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미분양’은 건설사로선 빨리 해결해야만 하는 숙제다. 브랜드 가치 하락은 물론 늘어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자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실수요자와 투자자에게 미분양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남아 있는 물량 중 원하는 동·호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할인 혜택 등을 통해 비용 부담을 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분양 주택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06가구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공급 물량이 급증하면서 12월 6만1512가구를 기록한 뒤 다시 감소하는 모양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12월보다 96가구(0.9%) 감소한 1만422가구로 집계됐다.
미분양 주택이 하나둘 주인을 찾아 가고 있는 가운데 옥석 가리기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서울시 ‘미분양 톱 3(2015년 12월 31일 기준, 서울시 집계)’를 살펴봤다.
![[미분양 ‘애물단지’서 보물찾기]③ 상암DMC 파크뷰자이](http://magazine.hankyung.com//magazinedata/images/raw/201602/855ed2288cc3b07ccfdc460e37ab8ebe.jpg)
“거기(상암DMC 파크뷰자이) 대형 몇 개 빼고는 다 팔렸어요. 이제 미분양 없을 걸요.”
상암DMC 파크뷰자이(가재울뉴타운 4구역)를 직접 가보겠다고 하자 시공사의 한 관계자가 허탕을 칠 것이라며 큰소리친다. 2015년 말 기준 50가구였던 미분양 물량은 현재 해소된 상태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 2월 24일 현장을 확인 결과 최근 조합원 청산분 중 100여 가구가 계약에 실패해 미분양 물량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상암DMC 파크뷰자이는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동 124의 1 일대에 59~175㎡ 총 4300가구(일반 분양 1550가구) 규모로 공급됐다. GS건설·현대산업개발·SK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아 분양가는 3.3㎡당 1400만~1500만원대로 책정됐다.
일부 대형 평형이 미분양으로 남았지만 전체 일반 분양분 1550가구 중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분양에 실패한 현장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대형인 만큼 미분양 해소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 있지만 2013년 분양 당시 가격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점에서 할인 효과가 있어 꾸준히 소진돼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분양 ‘애물단지’서 보물찾기]③ 상암DMC 파크뷰자이](http://magazine.hankyung.com/magazinedata/images/raw/201602/a54252a1bec2a2c2271500b4570e48bc.jpg)
인근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내부순환도로변에 자리해 소음에 대한 민원이 많은 127~130동 조합원 물량 다수가 청산 물량으로 쏟아져 나왔다. 130동에 거주하는 한 조합원은 “내부순환도로에 방음 시설이 전혀 돼 있지 않다 보니 소음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미분양 ‘애물단지’서 보물찾기]③ 상암DMC 파크뷰자이](http://magazine.hankyung.com//magazinedata/images/raw/201602/cb51172c2333ba82088a564f4ef1919e.jpg)
겉으로만 보면 시공사들은 강 건너 불구경 중이다. 파크뷰자이 시공사 한 관계자는 미분양과 관련해 “단순 도급 계약을 한 건설사는 시공만 할 뿐 분양에 대해서는 일절 책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도급제로 계약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시공사가 분양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비전문적인 조합이 스스로 분양을 완료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래서 조합의 핵심 협력자인 시공사가 적극적인 자세로 미분양 해소에 나서 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kbh@hankyung.com
[기사 인덱스]
1.[미분양 ‘애물단지’서 보물찾기]① 서울숲 트리마제
2.[미분양 ‘애물단지’서 보물찾기]② 백련산 힐스테이트 4차
3.[미분양 ‘애물단지’서 보물찾기]③ 상암DMC 파크뷰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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