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998호 (2015년 01월 21일)



레드오션에서 수익 짜내기

기사입력 2015.01.15 오후 05:40

우리 회사가 하는 사업은 레드오션입니다. 성숙 산업이어서 성장이 거의 멈춘 상태입니다. 이에 비해 가격 경쟁이 심해져 매출과 수익이 계속 줄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돼 왔습니다. 그런데 신규 사업은 경험이 부족해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고 투자 규모가 커 실패하면 회사에 큰 타격이 우려됩니다. 그래서 기존 사업의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는데, 내부에 반대 의견이 상당합니다. 기존 사업의 혁신이 쉽지 않고 비용과 시간도 많이 들어간다는 겁니다. 일부 임원들은 공연히 비용과 시간만 허비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레드오션에서 승부를 보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일까요. 왜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대해 회의적 반응이 많을까요.


레드오션에서 수익 짜내기

귀하가 걱정하는 대로 레드오션에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을 늘리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가시적 효과를 거두려면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당장 비용이 적게 들어 위험이 적은 것처럼 보이지만 시장을 바꿀만한 파괴력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아 자칫하면 아까운 시간만 허비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기회비용까지 감안하면 비용도 결코 적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경영자들이 기존 사업을 혁신하는 것보다 신규 사업을 곁눈질하게 됩니다.


안전하고 쉬워 보이지만 비용 더 들 수도
레드오션에 있는 기업들이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것도 상당 부분 이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신규 사업만큼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야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입니다. 대부분이 투입을 적게 하면서 효과가 금방 나타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때문에 기대만큼 성과가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아 레드오션에서 기존 사업의 생산성을 높여 수익을 늘리려는 계획은 종종 실패로 끝나고 맙니다.

따라서 귀하가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을 키우려고 한다면 그 무엇보다 신규 사업에 준하는 각오로 임해야 합니다. 비용과 시간을 신규 사업 못지않게 투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특히 레드오션에서 단순히 수익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으려고 한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누군가 아래와 같은 반문을 제기할지도 모릅니다.

“신규 사업 수준으로 투입해야 한다면 차라리 신규 사업을 하고 말지 왜 기존 사업에 매달립니까.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투자하는 이유는 투입비가 적고 투입 효과가 금방 나타나기 때문이지 않나요.”

기존 사업에 투입하는 것은 물론 투입비가 적고 효과가 금방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투입의 위험이 적다는 것도 이런 선택을 하는 주요 요인이기도 합니다. 사업 내용을 잘 알고 있어 가장 효율적으로 재원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입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혁신에 성공한다면 성숙 사업인 이른바 레드오션에서도 연평균 15% 이상의 높은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철저한 점검과 끊임없는 반복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성과를 끌어올린다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경쟁 회사를 압도할 수 있는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이렇게 기존 사업의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심정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설비와 공정을 개선해 성과를 끌어올렸습니다. 비관련 사업을 매각하고 본업에 집중해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했습니다. 지속적인 혁신으로 생산성이 높아지자 수익성이 좋아졌습니다. 이들 회사들은 생산성 향상으로 만들어진 수익으로 경쟁 회사나 연관 사업을 인수·합병(M&A)하고 설비를 증설했습니다. 이렇게 규모를 키우고 시너지를 강화한 결과 회사가 한 단계씩 도약할 수 있었고 세계적 회사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레드오션에 있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가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인력의 효율적 운용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입니다. 기존 사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면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시각이 필요합니다. 즉 새로운 시각으로 설비와 공정과 시장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개선 방안을 찾고 새로운 길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인재 영입이 불가피합니다. 그것도 시장 전체를 조망하면서 미래를 볼 수 있는 고급 인재를 영입해야 합니다. 기술을 들여오고 설비를 교체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신제품을 만드는 것은 그다음의 일입니다. 새로운 인물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결정할 일이라는 겁니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관한 고민은 적임자가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물론 교육 훈련을 통해 기존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심어줄 수도 있습니다. 임직원들이 내부 교육과 외부 자문을 통해 안목을 키우면서 시간을 갖고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귀하의 회사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회사의 상황이 그렇게 천천히 갈만큼 녹록하지 않습니다. 신규 사업을 검토하거나 기존 사업의 혁신에 나서려는 기업들은 대개 상당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기업이 혁신을 위해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새로운 시각·최고 인재 투입 필수
문제는 이런 인재를 찾기 어렵고 설령 발견했더라도 영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레드오션에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을 끌어올리려면 업계의 최선두에 있는 전문가들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런 인재를 영입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이런 인재는 대개 선발 회사에 재직하고 있고 좋은 대접을 받고 있기 때문에 굳이 회사를 옮길 이유가 없습니다. 영입하려면 많은 연봉과 복리후생을 포함해 그가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조건들을 제시해야 합니다. 기업들이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헤드헌팅회사를 쓰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어렵게 적임자를 찾아 설득하는데 성공하더라도 조직 구성원들이 그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레드오션에서 사업을 하다가 성장 정체를 맞고 있다는 것은 그 분야에서 오래 자리 잡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조직도 굳어져 있고 조직 문화도 폐쇄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부 인사를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유연성이나 개방성이 부족할 것입니다.

조직이 이런 상태라면 영입된 인재가 역량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조직과 시스템의 변화가 어려워집니다. 들어온 외부 직원들이 조직 내에서 섬처럼 존재한다면 조직의 혁신을 이뤄내는 게 불가능할 겁니다.

게다가 영입하는 임직원이 한두 명이 아니라 수십 수백 명에 이른다면 영입 임직원들의 안착이 혁신 성공의 관건이 됩니다. 그러나 많은 경영자들이 여기에서 문제에 봉착합니다. 조직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실패해 인재를 영입하지 못하거나 영입된 인재들이 ‘왕따’를 당해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또 어렵게 영입한 인재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떠나는 경우도 왕왕 벌어집니다. 특히 새로운 인력을 영입하려면 기존 인력을 내보내야 할 수도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지면 혁신은 멈춰 버리고 맙니다.

그런 점에서 레드오션에서 기존 사업의 혁신은 신규 사업보다 훨씬 어려운 과제입니다. 귀하도 이런 문제들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만약 혁신을 시작하기로 마음먹는다면 먼저 조직 구성원들의 동의와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 낼지 고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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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5-01-19 0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