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013호 (2015년 05월 06일)



한국 승강기 기업에 대륙의 관심 쏠린 이유

쉐라톤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4월 17일 열린 현대엘리베이터 ‘상하이법인 전국 대리상 대회’에서 한상호(왼쪽) 대표이사가 우수 대리상 수상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쉐라톤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4월 17일 열린 현대엘리베이터 ‘상하이법인 전국 대리상 대회’에서 한상호(왼쪽) 대표이사가 우수 대리상 수상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토종 승강기 기업 현대엘리베이터(대표이사 한상호)가 세계 최대 승강기 시장인 중국을 공략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4월 16일부터 19일까지 중국 현지 대리상·고객·승강기협회 관계자 등 200여 명을 초청해 본사(경기도 이천시 부발읍)와 서울 등지에서 ‘상하이법인 전국 대리상 대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중국 스자좡(石家蔣)의 랜드마크인 러타이센터(2013년 완공)를 건설한 러타이상업부동산그룹, 2010년 18억 위안(약 3100억 원)을 투자해 랴오닝성 다롄 둥강구 지역에 518m의 초고층 빌딩을 포함해 주거·상업 시설 등을 개발하고 있는 다롄녹지부동산유한회사 등 대형 고객과 북경연합통력전제유한공사(연간 수주 1000대), 제남백통전제판매공사(연간 수주 800대) 등 대형 대리상들이 대거 참가해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8년 연속 한국 시장 1위를 지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현대엘리베이터에 중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현지 화상, 제품과 서비스에 감탄사
지난해 전 세계에 설치된 승강기는 81만 대다. 이 중 중국에서 판매된 것은 65만 대에 이른다. 세계시장의 80.24%에 달하는 독보적인 1위 시장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승강기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지만 중국 내수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낮은 편”이라며 “중국 승강기 업계 관계자들이 우리의 기술력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방문단이 4월 17일 현대엘리베이터 이천 본사 시설을 견학하고 있다.

중국 방문단이 4월 17일 현대엘리베이터 이천 본사 시설을 견학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이천 본사 시설을 4월 17일 견학한 방문단의 호응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세계 최고 높이 승강기 테스트 타워(현대아산타워·205m)에 설치된 분속 1080m의 엘리베이터, 분속 600m의 더블 데크 엘리베이터, 분속 420m의 전망용 엘리베이터를 차례로 탑승하고 생산 시설을 견학한 대륙 ‘화상(華商)’들은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지난해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장쑤성 난퉁시에 승강기 760대 규모의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수웨이밍 상하이링터과학발전유한공사 대표는 “생산 현장에서 작업하는 이들이 생기가 넘치고 현대적인 실험 시설로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우리 대리상들이 현대를 믿고 동반자로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치아오웨이 다롄녹지부동산유한회사 부총경리는 “개발 지구 내 주거 프로젝트 ‘화하산수성’을 시작으로 현대의 제품을 사용해 왔는데 설치 진행은 물론 보수도 원활하게 유지돼 제품과 서비스 모두 만족해 왔다”며 “향후 상업 시설 및 랜드마크 개발 시에도 현대와 협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
상하이시 소재 모든 승강기 관련 기업(319개사)의 협의체인 상하이시승강기협회의 즈양펑 비서장(협회장)도 귀국 이튿날인 4월 20일 상해현대엘리베이터유한공사에 서한을 보내왔다. 즈 비서장은 서한을 통해 “이번 대리상 대회에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205m의 테스트 타워(현대아산타워)에 설치된 세계 초고속 승강기를 탑승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방문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초현대’적인 연구·개발·생산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밝혔다. 차후 (중국 내) 현대엘리베이터의 직원 교육, 기업 소개 등 모든 방면에서 적극 지지하겠다는 약속도 이어졌다.

한편 한상호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는 4월 17일 신도림 디큐브시티 쉐라톤호텔에서 진행된 우수 대리상 포상식에서 중국 시장 공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1993년 상하이 칭푸구에 공장을 건설한 이후 상해현대엘리베이터는 20여 년간 아시아의 주요 생산 기지로 지속적인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다”며 “중국 시장의 수요에 맞는 신상품을 개발하고 대리상·분공사(지점) 여러분과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수립해 현대엘리베이터가 반드시 중국 고객이 믿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 진호성 상해현대엘리베이터유한공사 법인장
“中 시장 공략은 글로벌 ‘톱 5’ 진입의 시발점”
한국 승강기 기업에 대륙의 관심 쏠린 이유
진호성(사진) 상해현대엘리베이터유한공사 법인장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중국 공략 선봉장을 맡고 있다. 올해로 20여 년째 중국 현지에서 근무하며 중국인과 중국 시장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는 그에게 현대엘리베이터의 전략에 대해 들었다.

2014년 말 기준 전 세계 엘리베이터 누적 설치 대수는 1337만 대다. 그중 중국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는 357만 대(26.5%)에 이른다. 2010년 162만8000대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중국 엘리베이터 시장이 불과 4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올해는 4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진 법인장은 “세계 그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빠른 성장세”라며 “특히 대규모 개발 사업은 물론 고층·초고층 건축물의 수요도 풍부해 다품목·대량 수주가 가능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글로벌 상위 승강기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는 중국 시장의 장벽은 만만치 않다. 현재 중국은 미쓰비시(일본)가 연간 7만5000대, 히타치(일본)와 코네(핀란드)가 7만 대, 오티스(미국)가 6만4000대 등 글로벌 상위 기업이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반면 현대엘리베이터는 1993년 상하이 공장을 설립하고 중국에 진출했고 아시아·중동 등 수출용제품을 주로 생산해 왔다.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 공략을 꾀한 것은 2011년이다. 내수 시장에서는 아직 신생 기업인 셈이다.

“자동차의 영향으로 중국인들에게 ‘현대’라는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호의적인 반면 시장 진입 기간이 짧은 엘리베이터에 대한 인지도는 기술력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각 지방 분공사 설립과 신규 대리상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직접 우리 제품을 접해 본 이들은 품질·가격 경쟁력에 굉장히 매력을 느껴요. 실제로 최근 초청 대회에서 보인 대리상과 고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은 우리도 놀랄 정도였습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재 주요 도시에 소재한 32개 분공사와 200개의 대리상을 중심으로 영업 네트워크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2020년까지 분공사 45개소, 대리상 500개로 늘려 연간 신규 3만 대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계획이다.

400만 대에 이르는 엘리베이터 유지·보수 시장 공략도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엘리베이터는 설치 후 정기적인 유지·보수 관리가 의무이기 때문에 시장의 신뢰를 얻으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지난 3월 국내시장에서 유상 보수 10만 대를 돌파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서는 등 안정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말 상하이 공장이 들어선 상하이 칭푸구 인근에 2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완공 시 최대 생산량은 1, 2공장을 합해 2만~3만 대 정도로 늘어난다. 중국 전역을 아우르기 위해 2020년께 서부 내륙 지역 제3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다.

진 법인장은 “외형적인 확장과 함께 연구·개발(R&D) 시설을 유치하고 현지 유수의 대학과 연계해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내실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 확대는 글로벌 ‘톱 5’ 진입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화 기자 kb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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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5-04-28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