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신도시 건설…창조경제·모범사례

지난 7월 13일 강창희 국회의장단 일행이 한화건설이 진행 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을 전격 방문했다. 당초 국회의장단은 7월 3일부터 15일까지 케냐·탄자니아 등을 순방할 계획이었지만 해외 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순방 일정에 이라크 방문을 포함시켰다.
[컴퍼니] 강창희 국회의장이 한화건설 비스마야 건설 현장을 방문한 이유
앞서 한화건설은 지난해 5월 우리나라 해외 건설 역사상 최대인 8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를 수주하고 공사 수행을 착착 진행하고 있었다. 국회의장단 일행은 이번 이라크 방문 중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을 방문해 한화건설 임직원들을 격려했고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만나 한화그룹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의 이라크 재건 사업 참여 확대 등을 협의했다.

연인원 55만 명 일자리 창출
“한화의 비스마야 현장은 국내 건설 업체들이 세계 곳곳에서 수행하고 있는 건설 역사 노력의 결정물로 국내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현지 임직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임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이룩한 글로벌 경영의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강 의장은 “분당급 규모의 신도시 건설이라고 했는데, 분당신도시보다 훨씬 나은 명품 신도시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 이를 통해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고 다른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길 희망한다”며 “대한민국 파이팅, 한화 파이팅, 각자의 이름으로 파이팅 구호를 외치며 힘을 내자”고 용기를 북돋았다. 또한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는 연인원 55만 명에 이르는 일자리 창출과 국내 연관 산업 발전, 100여 개 협력사와의 동반 진출을 이룰 수 있는 ‘창조 경제’의 모범 사례”라고 강조했다. 또한 “7년 뒤 인구 60만의 비스마야 신도시가 성공적으로 완공되면 전 세계가 대한민국 건설의 힘에 또 한 번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장단 일행은 둘레가 20km에 달하는 현장 외곽 펜스와 세계 최대 규모의 PC(Precast Concrete) 플랜트 공사 현장 등을 둘러보며 그 규모에 놀라면서 순조로운 사업 수행을 기원했다. 동행한 사미 알 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의장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는 100만 호 주택 건설 계획을 가지고 있고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화의 비스마야 현장은 경제적·기술적으로 획기적인 발전을 할 것이고 정치적으로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이라크 간 더욱 긴밀한 관계를 기원했다.

현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는 2만여 명의 인력이 머무를 베이스캠프 공사와 부지 조성, 정·하수처리 시설 등 도시 인프라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캠프 및 PC 공장을 비롯한 건설 자재 생산 공장은 약 5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하우징(주택 건설) 공사는 2014년 1월부터 착공돼 2015년부터 매년 2만 가구씩 공급하는 등 5년에 걸쳐 10만 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강 의장은 건설 현장을 방문한 데 이어 7월 13일 바그다드에 있는 이라크 총리 공관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국회의원 일행과 김현명 주이라크 한국대사, 한화건설 김현중 부회장이 배석한 가운데 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만나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의 이라크 진출 확대 등 이라크 재건 사업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강 의장과 함께 이라크 총리 공관을 방문한 김현중 부회장과 포옹하며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한화뿐만 아니라 나의 사업이기도 하며 성공적인 신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말리키 총리는 “현재 한화건설이 진행 중인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의 순조로운 진행에 만족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근면함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말리키 총리는 “2017년까지 300조 원 규모로 계획된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의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강 의장은 “한국은 6·25전쟁의 상흔을 딛고 전후 복구와 산업화의 과정을 경험했으며 그 과정에서 한국의 기업들은 차별화된 역량과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화그룹을 비롯한 한국의 기업들이 더욱 다양한 분야의 이라크 재건 사업에 진출해 이라크 재건에 힘을 보탤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100여 개 협력사 동반 진출
앞서 지난 6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개최된 ‘한·이라크 경제 협력 포럼’에 참석한 말리키 총리 일행은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을 소개하는 한화건설의 영상이 나오자 “한화, 퍼스트(First)! 한화, 퍼스트!”를 연발했다. 또한 김승연 회장의 안부를 묻고 쾌유를 기원했다. 앞서 김 회장은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바탕으로 100여 명의 이라크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차례 이라크 현지를 방문하며 이라크 신도시 건설 공사의 수주를 진두지휘했다.
[컴퍼니] 강창희 국회의장이 한화건설 비스마야 건설 현장을 방문한 이유
“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는 이라크 정부가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발주한 10만 가구 규모의 국민주택 건설 및 단지 조성 공사이며 한화건설이 수주한 해외 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한국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다.”



