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998호 (2015년 01월 21일)



현대백화점 ‘아울렛’으로 승부수 던진다

기사입력 2015.01.15 오후 05:41

2010년 창립 39주년을 맞아 ‘비전 2020’ 선포식을 열었던 정지선(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2010년 창립 39주년을 맞아 ‘비전 2020’ 선포식을 열었던 정지선(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2015년 백화점 업계의 기상도는 여전히 흐리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 때문인지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의 올해 사업 전략은 그야말로 생존을 건 한판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을 정도로 접점이 많다. 이런 가운데 올해 2월 아울렛 시장에 본격 진출할 현대백화점은 그 어느 해보다 올해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난 1월 2일 신년사를 통해 과감한 변화와 혁신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중차대한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27일 경기도 부천의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벌어진 백화점 모녀 ‘갑질’ 사건은 현대백화점을 ‘아닌 밤중에 홍두깨’를 맞는 처지로 만들었고 사건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연일 백화점 이미지에 상처를 남기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흐린 업계의 시장 상황 속에서 과연 현대백화점은 올해 ‘쨍하고 해 뜰 날’을 만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백화점 3사는 실적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 성장 가도를 달리기 위한 전략 마련에 3사 모두 고심했고 그 결과 온라인 부문 및 아울렛 사업 강화와 해외시장 진출을 주요 전략으로 삼고 새해 벽두부터 고삐를 바짝 죈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세계와 롯데에 이어 아울렛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현대백화점의 마음가짐은 여느 때와 다르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올 2월 아울렛 시장 본격 진출
현대백화점은 올해 2월 경기도 김포시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개장한다. 총면적만 16만5000㎡에 달하는 현대백화점의 김포 아울렛은 크기도 크기지만 사실상 현대백화점 계열사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중추 역할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개장과 동시에 마케팅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일산대교를 건너면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자리한 롯데·신세계 아울렛과 지리적으로도 크게 떨어져 있지 않아 그야말로 보이지 않는 전쟁이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이 아울렛 시장에 진출한 것은 실적 부진에 따른 고심의 흔적에서 비롯된다. 전반적으로 백화점 3사의 매출은 이제 온라인과 아울렛을 통해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경기도 일산에선 롯데백화점이 이미 지난해 8월 매각됐고 킨텍스에 자리한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은 매출이 높지 않은 점포 중 한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백화점의 매출 부진 사태는 일산 지역에만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라 백화점 전반에 해당될 정도로 이제 더 이상 백화점 사업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를 시작으로 롯데가 아울렛 시장에 진출했고 아울렛 시장의 매출 성장세는 어느덧 백화점 매출을 뛰어넘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 역시 아울렛 시장에 진출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과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백화점 3사의 아울렛 시장 진출 및 확장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어 과연 현대백화점의 야심찬 아울렛 시장 본격 진출 행보가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비전 2020’공격 경영 나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난 1월 2일 신년사를 통해 이 같은 위기의 상황에서 가져야 할 자세와 정신을 강조하면서 “고객, 협력사, 외부 전문가들과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고 연구해 미래 상황을 예측하는 한편 고객과 시장의 요구를 미리 제안할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계열사별로 핵심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년사에서 나타나듯이 정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공격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정 회장은 “불황기가 되면 일정 기간 긴축과 인내로 위기를 돌파하던 과거의 방식으로는 앞으로의 저성장 시대를 버티는 데 한계가 있다”며 “그간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비효율적 요인을 지속적으로 제거해 나갈 수 있는 ‘상시적인 효율 경영 체제’를 생존의 차원에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안정적 체제 구축 속에서 적지 않은 변화를 추구해 공격 경영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움직임은 롯데나 신세계와 달리 정중동의 움직임이 강하다”면서 “더 이상 정 회장이 ‘은둔의 경영자’라는 꼬리표를 달지 않고 과감한 드라이브로 자신이 천명한 ‘비전 2020’의 실현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 회장은 현대홈쇼핑 등 현금 보유력이 탄탄한 계열사들을 통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왔고 대부분이 정상 가도를 넘어 성공적인 안착과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현대백화점그룹을 바라보는 일부 시선은 부정적이다. 최근 들어 M&A를 통한 외형 확대와 시너지 증대가 눈에 띄고 있지만 추동력에 있어서는 뭔가 부족하다는 평이다. 또한 롯데나 신세계 등 경쟁사의 후속을 밟는 전략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2월 개장 예정인 김포 아울렛은 개장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역 상인들과의 마찰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백화점 모녀 ‘갑질’ 사건이 점차 확대되면서 2015년 시작과 함께 이어진 정 회장의 신년사 및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사회 봉사 활동 등의 이미지는 뒷전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올해가 정 회장에겐 승부수를 던질 해라는 점이다. 2020년까지 불과 5년을 앞둔 상황에서 2015년은 비전 실현을 위한 마지막 숨고르기와 쉼 없는 전력질주의 해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돋보기
신성장 동력 ‘그린푸드’…실적 전망 엇갈려
현대백화점그룹 최상위 지배회사인 ‘현대그린푸드’에 올 들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사들 역시 캐시카우로서 현대그린푸드의 지위 강화와 역할 증대 의견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유는 바로 올해가 현대백화점그룹이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쳐 나와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는지 관건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그룹의 성장세에 추동력으로 크게 작용할 현대그린푸드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크게 백화점, 홈쇼핑, 패션·미디어, 식품·기타 사업의 3대 핵심 사업군을 형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식품·기타 사업 부문의 핵심 회사가 바로 현대그린푸드다. 회사명으로만 봤을 때 현대그린푸드는 알려진 바대로 단체 급식과 식자재 유통 등을 주업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현대그린푸드의 사업 영역은 매우 넓고 그룹에 미치는 영향력도 매우 크다.

그러므로 최상위 지배회사로서 현대그린푸드의 성장세는 그룹 전체에 안정적인 성장 에너지 공급은 물론 공격 경영에 있어서는 강력한 추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욱이 올해 M&A 시장에서 현대백화점그룹의 행보가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그린푸드가 또 한 번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몇몇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예상이 빗나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주회사 격인 현대그린푸드의 사업 영역이 넓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내수 위주이고 해외 사업 분야도 있지만 여전히 내수 시장의 회복세가 덜한 상황에서 현대그린푸드의 성장세가 지속성을 가질지는 의문이라는 평가다. 또한 기존 사업 영역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기에는 좀 뒤처진 감이 많다는 지적이다. 너무 안정성만 추구하다가 성장 동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범진 객원기자 cbj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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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5-01-19 0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