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약세, 독일 주식시장 ‘최대 수혜’
유로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럽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유럽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독일이 유망한 시장으로 주목 받으면서 독일에 투자하는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0월 예금 금리 하향 조정에 대한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68%까지 대폭 높아졌다. 이처럼 세계경제를 주름잡는 양자 간의 금리정책이 서로 엇갈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유로·달러 환율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미국·아시아·기타 유럽 대비 저평가
시장에서는 ECB가 12월에 있을 통화정책 회의에서 예금 금리를 지금의 마이너스 0.2%에서 마이너스 0.3%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 데이터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고 실업률도 2008년 4월 이후 5.0%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유로화가 평가절하되면 유럽의 경제 강국 중 하나인 독일이 가장 큰 수혜국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유로화의 흐름이 독일 주식시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유로·달러 환율이 평가절하될 때마다 독일 주식시장은 그에 따라 상승했다. 유일하게 예외적인 흐름이 나타난 것은 올해 9월 중·하순인데, 당시 독일 주식시장은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건의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예상 밖의 변동성을 겪었다. 또한 독일의 견조한 수출 기반은 인구 1인당 기준으로 비교해도 중국보다 높은 수준으로, 이에 따라 독일은 유로화 약세에 수혜를 보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주식시장 측면에서도 독일의 밸류에이션 수준과 이익 성장률은 기타 유럽의 경쟁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모두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독일 시장은 유럽 전반의 주식시장 대비 매력적인 가치 평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고 최소한 지난 5년 내 이러한 저평가 폭은 현재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주가수익률(PER)도 아시아 및 미국 시장뿐만 아니라 기타 유럽 주식시장 대비 절대적 수치 기준으로 저평가된 상태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독일 시장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9월 말 출시된 베어링자산운용의 베어링 독일 펀드의 최근 1개월 성과는 8.93%다(제로인, 베어링독일증권자투자신탁[H](주식-재간접형) Class A, 2015년 11월 20일 기준). 당초 우리은행·신한금융투자·펀드온라인코리아 등을 통해 출시된 베어링 독일 펀드는 최근 한국투자증권·현대증권·NH증권 등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베어링 독일 펀드는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독일의 대표적인 수출 기업과 내수 기업에 투자해 중·장기적 수익을 추구한다. 베이링자산운용 관계자는 “시가총액 규모에 구애 받지 않고 대형주 및 중소형주에 유연하게 투자하되 중소형주 투자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알파 창출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베어링 독일 펀드의 피투자 펀드는 베어링 독일 역외 펀드로, 1990년 설정됐다. 베어링 독일 펀드는 실적 배당 상품으로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고 과거 투자 실적이 미래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므로 투자자는 장기적인 투자 안목을 갖고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