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CAMPUS JOBJOY ON AIR 꿈을 향해 뛰어라 │ 매거진한경

취업하기 힘들지? 토닥토닥 위로하는 것도 미안해지는 요즘이다. 우리는 충분히 열심히 하고 있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해답을 찾기 위해 <캠퍼스 잡앤조이>가 특급 강연 릴레이 ‘청년아! 네 꿈을 펼쳐라’를 기획했다. 열정 가득한 강연자들 덕분에 강연회는 예상된 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청년들의 질문은 끊이지 않을 정도로 현장의 열기는 후끈했다.

지난 2월 19일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캠퍼스 잡앤조이>가 마련한 강연 릴레이 ‘청년아! 네 꿈을 펼쳐라’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기생충 학자겸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스물여덟의 나이에 다섯 개의 외식업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김윤규 ‘청년 장사꾼’ 대표, 학생 및 직장인에게 ‘천직 찾아주기’ 활동을 하고 있는 정균승 군산대 교수, 국내 최대의 콘텐츠 기업 CJ E&M의 이상환 인사부 차장 등 4명이 강연자로 나섰다. 이들은 대한민국 청년들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청년들을 위해 진심 어린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Mentor. 1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방송인

“스마트폰 끄고 소설을 읽자”

소설을 읽자.
소설을 읽으면 외롭지 않다.
소설은 사회를 반영하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다.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배우고 연대 정신도 기를 수 있다.
글을 잘 쓰게 되고 상상력도 길러진다.

지금 우리나라는 건국 이래 최대의 실업난에 빠져 있다. 결혼, 출산까지 포기하는 20대의 모습에 기성세대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리고 안타깝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점점 더 타인에 대한 관심이나 배려에는 인색해지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청년들의 모습은 ‘전시상황’을 떠올리게 할 정도다. 전쟁이 나면 보통의 사람들은 남을 배려하기보다 자신이 먼저 살아남으려고 애쓴다. 대한민국 청년들도 본인의 상황이 너무나 급박한 탓에 스스로의 생존에만 급급해하는 것은 아닐까.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어린아이들은 대체로 자기중심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교육을 통해 사회구성원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변화되고 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교육은 경쟁만을 강요한다. 어릴 적부터 대학 때까지 경쟁하기 바빠 경험을 통한 성장의 기회가 결여돼 있다. 경쟁만을 부추기는 사회와 실업난 등의 악재에 점점 더 개인적으로 변해가는 청년들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다양한 경험의 부재를 채워줄 수 있는 대안은 ‘독서’다. 요즘 20대는 자기 계발서를 주로 읽는다. 자기 계발서는 굉장히 어려운 역경을 딛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책들은 우리에게 ‘지금 너의 시련은 아무것도 아니다. 더 노력해라!’라고 말한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는 대한민국 청춘이 몇 명이나 될까. 입사원서 수십 개를 쓰고 각종 학원과 대외활동으로 바쁜 그들에게 어떻게 더 노력하라고 말할 수 있나. ‘너의 시련은 노력이 부족한 것이니 더 이상 징징대지 마라’고 말하는 자기 계발서만 읽고 있으니 20대 젊은이들이 타인을 보는 시선이 삐딱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왕이면 소설을 읽자. 소설을 읽으면 외롭지 않다. 소설은 사회를 반영하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다.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배우고 연대 정신도 기를 수 있다. 글을 잘 쓰게 되고 상상력도 길러진다.

모택동, 진시황 같은 독재자들은 국민들이 책을 읽지 못하도록 했다. 영화 ‘아일랜드’에서는 복제 인간들이 지성을 갖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밤낮없이 게임만 시켰다.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 자발적 문화혁명의 시대를 살고, 스스로 복제인간이 되려 한다.

스마트폰을 끄고 책을 읽자. 스마트폰 때문에 사람들 사이의 대화가 단절되고 독서 문화도 사라지고 있다. 나는 1년에 100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 서울 집에서 천안에 있는 직장까지 출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매일 책을 읽었더니 1년간 100권 이상을 읽을 수 있었다. 자투리 시간 5분이 생겨도 책을 읽었다. 나중에는 약속에 늦는 친구가 고마울 정도였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번은 친구가 왔는데도 읽고 있던 책의 나머지 부분이 궁금해 숨어서 읽은 적도 있었다. 지하철에서 5분, 10분이라도 책을 읽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일주일에 한 권을 보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Mentor. 2
김윤규 청년장사꾼 대표·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

“꿈에 관한 큰 그림을 그려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커넥터’가 되는 것이 나의 꿈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강연가’라는 직업을 떠올렸다. 유명 강연가들을 쫓아다니다 보니 그들 사이에서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한 분야의 전문가라는 것. 그래서 ‘나도 한 분야의 전문가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목소리 크고, 사람 만나는 것, 먹는 것 좋아하니까 장사를 해야겠구나’ 싶었다. 그렇게 나는 장사꾼이 되었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20만 원씩 걷어 노점에서 손난로를 팔았다. 얼마 후에는 전세방 보증금 5000만 원을 빼서 카페를 차렸다. 카페가 1주일 만에 망할 조짐을 보이자 4000만 원을 대출받아 ‘열정감자’를 오픈했다. 4.5평의 작은 공간에서 맥주와 감자튀김을 팔았는데, 이번에는 바로 대박이 났고 다음 주 6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5명으로 시작했던 멤버도 이제 22명으로 늘어났다. 지금 함께하는 22명은 모두 자신의 가게를 창업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래서 하루 18시간씩 추위, 더위와 싸워가며 일해야 하지만 불평이 없다. 오히려 즐겁게 일한다. 여러분도 그렇게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가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 건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게 아니라면 잠시 멈추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봐라.

