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 topic 제 1013호 (2015년 05월 06일)



0%대 금리…대출 경쟁 ‘점입가경’

미쓰이스미토모가 4월 선보인 ‘생명보험+주택 대출’상품.

미쓰이스미토모가 4월 선보인 ‘생명보험+주택 대출’상품.


일본의 금융 완화가 시중은행의 뒷덜미를 움켜쥐었다. 제로 금리에 유동성마저 풀려 금리 마진이 실종된 때문이다. 경기 부양엔 좋을지 몰라도 금리 장사를 하는 금융회사는 힘들게 됐다. 최대 피해는 주택 담보대출 상품이다. 대출이자가 낮아져 마진 규모가 급감했다. 경쟁은 더 치열하다. 채산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마진 수준의 절대 감소는 무차별적이다. 10년 전부터 시작된 주택 담보대출 금리의 인하 경쟁은 점입가경이다.

주력 상품인 시중은행 ‘10년 고정 대출’은 금리 수준이 연 1.1%까지 떨어졌다. 역대 최저치다. 3~4년 전보다 절반가량 떨어졌다. 소비 증세 이후 주택 착공이 줄고 후속 세대의 구매 욕구가 줄 것이란 전망 등이 반영된 결과다. 국채 금리의 변동에 따라 오르내리지만 우대금리가 1%대 초반이란 건 금융회사로선 감내하기 힘들다.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인건비도 건지지 못한다며 아우성이다. 금리 우대만으로는 차별화도 힘들다.

대출 총액은 감소세다. 미쓰비시도쿄UFJ 12조3872억 엔, 미쓰이스미토모 10조9135억 엔, 미즈호 10조1490억 엔 등 3대 은행 모두 전년 동기 대비 1% 안팎 감소했다(2014년 9월). 감소는 2010년부터 시작됐다. 고객의 반응이 까다로워졌다.

경쟁 격화는 혁신 상품을 낳는다. 한계 돌파와 시장 장악을 위한 신규 상품·서비스도 속속 발표된다. 기본은 금리 인하다. 출혈경쟁이다. 미즈호는 인터넷 대출이자를 낮췄다. 신청부터 차입까지 인터넷을 통하면 통상 금리보다 0.1% 깎아준다. 변동 금리면 0.775%에서 0.675%로 대출을 전환할 수 있다. 전문 창구에서 일괄로 대응해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20명 안팎의 담당자가 전화·e메일·우편 등으로 대응한다. 더 낮은 금리도 많다.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은 0.85%(10년·고정)로 시중은행보다 0.35~0.4% 낮다. 인터넷 전용 은행은 금리가 더 낮다. 소니은행은 0.539%, 이온은행은 0.57% 수준이다(변동 금리). 스미신SBI는 5년 고정 상품 대출금리가 0.57%로 변동보다 낮다. 중앙은행 대출 지원 제도로 싸게 조달한 덕이다.


출산 전후 원금 변제 미뤄 주기도
부가 서비스는 다양하다. 지진 이후 질병 보상과 자연재해 등 보상 내용을 덧댄 부가 서비스가 늘었다. 미쓰이스미토모는 4월 ‘생명보험+주택 대출’인 크로스 서포트 상품을 내놓았다. 부부가 주택 대출을 받은 후 한쪽이 사망하면 잔액이 제로가 되는 상품이다.

일본의 주택 대출은 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대출자의 사망·고도장애 등에 대비해 본인 대신 갚아 주는 보험 가입이 통례다. 시중은행은 보험 가입을 조건으로 대출해 준다. 주택 금융 지원 기구를 비롯해 일부 은행이 유사 상품을 팔지만 대형 은행으로는 처음이다. 3000만 엔을 부부가 절반씩 빌렸다면 남편 사망 후 아내의 대출도 없애 주는 게 특징이다. 맞벌이 주택 대출이 전체 대출의 20%인 점에 착안했다. 금리는 통상보다 0.15~0.25% 높다.

신세이은행은 4월부터 학동(學童) 보육, 가정 방범, 학원 수강 등의 서비스를 붙였다. 외부 제휴를 통해 금리 전쟁에서 이기려는 전략이다. 과거 아동 환자 보육·가사 대행을 받는 상품을 출시한 게 한몫했다. 대출 금액에 맞춰 최대 50회(60만 엔 상당)의 쿠폰을 배포한다. 여성 고객의 맞춤 서비스도 인기다. 지방은행인 도호은행은 출산 전후, 육아휴직 때 최장 2년간 원금 변제를 미뤄 줘 이자만 갚아도 된다. 주택 대출 여성 비중이 2006년 8.6%에서 2013년 15%로 늘어난 것에 주목했다(주택 금융 지원 기구 플랫35 신청자 대상).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전 게이오대 방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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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5-04-28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