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상권 열정도 ‘창업비용 저렴 ’…거대 상권 숙대입구 ‘배후 수요 풍부’}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이해인 인턴기자] 창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비’와 ‘유동인구’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지, 가게를 연 뒤 얼마나 많은 손님을 끌어모을 수 있는 입지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기존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거대 상권과 이제 막 소문이 나기 시작한 신흥 상권, 어디에 투자해야 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까. 거대 상권인 숙대입구와 신흥 상권인 용산 열정도의 ‘카페 창업’을 비교해 봤다.
[상권 19] 열정도 vs 숙대입구, 카페 창업 가이드
◆{열정도} 푸드 트레일러 성공 후 가게 열어

남지우 씨는 2015년 10월 열정도 초입에 100.8㎡(약 30평) 규모의 ‘카페 인 스테이션(Cafe In Station)’이라는 작은 카페를 열었다. 그가 열정도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은 그보다 앞선 2015년 1월이다. 푸드 트레일러로 출발해 10개월여 만에 정식 가게를 오픈한 것이다.

가게를 열기 전 그가 트레일러 창업에 들인 비용은 3000만원 정도였다. 푸드 트레일러를 주문 제작하는 데 2000만원이 들었다. 커피 그라인더 등 커피 관련 기기를 구입하고 원두와 차 등 초기 물량을 확보하는 데 1000만원가량을 썼다.

카페 오픈을 위해 먼저 오래된 창고를 얻었다. 보증금 2000만원과 월 임차료 200만원 정도를 투자했다. 원래 장사하던 곳이 아니어서 권리금은 따로 없었다.

기존에 트레일러 카페를 운영해 초기 물품비용이나 커피 관련 기구를 구매하는 돈은 따로 들지 않았다. 그 대신 창고를 카페로 꾸미는 데 5000만원을 썼다. 열정도에 있는 매물은 대부분이 공장이나 창고 부지로 사용되던 곳이어서 바닥 공사 등 초기 공사비가 많이 든다.

오수·하수 처리 시설을 새로 설치해야 하기도 한다. 남 씨도 정화조 설치에만 1000만원이 들었다. 전문 업체의 손이 필요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 인테리어는 남 씨가 직접 작업해 비용을 줄였다. 임차료를 포함해 남 씨가 카페 오픈에 들인 돈은 8000만원이다.

매달 가게 고정비용은 800만~900만원 수준이다. 월 임차료 200만원과 공과금 25만원을 지출한다. 인건비는 아르바이트 비용으로 200만원가량 든다. 가장 큰 비용은 원두와 차 등의 음식 재료비다. 남 씨는 매달 전체 매출의 30~ 40% 정도를 재료비로 쓴다.

남 씨는 메뉴를 고급화하면서 가격을 경제적으로 책정하는 전략을 택했다. 최고급 재료를 쓰지만 아메리카노 2500원, 카페라테 3000원, 홍차 3500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이런 전략이 맞아떨어진 덕분인지 남 씨의 가게에는 비수기인 10~3월을 기준으로 하루 평균 100~150명 정도의 손님이 찾는다.

성수기인 4~10월에는 하루 300명 정도가 드나든다. 객단가(1인당 평균 매입액) 3000원, 성수기 기준으로 쉬는 날 없이 한 달 내내 영업했을 때 최대 매출은 대략 2700만원 선이다.
[상권 19] 열정도 vs 숙대입구, 카페 창업 가이드
◆{숙대입구} 방학 때는 고객 절반으로 줄어

이상원 씨는 동업자와 함께 2008년 7월 숙명여대 인근에 33㎡ 규모의 카페 ‘핀벨’을 개업했다. 이 씨가 창업에 들인 비용은 1억원이다. 대로변에서 조금 들어간 골목길에 가게를 임차하는 데 보증금 3000만원과 권리금 4000만원이 들었다. 월세는 60만원이다.

인테리어 비용으로 2000만원을 썼다. 보통 인테리어 업체에 맡기면 3.3㎡(1평)당 400만원 정도 든다. 이 씨는 일당 20만원 안팎의 목수 2명을 고용해 직접 인테리어 공사를 했다. 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저렴한 자재를 구해 가게 내부에 놓을 테이블과 의자를 직접 만들었다.

1호점을 오픈한 지 4년 뒤인 2012년 인근에 지하 1층(79.2㎡)과 지상 1층(69.3㎡)으로 된 핀벨 2호점을 추가로 열었다. 2호점 창업비는 대략 1억5000만원이었다. 지하층은 보증금 2000만원, 인테리어 3000만원 등 5000만원을 투자했다. 지상 1층은 권리금 등을 포함해 그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

숙대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핀벨 지상 1층과 비슷한 면적의 가게는 보통 권리금이 5000만원이다. 여기에 2호점은 베이커리 제품을 추가해 빵 기기 등도 추가로 구매해야 했다. 이 씨는 1호점과 2호점 창업에 모두 2억6000만원 정도 투자했다.

1·2호점의 한 달 유지비는 2800만원 수준이다. 두 매장의 임차료는 월 300만원 정도, 각종 공과금 130만원을 포함해 기타 잡비로 500만원이 들어간다. 직원 5명의 인건비도 1000만원 정도 필요하다. 매월 생두를 300kg 이상 구매하는 데 대략 300만원이 든다. 우유·과일 등 음료 재료비로도 700만원 이상 쓴다.

이 씨가 창업할 때만 해도 숙대입구 상권 전체에 개인 카페는 5개밖에 없었다. 하지만 2~3년 만에 개인 카페가 50여 개 정도로 늘어났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이 씨는 고심 끝에 ‘가격 마케팅’에 승부를 걸었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1000원, 카페라테 한 잔에 2000원으로 홍보를 시작했다. 입소문 효과로 손님이 빠르게 늘었다.

현재 이 씨의 카페에는 1호점만 하루 평균 400명의 손님이 찾는다. 점심 한 시간 동안에만 200명의 손님이 몰린다. 쉴 새 없이 손을 놀려야 겨우 물량을 따라갈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객단가가 낮아졌기 때문에 수익이 크게 남지는 않는다.

현재 1호점의 커피 한 잔 객단가는 1000원 대다. 이 때문에 이를 보전하기 위해 2호점은 베이커리에 좀 더 치중하고 있다. 파티시에를 고용해 브라우니, 조각 케이크, 식빵 등 20종류의 빵을 직접 굽는다. 베이커리까지 겸한 2호점의 객단가는 4000원대다.

1호점과 2호점의 매출을 합하면 매월 3000만원에서 6000만원 사이를 오간다. 숙대 상권은 대학가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방학에는 고객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학기 중에는 매출이 올라가면 재료비도 늘어난다. 마진율은 방학이나 학기 중이나 20% 정도로 비슷하다. 이 씨는 “매장을 찾는 고객의 80% 이상이 숙대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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