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한경+’ 실험

전문 기자인 광파리가 최근 한국경제 한경+ 부장 겸임 발령을 받았다고 하면 친구들이 묻습니다. “한경+가 뭐냐?”고…. 저는 “종이 신문을 PC·폰·태블릿 등 다양한 기기에서 읽을 수 있게 하는 N스크린 서비스”라고 답합니다. 두 번째 질문: “신문을 유료화하겠다는 얘기냐?” 저의 답변: “신문이 원래 유료였기 때문에 ‘유료화’란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한경+는 N스크린 유료 서비스이지 ‘유료화’는 아닙니다.
[광파리의 IT 이야기] 신문의 ‘N스크린 전략’ 성공할까
물론 질문자의 의도는 압니다. ‘인터넷에 공짜 뉴스가 널려 있는데 어떻게 돈 받을 생각을 하느냐.’ 바로 이거겠죠. 맞습니다. 인터넷에 공짜 뉴스가 널려 있고 뉴스를 공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아주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종이 신문사로서는 난감합니다.

따지고 보면 인터넷 뉴스도 공짜는 아닙니다. 뉴스 대가를 독자가 직접 치르지 않을 뿐 다른 누군가가 지불합니다. 바로 광고주입니다. 인터넷 뉴스는 공짜 서비스가 아니라 광고 모델입니다. 전적으로 광고로 매출을 올리는 방식이죠. 종이 신문은 광고뿐만 아니라 신문 자체를 팔아 매출을 올립니다. 신문이 한창 잘나갈 때는 광고가 쇄도해 1면이나 맨 뒷면 광고는 예약해야 했습니다. 그야말로 옛날 얘기죠.

지금은 광고 게재 공간이 다양해지면서 광고 플랫폼으로서 종이 신문의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뉴스를 공짜로 뿌리고 광고를 붙이면 언론 구실을 제대로 할 만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느냐? 두 가지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사용 언어가 영어가 아닌 한국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과 속보 중심의 인터넷 매체는 시도해 볼만하지만 해설 중심 매체로 변신해야 하는 신문으로서는 자멸의 길이라는 점입니다.


공짜 뉴스로는 생존 어려워
인터넷에 공짜 뉴스가 널려 있는데 구독료를 받는 신문이 생존할 수 있을까? 신문사가 풀어야 할 화두입니다. 한때 뉴스는 공짜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죠. 광고를 붙이면 먹고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뉴스스탠드로 바뀐 후 트래픽에서 거품이 빠지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언론이 언론 구실을 제대로 하려면 제대로 된 기사를 쓰고 돈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강해졌습니다.

구독료 매출로 언론 역할을 제대로 하고 싶다면 몇 가지가 전제돼야 합니다. 콘텐츠 품질이 돈을 내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이 정도 기사라면 돈 주고 보겠다는 독자가 많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려면 신문사는 기자를 전문가에 가까운 수준으로 키워야겠죠.

두 번째는 N스크린 서비스가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편해야 합니다. 종이 신문으로 보는 것보다 폰이나 태블릿으로 보는 게 낫다고 느끼도록 유저 인터페이스(UI)를 개선해야 합니다. 결제도 편해야겠죠. 글이 너무 늦게 뜬다든가, 글씨가 너무 작아 보기 어렵다든가, 결제하기가 불편하다면 독자들은 돈이 아깝다고 생각할 겁니다.

신문 N스크린 서비스는 이미 매일경제가 하고 있고 한국경제가 ‘한경+’란 이름으로 시작합니다. 두 신문 모두 신문 지면 보기 외에 취재 뒷얘기를 덤으로 제공합니다. 한경+는 신문에도 없고 네이버에도 없는 기자들의 ‘민낯’을 보여주고 목소리를 들려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아직은 아니지만 댓글과 답글을 통해 기자들과 소통할 수도 있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은은한 혁명’이 확산되길 기대합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블로그 ‘광파리의 IT 이야기’운영자·트위터 @kwang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