사람들은 거꾸로 간다. 아무 생각 없이 남들 따라 스펙 쌓고, 연봉 높은 회사 들어가고, 바짝 일하다가 결혼해 나이 들어 인생 돌이켜보면서 ‘이게 아닌데’ 후회한다. 순서가 틀린 거다. 궁극적으로 뭐가 되고 싶은지를 생각하는 것이 1순위다. 큰 그림을 먼저 그리라는 것이다. 그렇게 큰 그림을 그리고 밑으로 가지를 쳐서 내려오면 지금 당장 내가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도 나온다.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여행도 좋고, 글쓰기도 좋다. 대신 SNS는 잠시 접어둬라. SNS 속 주변 친구들과 본인을 비교하지 마라. ‘좋아요’를 누르면서 화를 내지 마라. 비교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아무리 지금 열심히 하고 있다 해도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면 에너지 낭비다. 목표는 뚜렷하지 않아도 된다. 방향만 찾으면 된다. 막연히 말하는 것은 점점 멀어지는 거다.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라.

Mentor. 3
정균승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성공하는 이들의 공통점은열정과 역량”

20대 때는 열정이 1순위다.
아직 자신의 역량에 대한 고민은 하지 마라.
좋아하는 일을 하면 할수록 역량은 키워질 것이다.

토머스 모어는 <유토피아>에서 ‘양이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썼다. 영국의 경작지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지주들이 농노들을 쫓아내고 양을 키우기 시작하는 것을 비판한 말이다. 지금은 ‘자동화가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말해야 할 듯하다. 공장이 자동화되고 사무가 자동화되면서 생산직과 사무직이 일자리를 잃기 시작했다. 불과 10~20년 사이에 생산직의 일자리는 급속도로 감소했다. 생산직, 사무직이 사라지면 이들을 관리하는 관리직도 필요 없게 된다. 이제 산업사회의 3인방인 생산직, 사무직, 관리직이 사라지면서 앞으로 대량 실업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곧 좋은 날이 오겠지’, ‘좋은 직장이 많이 생기겠지’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갈수록 힘들어진다.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는 이 사회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열정’과 ‘역량’이다. 그들은 재미있고 즐겁게 일하면서 발군의 역량을 자랑한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하고 싶고 잘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20대 때는 열정이 1순위다. 아직 자신의 역량에 대한 고민은 하지 마라. 좋아하는 일을 하면 할수록 역량은 키워질 것이다. 나는 ‘1만 시간의 법칙’을 믿는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1만 시간 동안 노력해라. 주변 환경에 휘둘리지 말고 아무리 세상이 뒤바뀌어도 흔들리지 마라.

그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먼저 어떤 선택을 하기 전 최악의 상황을 상상해보자. 그리고 자신이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지를 생각해본다. 또한 가능한 한 멀리 볼 것을 권한다. 당장 내일, 한 달 후가 아닌 적어도 10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해보자. 그리고 마지막 선택은 스스로가 내려라. 부모, 주변사람들의 이야기에 휩쓸리지 말고 본인 스스로가 진로 선택을 해야 한다.

Mentor. 4
이상환 CJ E&M 인사부 차장

“경험만 나열하는 자소서는 OUT”

채용담당으로 많은 지원자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아쉬움이 있다. 경험의 나열로만 끝나는 자소서가 70% 이상이라는 것이다. 무조건 많은 경험을 보여준다고 해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은 아니다. 내가 지원하는 직무와 경험을 어떻게 연관 짓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그런 이유로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에서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취업 준비를 처음 해보는 학생보다 몇 번의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서류 통과율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가장 먼저 할 것은 직무 정보를 찾는 일이다. 인터넷도 찾아보고 해당 회사에 대한 스터디도 해볼 것을 추천한다. 선배 혹은 먼저 취업한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다. 지원하는 회사를 직접 찾아가 회사 로비에서 느껴지는 공기와 분위기도 느껴봐라. 직접 직원들에게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면 원하는 답을 더욱 정확하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시중에 나온 직무 관련 서적도 읽으면서 지원하는 회사와 직무에 대해 충실한 공부를 해야 한다.

내가 지원하는 회사가 어떤 제품을 만들어 돈을 버는지 충분히 습득했다면 이제 내 경험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 ‘링크’를 찾아야 한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이기도 하다. 자소서를 작성할 때 가장 많이 고민하고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부분이다. 자신의 수많은 경험 중 직무와 연결고리가 있는 것을 찾아내고,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단순히 ‘성실하다’라고 적는 것은 자소서의 금기다. 자신의 성실함을 표현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 주변 사물 등 모든 것이 소재가 될 수 있다. 그것을 오브제(OBJET)라고 한다.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의 글귀나 버스를 타고 가다가 본 광고, SNS에서 발견한 재미있는 말 등 모든 것을 활용해라.

면접은 정답이 없다. 다만 대화한다고 생각하고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면접에서는 면접관과의 대화를 통해 얼마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옆집 아저씨와 얘기한다고 생각해라. 인터넷에서 기출문제를 찾아 일부러 답을 외워서 말하는 것과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차이가 난다.

개인적으로는 친한 친구와 모의 면접을 진행해보는 것이 도움이 됐다. 친한 친구 6명이 함께 면접 준비를 했는데 실제 면접장처럼 세팅해 놓고 압박 면접을 봤다. 사실 친한 친구 앞에서 면접을 본다는 것은 정말 창피하다. 그런 상황을 반복하면서 익숙할 정도로 훈련을 하면 실제 면접장에서 처음 보는 면접관을 만나도 어색하지 않다.

글 박해나 기자│사진 김기남·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