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연복 한국산업인력공단 글로벌일자리지원국장

많은 청년들이 해외취업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뛰어난 외국어 구사 능력과 출중한 업무능력으로 취업에 성공하고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 청년들.
하지만 적지 않은 수가 해외취업에 실패하는 것도 현실이다.
이들을 곁에서 지켜보며 그 누구보다 마음 졸이고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
이연복 한국산업인력공단 글로벌일자리지원국장이다.
[COVER STORY] “해외에 나가 성공할 때까지 지원하겠다!”
K-MOVE는 어떤 사업인가
K-MOVE에는 ‘한국 청년들이 세계를 움직인다’라는 큰 뜻이 담겨 있습니다. 총성 없는 인재전쟁 시대에 우리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통한 ‘경제영토 확장’이 핵심 화두인 것이죠. 이는 정부의 역점과제 중 하나인 창조경제에도 부합하는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 현재 720만 명에 달하는 한민족이 세계 각 나라에 진출해 있고, 1960~70년대 원조를 받던 입장에서 이제는 OECD회원국으로서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국가로 변모했습니다. K-MOVE는 이런 한국의 세계적 위상에 걸맞은, 이전과는 다른 청년 해외 진출 프로젝트입니다.

K-MOVE가 기존 해외취업 지원사업과 다른 점은?
K-MOVE는 ‘어디에 몇 명을 더 보낼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전엔 얼마나 많은 인력을 해외로 수출했나’ 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과거 ‘글로벌 청년리더 10만 양성’ 캐치프레이즈 같은 경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많은 청년이 해외에서 기회를 잡게 되는 것은 좋은 현상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많이 내보내다 보니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나간 청년들이 해외 현지에서 방황하거나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상황도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취업 분야도 단순노무, 서비스 쪽으로 편중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K-MOVE는 양보다 질을 추구하며 좋은 일자리를 발굴하고 해당 국가와 기업에 최적화된 인재를 육성·취업시키는 사업입니다. 해외에서 우리 청년들의 취업 생태계를 조성하자는 것입니다. 또한 K-MOVE는 예전 정부 주도로 해외취업 지원이 이루어지던 것과는 달리 민·관 합동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훨씬 더 다양하고 섬세한 지원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지금 이 시대, 왜 해외취업일까?
혹자는 국내 취업난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해외취업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만 이제 우리 청년들의 경쟁 상대는 세계 모든 청년들로서, 국내에서 안주해서는 안 됩니다. 청년들의 시각을 국내 고용시장에만 묶어둘 수는 없는 일입니다. 지구촌 곳곳에 살아 있는 희망의 일자리를 찾아 경쟁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하는 시기이고, 그 디딤돌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해외취업입니다.


해외취업하면 이런 게 좋다?!
해외취업은 자기의 진짜 꿈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취업 현실을 보면, 무슨 일을 하고 싶다는 청년들보다는 일단 어디에라도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국내 취업이든, 해외취업이든 직업의식이 먼저 뚜렷해야 합니다. 해외취업은 그런 의식이 확실한 사람들이 도전합니다. 그렇다 보니 그 도전은 곧 자기 꿈을 실현하는 계기로 작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외국은 스펙을 크게 따지지 않습니다. 개인의 전문성과 실무적응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임금도 능력에 따라 바로바로 변동 적용됩니다. 개인별로 저마다 다른 잠재력을 마음껏 발현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해외취업입니다.


해외취업이 한국에 있는 외국계 기업 입사와 다른 점은?
물론 외국계 기업 입사도 좋습니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은 결국 ‘한국에 있는’ 회사입니다. 외국 문화나 언어를 제대로 습득하며 성장하는 것은 해외취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해외취업을 통해 자기 자신을 직시하고 자기의 가능성을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현지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외국계 기업 입사와 분명 다른 점입니다.


해외취업을 하는 데 꼭 필요한 역량은?
많은 해외취업 희망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해당 국가의 외국어입니다. 물론 외국어 구사 능력은 필수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해외취업을 하는 데 있어서 최우선 조건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일에 대한 전문성을 지녔느냐의 여부가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해외기업 인사 담당자들도 지원자들에게 첫 번째로 요구하는 것이 업무 능력입니다. 해외취업은 국내취업과 달리 해당 업무에 투입돼 바로 잘 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그 밖에 생소한 문화를 체화할 수 있는 카멜레온 같은 현지 적응 능력과 열정을 들고 싶습니다.


K-MOVE는 좋은 일자리를 발굴하고 해당 국가와 기업에 최적화된 인재를 육성·취업시키는 사업입니다. 해외에서 우리 청년들의 취업 생태계를 조성하자는 것입니다.


해외기업들은 어떤 인재를 선호하나
해외기업들도 결국 자신들에게 이익을 안겨 주는 사람을 가장 좋아합니다. 회사 분위기가 우호적이고 평등하다고 해서 선호하는 인재상이 국내기업과 다르지 않다는 말입니다. 또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사람, 충성도 높은 사람을 선호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유의할 것은 한국사람 특유의 ‘끼리끼리 문화’에서 반드시 탈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역점을 두는 부분은?
우리 공단은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해외 진출을 해서 성공할 때까지 지원을 하는 시스템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해외취업포털(www. worldjob.or.kr)을 해외진출통합정보망으로 개편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대륙별, 국가별로 고용시장 동향, 일자리 정보, 문화, 습관, 생활 정보 등 다양한 현지 정보를 수집·가공하여 실시간 제공할 것입니다. 또한 헬프데스크 및 멘토와의 만남의 장 운영, 해외진출 이력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오픈마켓을 통해 해외취업 민간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해 나갈 것입니다.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지금은 평생직장이 아니라 평생직업의 시대입니다. 어디에서 일할 것인지가 아니라 세상을 넓게 보고 자신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일이 무엇인가를 먼저 찾아야 합니다. 우리 청년들도 일찍 ‘자기 일’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 해외로도 눈을 돌릴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항상 기록하는 자세를 지녔으면 합니다. 내가 무엇을 했고, 어떻게 했는지 꾸준히 적는 것은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며 이것은 곧 해외취업을 하는 데 있어서도 그렇지 않은 다른 사람보다 자신을 월등하게 해줄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글 박상훈 기자|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