와 소비 심리 개선, 소비지출 증가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국내총생산(GDP) 증가의 주요 원동력이 된다. 지난 1월 미국의 신규 주택 판매 건수는 43만7000건으로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8.9% 늘어난 수치다.

기존 주택 거래량과 주택 가격도 동반 상승세다. 실제로 지난 4월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상승했다. 최근 저금리 기조도 이러한 상승세에 한몫했다. 기존 주택 구매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모기지론을 받았다면 최근 저금리로 재금융(리파이낸스)을 받아 이자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유 자금은 소비뿐만 아니라 주택 거래도 늘리기 시작했고 집값 상승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이렇게 집값이 오르면 일반적으로 주택 소유주들은 집값 상승분만큼의 여유를 갖게 된다. 이 또한 소비와 주택 시장에 활기를 더한다.
[재테크 레슨] 살아나는 미국 경제·증시 돋보기, 건강해진 미국 기업…이익 전망 ‘청신호’
일자리 늘어나니 미국인 씀씀이 점점 커져

한국의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어찌 보면 미국의 경제보다 미국 증시의 주가 흐름일 것이다. 주가는 기업의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 최근 미국 기업들의 이익은 그 어느 때보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유는 미국 기업들이 금융 위기를 겪으며 과감한 구조조정을 했기 때문이다. 몸집이 날렵해졌으니 더 빠르게 달려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상당수의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자제하는 한편 기존의 부채를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면서 부채비용을 낮췄다. 결과적으로 미국 기업들의 재무구조는 유례없이 탄탄하다. 실제로 2012년 3분기 기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전체 자산 대비 현금 비율은 13.5%로, 1977년 이후 평균치인 9.7%를 크게 웃돌고 있다. S&P500 기업(금융업 제외)의 현금 및 단기 투자 규모는 최근 5년간 50% 상승해 2012년 2분기 현재 1조9000억 달러에 달한다.
최근 방한한 매튜 퀸랜 프랭클린템플턴 부사장은 “최근 미국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향후 미국 기업의 실적 예상치가 2009년보다 2배씩 높게 나온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대표 지수인 S&P500이 1500을 돌파하며 이른바 ‘고점 논란’이 있지만 미국 기업의 이익이 이를 받치고 있어 급격한 폭락을 겪을 여지가 별로 없다는 뜻이다.

제조업 분야의 성장이 지속되는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도와 중국의 임금 상승, 북미 지역에서의 엄청난 양의 셰일가스 발견과 이에 따른 천연가스 가격 하락, 미국 달러화 가치 하락, 물류비용 상승 등으로 많은 수의 다국적기업들이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가져오겠다고 속속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형주·헬스케어주 ‘유망’

이처럼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다. 직접 투자와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다. 직접 투자 방식은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아직 생소하지만 지지부진한 국내 주식시장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국내 투자자의 미국에 대한 직접 투자 결제 금액은 12억38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195% 급증했다. 이는 전년도 연간 결제 금액인 16억6300만 달러의 74%에 달하는 수준이다.

반면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방식은 다양한 분야에 가장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다. 국내에 설정된 미국 관련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면 미국 증시 상승세의 수혜를 볼 수 있다.
미국 기업 주식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매력이 있는 것은 뭘까. 먼저 기업 규모별로 보면 현재로서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다.

미국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상대적으로 미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유로 존 리스크 등 글로벌 경제 동향의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 상황에 더 큰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가 이머징 마켓보다 ‘주식회사 미국’의 주가 전망이 밝다고 5월 13일 보도하며 미국 현지 사업 비중이 큰 중소기업들의 순이익 성장률이 다국적기업들을 능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블룸버그의 집계 결과 S&P 스몰캡 600 편입 기업들의 12개월 주당순이익 성장률 전망치는 34%로 예상된 반면 같은 기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 마켓 지수 편입 기업들의 성장률 전망치는 17%에 그쳤다.

산업별로 보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헬스 케어 관련 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이머징 마켓을 포함한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로 2030년에는 60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의 17%를 차지하며 약 14억 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별 GDP 대비 의료비 비중 증가 등에 힘입어 헬스 케어 섹터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미국은 화이자·머크 등 세계 유수의 제약사들이 근거지로 하고 있는 헬스 케어 산업의 ‘절대 강자’다. 이들 초대형 헬스 케어 기업들은 연구·개발(R&D)에 대한 비중을 확대해 예방약과 백신 등 신약 개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선 2011년 30개의 신약이 승인되며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에서도 헬스 케어 섹터는 일반 주식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기록 중이다. 일례로 지난 5월 말 한국에 출시한 ‘프랭클린템플턴 미국 바이오 헬스케어 펀드’는 불과 3주 만에 수익률 3%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기업들의 또 다른 매력 ‘고배당’

배당에 적극적인 미국 기업…
인컴 펀드로 과실 얻어야

미국은 이른바 ‘주주자본주의’의 근원지다. 즉 기업 경영에서 그 기업의 주주의 이익을 그 무엇보다 중요시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기업은 ‘배당’을 기업의 의무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기업 역시 금융 위기를 겪으며 배당에 부담을 가졌다. 그러나 2009년 이후 S&P500 기업들 중 배당을 실시하는 하는 기업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배당 규모가 증가하는 기업의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S&P500 기업들의 배당률(총이익 대비 배당 지급액)이 2012년 9월 현재 32%로 지난 75년 평균 52%보다 상당히 낮은 것을 감안하면, 장차 수익 증가가 정체되더라도 배당은 계속 증가할 여지가 있다. 이처럼 미국 기업들의 배당수익률과 배당성향이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이자와 배당으로 추가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인컴 펀드의 수익률 상승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 등 해외 고배당주와 고수익 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프랭클린템플턴 미국인컴펀드’를 주목할 만하다. 이 펀드는 재간접 펀드로, 글로벌 자산 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이 운용하는 모 펀드는 1948년부터 운용되고 있다. 60년 이상 장기 성과가 있는 미국 투자자들의 ‘스테디셀러 펀드’라는 의미다.
프랭클린템플턴 미국인컴펀드는 채권의 이자수익과 주식의 배당수익을 통해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안정적 수익을 얻은 뒤 상승장에서 주가 상승 등을 통해 추가 수익을 노리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현재 미국 회사채는 물론 세계적인 석유 기업 브리티시페트롤륨(BP), 다국적 금융 서비스 기업 웰스파고 주식 등도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고 필요하다면 미국의 지방채 등 다양한 자산에도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