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르마이 로마이 テルマエ·ロマエ
[영화] 만화적 잔재미 ‘살아 있네’ 테르마이 로마이 テルマエ·ロマエ
감독 다케우치 히데키
출연 아베 히로시, 우에토 아야, 이치무라 마사치카

야마자키 마리의 원작 ‘테르마이 로마이’는 만화 팬들 사이에선 일찌감치 명성을 떨치던 작품이었다. ‘로마 공중목욕탕’이라는 뜻을 가진 ‘테르마이 로마이’는 일본 만화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 만화 대상과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단편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으로, 역사물·공상과학소설(SF)·코미디를 맛깔나게 엮은 능청스러운 필력으로 일본에서만 800만 부가 판매됐다. 로마의 위대한 황제 하드리아누스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장대한 스케일의 작품을 실사 영화로 옮기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노다메 칸타빌레’ 시리즈로 친숙한 다케우치 히데키 감독은 현실을 가볍게 뛰어넘는 과장법을 능숙하게 구사하며 이 유쾌한 SF 영화를 시치미를 뚝 떼고 완성해 냈다.

고대 로마 공중목욕탕의 건축설계사 루시우스(아베 히로시 분)는 참신한 발상이 없다는 이유로 해고된다. 그는 실의에 빠져 목욕을 하러 갔다가 그만 현대의 일본 목욕탕으로 타임 슬립하고 만다. 노란 피부의 평안족(平顔族)이 로마제국의 노예라고 생각한 루시우스는 그들의 한참 앞서간 목욕 문화에 충격 받는다. 다시 로마로 돌아온 그는 일본의 목욕탕을 모방한 새로운 로마 목욕탕을 탄생시킨다. 한편 루시우스가 잠깐씩 현재에 등장할 때마다 마주치던 만화가 지망생 마미(우에토 아야 분)는 루시우스를 주제로 새 만화를 구상하는데….

그동안 소소한 일상을 다룬 작은 규모의 일본 영화들만 주로 수입되는 과정에서 일본의 블록버스터가 어떤 식으로 스케일을 넓힐 수 있는지 잊고 있었다. 다소 조악하나마 실제 이탈리아의 유서 깊은 치네치타 영화촬영소에 구축한 고대 로마의 세트는 오래간만에 보는 손맛을 살리며 시원한 스펙터클을 만끽하게 한다. 또한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톱스타 아베 히로시가 로마 의상 토가를 척 두른 채, 천연덕스럽게 일본어로 방백하면서 현대 일본인들이 떠들어 대는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척하는 장면마다 폭소가 터져 나온다.

‘테르마이 로마이’는 영화 전체가 목욕의 효능에 대한 찬가, 목욕의 문화사라고 할 수 있다. 일본과 로마라는 전혀 다른 시공간의 유일한 공통점, 목욕을 좋아한다는 점을 노려 목욕이 사람의 긴장을 풀어주고 해독 작용을 하며 상처를 낫게 해주고 소중한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사적인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힘줘 강조한다. 실컷 웃으며 영화를 보고 나면 대부분의 관객은 당장 온천까지는 아니더라도 동네 대중목욕탕이라도 달려가 뜨거운 물에 온 몸을 담그고 근육을 이완시키고 싶어질 것이다.







미스터 고
[영화] 만화적 잔재미 ‘살아 있네’ 테르마이 로마이 テルマエ·ロマエ
감독 김용화
출연 성동일, 쉬자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서커스단을 홀로 이끄는 15세 소녀 웨이웨이(쉬자오 분)의 유일한 벗은 45세 고릴라 링링 뿐이다. 야구광이었던 할아버지 덕분에 야구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게 된 링링의 소문을 듣고 악명 높은 에이전트 성충수(성동일 분)가 웨이웨이를 찾아온다.





레드: 더 레전드
(L-R) BRUCE WILLIS and BYUNG HUN LEE star in RED 2
Photo: Frank Masi, SMPSP
?2013 Summit Entertainment, LLC.  All rights reserved.
(L-R) BRUCE WILLIS and BYUNG HUN LEE star in RED 2 Photo: Frank Masi, SMPSP ?2013 Summit Entertainment, LLC. All rights reserved.
감독 딘 패리소트
출연 브루스 윌리스, 이병헌, 캐서린 제타 존스

최강의 살상 무기, 일명 ‘밤 그림자’가 25년 만에 재가동된다. 그것을 막기 위해 은퇴한 전설의 CIA 요원들, 프랭크와 마빈, 빅토리아가 다시 뭉쳤다. 하지만 미 국방부와 FBI, 영국 MI6, 러시아 정부까지 밤 그림자의 행방에 혈안이 되어 이들을 없애려고 한다.





우리는 그곳에 있었다
[영화] 만화적 잔재미 ‘살아 있네’ 테르마이 로마이 テルマエ·ロマエ
감독 박준기
출연 유학재

해발 7925m. 전 세계에서 단 두 팀만이 성공했던 난공불락의 산 ‘빛나는 벽’ 가셔브럼 4봉. 꿈의 첫 등반이 실패로 돌아간 지 2년 후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대원들은 모두가 실패했던 코스를 통해 등반에 성공하며 ‘코리안 다이렉트’라는 이름을 명명한다.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lat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