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재계지도 2014
[Book] ‘한눈에 보는 재계지도 2014’ 지배 구조 알면 기업 미래가 보인다
강성부 외 지음│한국경제매거진│454쪽│2만9000원

기업의 지배 구조(Corporate Gover nance)는 기업집단을 이해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한 기업의 지배 구조가 곧 그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주식과 회사채 등 기업 투자 시에도 지배 구조는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

한국은 기업 지배 구조 면에서 여러 모로 특이한 상황에 놓여 있다. 후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선진국 문턱까지 진입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역할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압축 성장 과정에서 자본과 부채의 레버리지가 불가피했고 지배 구조 역시 대기업을 중심으로 개선의 여지가 큰 부문 중 하나가 됐다.

지배 구조 개선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기업집단의 소유권과 경영권 상속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소위 ‘재벌’에 대한 규제를 세게 하면 자본 유출을 걱정해야 하고 내버려 두기에는 사회적 여론이 따가운 게 오늘날 우리 기업의 현실이다.

기업 지배 구조는 기업의 의사 결정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좋은 지배 구조는 기업과 관련한 다양한 이해관계인 간 부의 분배를 원활히 해 사회 전체의 효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오늘날 기업 의사결정의 최종 권한은 주주에게 있지만 이를 위임받은 이사회가 대부분의 주요 의사결정을 도맡고 있다. 그리고 이사회를 움직이는 것이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인이다.

기업 경영을 위임받은 경영진이 위탁자의 뜻과 다르게 움직이면 다양한 비용이 발생한다. 이른바 대리인 비용(Agency Cost)이다. 좋은 지배 구조는 바로 이 대리인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한국처럼 소유 경영진에 의해 기업집단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 기업집단 전체의 관점에서 이뤄지는 의사결정 구조를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다.

책에는 한국 100대 그룹 중 공사, 단일 기업, 법정 관리 등을 제외하고 시장의 관심이 높은 59개 계열에 대한 지배 구조 자료가 담겨 있다. 기업집단에 대한 정보 투명성 개선과 지배 구조에 대한 이해 증진에 도움이 될 똑똑한 자료들이다.

대표 저자인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은 2005년 이후 기업 지배 구조 책자를 펴내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102년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불리는 한국 주식시장의 할인 현상이 분단 리스크 때문이 아니라 후진적인 기업 지배 구조 때문이라는 보고서로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동환의 독서 노트
‘퀀텀 유니버스’
양자역학, 어렵지 않아요
[Book] ‘한눈에 보는 재계지도 2014’ 지배 구조 알면 기업 미래가 보인다

브라이언 콕스·제프 포셔 지음│박병철 옮김│승산│368쪽│1만8000원

20세기 물리학은 일반 상대성원리와 양자역학이 꽃피웠다. 일반 상대성원리는 한 명의 천재(알베르트 아인슈타인)에 의해 완성됐고 양자역학은 많은 물리학자들의 힘이 모여 이뤄졌다. 어렵기는 마찬가지지만 양자역학은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우리의 기존 상식과 다르기 때문이다. 양자전기역학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파인만 조차도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투수가 타자에게 공을 던진다. 그러면 타자는 배트로 공을 친다. 맞는 순간 야수들은 공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예측하고 뛰어간다. 야구공의 움직임은 뉴턴의 방정식을 통해 정확히 계산할 수도 있지만 계산하지 않더라도 경기장에 있는 관중조차 야구공이 어디로 갈지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입자의 세계는 다르다.

양자역학의 세계에서 하나의 입자는 여러 장소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으며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갈 때 무수히 많은 경로를 ‘동시에’ 지나갈 수 있다. 야구공을 하나의 입자라고 한다면 타자가 친 공이 여러 장소로 갈 수도 있고 어디로 갈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거시적인 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미시의 세계에서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이는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의 원리’ 때문이다. 그러니 초기의 양자역학 이론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데 시간이 걸렸다. 사실 혁명적인 ?肩隙?기존의 과학자 사회에 쉽게 받아들여지는 예는 많지 않다.

이론은 실험이나 관측 결과와 일치해야만 이론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아인슈타인조차도 양자역학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자역학은 확률로 그 결과를 말할 수 있는데, 아이슈타인은 이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은 양자역학에 반대한 그의 견해를 분명히 보여준다.

과학은 우리의 상식과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과학 이론은 실험으로 알려진 ‘관측 가능한 값’을 이론적 계산으로 재현하면 된다. 양자역학 이론은 실험 결과와 10억 분의 1 정도의 오차만 있을 정도로 완벽했다. 난해함에도 양자역학은 20세기 사회를 바꿨다. 트랜지스터나 반도체 기술은 양자역학의 도움을 받아 가능했다. 사실 순수과학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려는 연구다. 요컨대 우리의 실생활과는 관련이 없다. 그러나 양자역학처럼 우리의 실생활을 바꾼 순수과학도 있다. 저자인 브라이언 콕스와 제프 포셔는 어려운 양자?で隙?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췄다.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수도원에 간 CEO
[Book] ‘한눈에 보는 재계지도 2014’ 지배 구조 알면 기업 미래가 보인다

광고도 없고 라벨도 없는 벨기에 성 식스투스 수도원의 맥주는 ‘세계에서 가장 평판 높은 맥주 가운데 하나’라는 평을 받는다. 역시 벨기에에 있는 스쿠르몽 수사들이 제조하는 라피스트 맥주는 한 해 5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미국 성 요셉 수도원의 트라피스트 수도사들은 한 해 123만 병의 트라피스트 잼을 판매한다. 성공한 소프트웨어 기업 최고경영자(CEO)인 저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자리한 멥킨 수도원에서 17년간 수도사들과 일하고 지내며 배운 것들이 사업과 인생 성공의 총체라고 밝힌다.

어거스트 투랙 지음│이병무 옮김│다반│304쪽│1만4800원



워런 버핏, 부는 나눠야 행복해져
[Book] ‘한눈에 보는 재계지도 2014’ 지배 구조 알면 기업 미래가 보인다

세계적 투자가인 워런 버핏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로도 10조 원에 가까운 수익을 냈다. 지난 70년간 주식 투자를 통해 6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부를 쌓은 그는 세계적인 기부가이기도 하다. 버핏은 자신이 부를 축적한 덕을 모두 사회제도와 구성원들에게 돌리며 부자가 기부로 재산을 나누는 것을 당연하다고 말한다. 책은 버핏이 세계적 투자가 자리를 차지하기까지의 이야기가 소개되며 부자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 더욱 중요한 건 존경받는 부자로 사는 모습을 통해 ‘어떤 부자로 살 것인가’에 대한 가르침이다.

이상건 지음│탐│208쪽│1만 원



노예 12년
[Book] ‘한눈에 보는 재계지도 2014’ 지배 구조 알면 기업 미래가 보인다

흑인 솔로몬 노섭은 1808년 뉴욕 주 사라토가스프링스에서 자유인의 신분으로 태어났다. 1841년 새로운 일자리를 제안 받고 위싱턴 D.C.로 간 노섭은 납치된 후 이름을 빼앗긴 채 노예로 팔려나갔다. 루이지애나 주 레드강 유역에서 무려 12년이나 노예 생활을 하던 그는 1853년 1월 구출돼 뉴욕의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자유를 되찾은 그는 자신의 노예 생활을 기록한 책 ‘노예 12년’을 펴냈다. 노예제의 잔인함과 미국 흑인 역사를 가장 생생히 기록해낸 작품으로, 최근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돼 화제가 됐다.

솔로몬 노섭 지음│이세현 옮김│새잎│316쪽│8800원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