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1996년 거품 상황과 유사…G3 변수로 변동성 커져

<YONHAP PHOTO-1817> Russian President Vladimir Putin (front 2nd R), chief of Crimea's government Sergei Aksyonov (front L), Crimean parliamentary speaker Vladimir Konstantinov (front 2nd L) and Sevastopol Mayor Alexei Chaliy (front R) attend a signing ceremony at the Kremlin in Moscow March 18, 2014. Putin and two Crimean leaders signed a treaty on Tuesday on making the Ukrainian Black Sea peninsula a part of Russia. The signing in the Kremlin came two days after Crimeans voted overwhelmingly to secede from Ukraine and join Russia in a referendum condemned by the Ukrainian government, the United States and the European Union as illegitimate. REUTERS/Maxim Shemetov (RUSSIA - Tags: POLITICS)/2014-03-18 21: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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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n President Vladimir Putin (front 2nd R), chief of Crimea's government Sergei Aksyonov (front L), Crimean parliamentary speaker Vladimir Konstantinov (front 2nd L) and Sevastopol Mayor Alexei Chaliy (front R) attend a signing ceremony at the Kremlin in Moscow March 18, 2014. Putin and two Crimean leaders signed a treaty on Tuesday on making the Ukrainian Black Sea peninsula a part of Russia. The signing in the Kremlin came two days after Crimeans voted overwhelmingly to secede from Ukraine and join Russia in a referendum condemned by the Ukrainian government, the United States and the European Union as illegitimate. REUTERS/Maxim Shemetov (RUSSIA - Tags: POLITICS)/2014-03-18 21:44:38/
최근 들어 한국 경제와 주가 등 각종 금융 변수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러시아·미국·중국 등 세계경제와 국제 금융시장을 실질적으로 주도해 나가는 이른바 ‘G3’ 문제이기 때문에 궁금증이 더해지는 상황이다. 이미 글로벌 증시와 한국 증시는 ‘G3’ 변수에 따라 비교적 큰 폭으로 하루하루 변동 폭이 커지는 전형적인 ‘와블링 이코노미(wobbling economy)’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초미의 관심 속에 열렸던 주민 투표가 끝남에 따라 우크라이나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또 다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11월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정부가 유럽연합(EU)과의 협력 협정(Association Agreement) 추진을 보류하면서 촉발된 정정 불안의 여파가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구소련이 개방정책을 표방한 직후인 1991년에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동서 지역의 분열이 지속돼 왔다. 이런 가운데 통합된 국가 정체성의 부재와 지도층의 실정에 따른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사회적 갈등과 불안이 더 증폭됐다. 특히 지도층 사이에 부정부패가 만연한 정실자본주의로 경제와 제도 개혁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우크라이나 경제는 정정 불안 심화와 함께 재정과 경상수지 면에서 쌍둥이 적자 확대, 국가 채무 누적으로 직면한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구제금융 지원이 절실하다. 작년 경상수지 적자는 사상 최대치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9%까지 확대됐고 외화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 비중은 200%에 달해 위험 수준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향후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와의 합병 추진과 우크라이나와 EU의 협력 협정 체결 추진 결과가 우크라이나 대내외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기보다 우크라이나의 대내외 상황을 주시하면서 크림반도의 합병을 우크라이나와 EU 협력 협정 체결을 압박하는 협상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EU도 러시아와의 군사적 충돌을 피해가면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증시 상승세로, ‘칼날 위’ 형국
최근 월가와 미국 학계를 중심으로 달아오르는 논쟁 가운데 가장 뜨거운 것은 미국 증시 앞날과 관련해 월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 논쟁’이다. ‘비이성적 과열’은 1996년 들어 주가가 거침없이 오를 때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이 처음 사용했던 용어다.