한편 지난해 7월 말리키 총리는 한화그룹 김 회장에게 발전 및 정유 시설, 학교, 병원, 군 시설 현대화, 태양광 사업 등 10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추가 재건 사업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연인원 73만 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2017년까지 300조 원 규모로 계획된 이라크 재건 사업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선점 효과가 예상된다. 한화건설이 걱정하고 있는 것은 김 회장의 공백에 따른 사업 차질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김 회장의 경영 공백 장기화에 따라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연관 산업 및 중소 협력사 동반 진출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화건설에 따르면 지난 6월 ‘해외 건설 5대 강국 진입 및 일자리 창출 세미나’에서 김종현 해외건설협회 사업지원본부장은 김 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수주에 대한 논의가 답보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건설은 이라크 현장 투입 인력 중 10%는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한 50대 후반의 중동 건설 유경험자들을 선발하고 나머지 90%는 열정과 패기를 지닌 청년층으로 선발해 청장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공적인 사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능력 중심의 인재 채용 이념을 반영, 고졸 신입 사원도 지속적으로 확대, 선발할 계획이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는 이라크 정부가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발주한 10만 가구 규모의 국민주택 건설 및 단지 조성 공사이며 한화건설이 수주한 해외 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한국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다.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7년간 건설되며 대지 면적이 1830ha(550만 평)로 우리나라 여의도의 6배에 달하는 분당급 신도시 규모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 건설 수주 실적의 10%가 넘는 이번 공사를 수주하면서 해외 건설 누적 수주액 5000억 달러 달성의 방점을 찍은 바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 6월 ‘해외 건설 5대 강국 진입 및 일자리 창출 세미나’에서 “7년에 걸쳐 진행되는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에는 100여 개 중소 자재 및 하도급 업체와 1000여 명의 국내 인력들이 이라크에 진출한다”며 “이는 제2의 중동 붐의 시작점이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성공적인 동반 성장 사례가 되고 연인원 55만 명이 넘는 일자리가 창출돼 경제 위기 극복에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현재 공사 중인 이라크 현지의 베이스캠프는 7년에 걸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2만여 명의 인력이 동시에 거주할 수 있는 규모이며 현재 한화건설과 협력사 임직원 400여 명이 입주한 상태다. 이후 순차적으로 추가 입주할 2만여 명의 인력들은 내년 1월에 예정된 하우징 공사 이전까지 PC 플랜트 공사와 베이스캠프 공사, 정수·하수처리장 공사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는 제한된 시간과 비용에 맞춰 10만 가구 주택 건설을 완수하기 위해 PC 플랜트에서 모든 콘크리트 건축 부재를 생산하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PC 공법을 사용하게 된다. PC 플랜트에서는 매일 80가구, 연간 2만 가구에 해당하는 슬래브와 벽체를 동시에 생산하게 된다. 이를 위해 하루 사용되는 콘크리트 양만 6400톤에 달하는데, 이는 레미콘 트럭 430대에 이르는 양이다. 또한 7년에 걸쳐 생산하게 될 벽체와 슬래브 전체 길이의 합은 1만3000km에 달하며 이는 바그다드에서 서울까지의 왕복 거리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함께 발주처인 이라크 정부와의 설계 및 디자인 관련 협의도 마무리됐다. 올해 초 한화건설이 사미 알 아라지 NIC 의장과 함께 방한한 이라크 국가기술위원회와 10만 가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에 대한 설계 및 디자인 기준을 최종 확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아라지 NIC 의장은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아라지 의장은 기자 간담회를 통해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의 진행 상황을 소개하고 이라크 추가 재건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투자와 참여를 제안했으며 차질 없는 공사를 수행하고 있는 한화에 대한 신뢰를 표명했다.

이라크 정부는 2017년까지 주택(800억 달러), 교통·인프라(460억 달러), 에너지(800억 달러), IT·의료·보안 등(690억 달러)에 걸쳐 총 2750억 달러(약 300조 원)를 이라크 재건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2030년까지 에너지 분야에 50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정유공장·발전소·도로·인프라·공공시설 및 군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 최소 7000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컴퍼니] 강창희 국회의장이 한화건설 비스마야 건설 현장을 방문한 이유
[컴퍼니] 강창희 국회의장이 한화건설 비스마야 건설 현장을 방문한 이유
이라크 재건 시장이 대폭 확대된 이유는 2010년 말리키 총리 연임 이후 국가 정세가 안정되고 원유 생산량이 증가하고 ‘오일머니’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한화건설을 비롯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라크 내 추가 수주가 이어진다면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외화 획득,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통한 경기 침체 극복의 활로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이라크 재건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중국·터키·인도·유럽 건설사들이 이라크 재건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김현중 부회장은 “김 회장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2, 3단계 이라크 재건 사업에 대한 협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한·이라크 협력 관계가 벌어진 틈을 타 중국과 터키 등 경쟁국 건설사들에 이라크 재건 시장의 선점 효과를 빼앗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명 주이라크 한국대사는 지난해 12월 이라크 비스마야 현장을 방문해 “한화가 이라크 시장 공략에 첫발을 제대로 내디뎠고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라크에서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 사진 한화건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