현재 미국 증시는 1996년 상황과 유사하다. 그때그때 발표되는 경제지표와 출구전략 추진 여부 등에 따라 등락이 있긴 하지만 미국 주가는 추세적으로 상승세가 지속돼 왔다. 현 주가 수준만으로도 주가수익률(PER)이 24배에 도달하고 있어 통화정책 기조 등 다른 여건이 변화된 것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1996년과 같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2012년 8월 이후 미국 주가 수준과 관련해 실제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4차례에 걸쳐 논쟁이 지속돼 왔다. 시장에서도 ▷모두가 채권을 버리고 ▷자금 조달이 증자와 기업공개(IPO)에 집중되고 ▷개인들이 단타 매매(day trading)에 열을 올리는 등 과열 징후가 뚜렷하다.

앞으로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해로드 도마의 성장 이론’과 같이 ‘칼날 위’를 걷는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해로드 도마의 ‘칼날 위 이론(knife edge theory)’은 실제 성장률과 균형 성장률, 잠재성장률이 같은 황금률(golden rule)이 유지돼야 성장이 지속 가능하다고 봤다. 같은 이치로 미국 주가는 자금 면에서 ‘유동성’, 매크로 면에서 ‘경기’, 마이크로 면에서 ‘기업 실적’이 받쳐 줘야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발 금융 위기 가능성은 낮아
기폭이 있기는 하지만 1978년 중국이 개혁과 개방을 표방한 이후 지난 30여 년 동안 꾸준히 높은 성장세를 지속해 왔다. 하지만 두 자릿수대의 성장률이 2011년 2분기 이후 한 자릿수대로 둔화되면서 마침내 지난해 성장률은 8% 밑으로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성장 동력인 수출마저 올해 2월 18.1% 급감하면서 무역수지도 230억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그동안 간헐적으로 거론돼 왔던 ‘경착륙’과 ‘중진국 함정’에 동시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재현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부동산에 낀 거품을 좀처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림자 금융 규모가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올해 3월 들어서는 미국발 금융 위기가 중국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중국의 외화보유액은 3조8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올해 말에는 4조5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여 단기적인 통화 방어 능력은 충분하다. 비록 경상수지 흑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외국인 직접 투자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인 위기 방어 능력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또 하나의 의문점은 중국에서 위기가 발생할 때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글로벌 금융 위기로 악화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론적으로 특정국의 위기가 ‘확산형’으로 악화될 것인가 아니면 ‘축소형’으로 수렴될 것인가는 두 가지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 ‘레버리지 비율(증거금 대비 총투자 금액)이 얼마나 높으냐’와 ‘투자 분포도가 얼마나 넓으냐’ 하는 글로벌 정도다. 두 지표가 높으면 높을수록 위기 확산형으로 악화되고 디레버리지 대상국에서는 위기 발생국보다 더 큰 ‘나비 효과’가 발생한다.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글로벌 금융 위기로 악화된 것은 위기의 주범이었던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한 미국 금융사들의 이 두 가지 지표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중국은 글로벌화 정도가 낮고 금융에 대한 통제로 레버리지 비율이 낮아 글로벌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대회를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중국 정부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발표했다. 부동산 거품은 통화정책, 경기 부양은 재정정책, 핫머니 유입은 영구적 불태환 정책(PSI) 등 정책 목표와 수단을 같이 가져가는 ‘틴버겐 정리(Tinbergen’s theorem)’가 눈에 띈다. 일부의 우려대로 금융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경제구조 개편 과정에서 불건전한 회사채의 디폴트 발생, 주가 하락 등과 같은 부분적인 금융 불안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돋보기


미국 증시 전망에 대한 논란
2012년 8월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 간의 ‘주식 숭배(cult of equity)’ 종료 논쟁이 월가를 뜨겁게 달궜다. 그 후 1년 후인 지난해 8월 대표적 비관론자인 마크 파버 마크파버리미티드 회장과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미국 증시의 앞날과 관련해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같은 해 9월에는 케이스 실러 지수를 개발한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와 ‘성장의 함정’의 저자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제러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 간의 증시 거품 논쟁이 시간이 갈수록 거세졌다.

지난 3월 그로스 CIO는 뒤늦게 주식이 유망하다고 추천한 반면 버핏 회장과 함께 가치 투자 대가인 세스 클러먼 바우포스트그룹 창업자는 주가가 조만간 코피를 흘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상춘 한국경제 객원 논설위원 겸 한국경제TV 해설위원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